[마켓PRO] 추락하는 '엔터공룡' CJ ENM…구조조정 전문 CEO 해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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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 집중탐구 ‘엔터 종합백화점’으로 불리는 CJ ENM은 방송, 영화, 음악 등 엔터테인먼트 핵심 사업을 모두 아우른다. 증권업계에선 추락하는 공룡으로 불린다. 주가가 고점 대비 4분의 1 토막 날 정도로 기업가치가 급락세를 지속하고 있어서다.
CJ ENM의 시가총액은 1조6710억원이다. 음악 사업만 하는 JYP엔터테인먼트(3조2658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작년부터는 계열사인 스튜디오드래곤보다 시총이 낮아졌다. 업계는 애널리스트 출신 신임 대표가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 지 주목하고 있다.
주가가 급락한 것은 방송 사업이 둔화되는 가운데 콘텐츠 투자비용과 대규모 인수합병(M&A) 부담 등으로 실적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출현으로 티빙에 막대한 투자금을 쏟아부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오쇼핑과 합병 직후인 2019년 2693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작년 1373억원으로 반 토막 났다. 올 1분기엔 503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회사가 수익성을 관리하기보다 투자와 콘텐츠 흥행에 집중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반복되는 ‘어닝쇼크’는 투자 심리를 더욱 악화시켰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CJ ENM이 기대치에 미달하는 실적을 반복적으로 내면서 투자자들의 신뢰가 떨어졌다”고 말했다.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의 구 대표는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로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CJ그룹 분석 보고서를 작성한 것이 이재현 CJ 회장의 눈에 들어 2010년 8월 CJ그룹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선 그를 구조조정 전문가로 평가한다. CJ푸드빌(2017~2018년)과 CJ올리브영(2018~2022년) 대표를 지내며 구조조정과 사업개편을 주도했다. CJ푸드빌에서 비비고를 동남아시아에서 철수시키고 투썸플레이스를 매각했다. CJ올리브영에선 미국과 중국 사업을 정리했다. 그 결과 2019년 167억원이었던 CJ올리브영 영업이익은 작년 2731억원으로 급증했다.
하지만 올해 2월 발표된 작년 4분기 실적발표에서 영업이익이 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 급감하자 주가는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올 1분기 실적마저 부진해 투자자들의 관망세는 더 짙어졌다는 분석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막연한 기대보다는 변화를 지켜보겠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한 펀드매니저는 “CJ ENM이 넷플릭스, 디즈니와 경쟁을 지속할 경우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다 가랑이가 찢어지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불필요한 사업을 정리하고 티빙에 오히려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상당하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청자가 OTT로 이동하면서 TV 광고는 계속 줄어드는 상황”이라며 “CJ ENM은 오히려 콘텐츠 투자를 늘려 티빙 구독자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티빙을 정리하면 당장 수천억원 영업이익이 나오지만 회사엔 미래가 없다”고 덧붙였다.
사업부 통폐합 등 비용 구조조정도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CJ ENM은 연결 매출로 잡히는 계열사·관계사만 120개에 달한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돈 안 나오는 사업을 정리하고 투자를 효율적으로 집행해도 실적이 상당 부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는 방법도 거론된다. 보유중인 넷마블, 삼성생명 주식 등을 매각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종목 집중탐구 ‘엔터 종합백화점’으로 불리는 CJ ENM은 방송, 영화, 음악 등 엔터테인먼트 핵심 사업을 모두 아우른다. 증권업계에선 추락하는 공룡으로 불린다. 주가가 고점 대비 4분의 1 토막 날 정도로 기업가치가 급락세를 지속하고 있어서다.
CJ ENM의 시가총액은 1조6710억원이다. 음악 사업만 하는 JYP엔터테인먼트(3조2658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작년부터는 계열사인 스튜디오드래곤보다 시총이 낮아졌다. 업계는 애널리스트 출신 신임 대표가 구원투수가 될 수 있을 지 주목하고 있다.
◆올해 상승분 모두 반납
11일 CJ ENM은 7만6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CJ ENM은 2018년 7월 CJ오쇼핑과 합병으로 현재 모습이 갖춰졌는데, 합병 직후 28만3500원 고점을 찍은 후 장기간 흘러내렸다. 이 기간 음악, 영화 등 다른 엔터주의 주가가 몇 배씩 급등한 것과 대비된다.주가가 급락한 것은 방송 사업이 둔화되는 가운데 콘텐츠 투자비용과 대규모 인수합병(M&A) 부담 등으로 실적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출현으로 티빙에 막대한 투자금을 쏟아부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오쇼핑과 합병 직후인 2019년 2693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작년 1373억원으로 반 토막 났다. 올 1분기엔 503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회사가 수익성을 관리하기보다 투자와 콘텐츠 흥행에 집중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반복되는 ‘어닝쇼크’는 투자 심리를 더욱 악화시켰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CJ ENM이 기대치에 미달하는 실적을 반복적으로 내면서 투자자들의 신뢰가 떨어졌다”고 말했다.
◆구원투수로 등판한 구창근
관심에서 멀어졌던 CJ ENM에 변화가 감지된 것은 작년 10월이다. 구창근 대표가 신규 선임되면서 7만원 초반대였던 주가가 지난 1월 11만원까지 50% 넘게 올랐다. 구 대표라면 투자 위주의 경영을 중단하고 수익성을 다질 것이란 기대가 생긴 것이다.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의 구 대표는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로 직장 생활을 시작했다. CJ그룹 분석 보고서를 작성한 것이 이재현 CJ 회장의 눈에 들어 2010년 8월 CJ그룹에 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선 그를 구조조정 전문가로 평가한다. CJ푸드빌(2017~2018년)과 CJ올리브영(2018~2022년) 대표를 지내며 구조조정과 사업개편을 주도했다. CJ푸드빌에서 비비고를 동남아시아에서 철수시키고 투썸플레이스를 매각했다. CJ올리브영에선 미국과 중국 사업을 정리했다. 그 결과 2019년 167억원이었던 CJ올리브영 영업이익은 작년 2731억원으로 급증했다.
하지만 올해 2월 발표된 작년 4분기 실적발표에서 영업이익이 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 급감하자 주가는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올 1분기 실적마저 부진해 투자자들의 관망세는 더 짙어졌다는 분석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막연한 기대보다는 변화를 지켜보겠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돈먹는 사업 티빙 정리할까
회사는 기존 콘텐츠 사업 중심에서 벗어나 티빙의 성장을 통해 플랫폼 역량을 강화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빠른 실적 개선을 원하는 투자자들은 CJ ENM이 티빙 사업을 정리하거나 축소하길 바란다. 티빙은 올해 1분기에만 343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한 펀드매니저는 “CJ ENM이 넷플릭스, 디즈니와 경쟁을 지속할 경우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다 가랑이가 찢어지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불필요한 사업을 정리하고 티빙에 오히려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상당하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시청자가 OTT로 이동하면서 TV 광고는 계속 줄어드는 상황”이라며 “CJ ENM은 오히려 콘텐츠 투자를 늘려 티빙 구독자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티빙을 정리하면 당장 수천억원 영업이익이 나오지만 회사엔 미래가 없다”고 덧붙였다.
사업부 통폐합 등 비용 구조조정도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CJ ENM은 연결 매출로 잡히는 계열사·관계사만 120개에 달한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돈 안 나오는 사업을 정리하고 투자를 효율적으로 집행해도 실적이 상당 부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는 방법도 거론된다. 보유중인 넷마블, 삼성생명 주식 등을 매각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