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미래기금 윤곽..."4대그룹에도 열려있다"
한일 재계가 공동조성하는 미래파트너십 기금 조성과 관련해 전경련은 회원사가 아닌 4대그룹도 기금 참여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본 측은 전범기업인 미쓰비시중공업과 일본제철의 기금 참여에 대해 문이 열려있다면서도 개별기업의 판단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병준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과 도쿠라 마사카즈 경단련 회장은 10일 일본 도쿄 경단련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일·일한 미래파트너십 기금 진행상황'을 발표했다.

'한일·일한 미래파트너십 기금'은 지난 3월 한일 정상회담 당시 전경련과 경단련이 양국 미래세대 교류를 위해 조성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일제 강제동원 피해 배상과는 별개다. 양측이 약 10억원씩 기금을 출자하고 이후 기업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겠다는 방침이었다.

김 대행은 전경련에서 탈퇴한 삼성과 현대차, LG, SK 등 4대그룹이 이번 기금에 참여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한일협력을 통해 양국의 산업, 경제적 경쟁력을 높이는 일이라면 전경련 멤버 여부와 관계없이 참여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마찬가지로 기금의 모든 사업은 대한민국 전체를 위한 일이기 때문에 문이 닫혀있지 않다"고 답했다.

전범기업인 미쓰비시중공업과 일본제철의 참여 여부에 도쿠라 회장은 "주제에 따라서 요청을 하게 되는데 미쓰비시중공업, 일본제철을 반드시 넣어야 한다거나 배제한다거나 하는 생각은 없다"며 "사업의 동참 여부는 개별 기업의 판단"이라고 답했다. 또 "두 회사의 참여 여부는 사업 주제에 따라서도 달라질 것이고, 개별 회사의 사정도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행은 "한국 측에서 미쓰비시, 일본제철 기여 여부에 대해 관심이 많은데, 이 기금은 미래를 위한 기금이기 때문에 질문이 거듭될수록 기금의 의미가 줄어든다고 생각한다"며 "전경련, 경단련이 만드는 기금의 운영에 대해서는 '미래적 의미'를 많이 생각해주시면 고맙겠다"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에서 양측은 공동운영위원회 윤곽을 발표했다. 공동위원회는 전경련과 경단련 회장단 각 4인으로 구성됐다. 한국측 운영위원으로는 김 직무대행을 비롯해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 배상근 전경련 전무가 선임됐다. 또 자문위원회 좌장은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가 맡는다.

일본은 도쿠라 회장과 사토 야스히로 미즈호파이낸셜그룹 특별고문, 히가시하라 토시아키 히타치제작소 회장, 구보타 마사카즈 경단련 부회장을 선임했고 자문위원회 위원장으로 후카가와 유키코 와세다대학 정치경제학술원 교수가 이름을 올렸다.

기금을 통해 한일 미래세대 교류와 산업협력 강화사업을 우선적으로 공동 추진할 계획이다. 미래세대 교류 관련 공동사업은 대학간 교류 강화, 한국고등학교 교원의 일본 초빙과 인틴십 등을 검토한다. 산업협력 강화를 위해서는 반도체공급망 강화, 자원에너지 안전보장 등 협력과제를 찾아나가기로 했다. 오는 7월에는 서울에서 '한일산업협력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


정원우기자 bkjun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