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40년 유명 시사만평, 구의회 선거개편 풍자 후 연재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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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40년 유명 시사만평, 구의회 선거개편 풍자 후 연재 중단](https://img.hankyung.com/photo/202305/PAF20230510268301009_P4.jpg)
AFP 통신은 홍콩 유력지 명보에 1983년부터 '쭌즈'라는 필명으로 연재된 홍콩 저명 시사만화가 웡커이콴의 시사만평이 중단된다고 11일 전했다.
이어 해당 연재 중단이 무기한인지는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웡커이콴은 AFP에 명보가 더 이상 자신의 시사만평을 싣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만화는 도구일 뿐"이라며 "우리는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해당 사안을 잘 아는 한 소식통은 AFP에 웡커이콴의 시사만평이 오는 14일 연재 중단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9일 명보에 실린 웡커이콴의 3단 시사만평에 대해 홍콩 당국이 강하게 비판했다.
해당 만평에서 한 남성은 한 여성에게 홍콩 각 지역 위원회 대표자들은 모든 시험과 건강검진에서 탈락할지라도 해당 지역 공무원이 적합하다고 판단하면 대표로 발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2일 발표된 홍콩 구의회 선거 개편안을 풍자한 것이다.
홍콩 구의회는 직전 선거인 2019년 11월 선거를 통해 선출직 452석(94%), 당연직 27석 등 479석으로 구성됐다.
그러나 개편안은 선출직을 88석(19%)으로 대폭 감축하고 대신 정부 임명직 179석, 지역 위원회 3곳(구위원회·소방위원회·범죄수사위원회)이 선출하는 176석으로 구의회를 구성한다.
또 27석은 지역 대표들이 채운다.
시사만평 속 남성은 이중 친중 진영 2천490명으로 구성된 지역 위원회 3곳의 구성원에 대해 "중국어·영어·수학 시험에 떨어져도, 높은 콜레스테롤·비만·심장 질환·작은 키·색맹·근시안 등이 있어도 모든 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공무원이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한 그들은 지역 위원회에 임명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해당 위원회를 관할하는 홍콩 민정청년사무국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해당 시사만평이 지역위원회 선발 원칙을 왜곡하고 관련 질환자들을 모욕했다고 강력히 비판했다.
웡커이콴의 시사만평은 이전에도 경찰, 국가안전처 등 정부 부처 최소 5곳의 분노를 산 바 있으며, 20여년 전에는 마카오와 싱가포르에서도 금지된 적이 있다.
웡커이콴은 2021년 당국의 압박 속 자진 폐간한 반중 매체 빈과일보에도 시사만평을 연재했었다.
그는 과거 AFP에 "농담은 매우 위험할 수 있다"며 "권력은 대중이 자신들을 따르는 것 외에는 선택지가 없다고 믿게 하려고 하지만 농담은 그 모든 것을 재빨리 꿰뚫고 거짓을 밝혀낸다.
농담은 권력자들을 왕좌에서 끌어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AFP는 "중국이 2019년 홍콩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 후 제정한 국가보안법과 함께 홍콩 당국이 선동죄를 다시 적용하기 시작하면서 홍콩에서 정치적 풍자는 법적 위험에 취약해졌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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