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CEO "멕시코, 인도네시아, 필리핀, 튀르키예 등서 최고 매출"

애플이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시장의 매출이 둔화하자 신흥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7일(현지시간)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의 애플 전문 기자 마크 거먼은 이날 뉴스레터 '파워온'에서 애플이 두 분기 연속 매출이 둔화한 데다 다음 분기에도 그런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신흥시장에 집중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애플의 최고경영자(CEO) 팀 쿡은 지난주 열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최근 분기에 총매출은 줄었지만, 멕시코와 인도네시아, 필리핀, 사우디아라비아, 튀르키예, 아랍에미리트(UAE) 등 많은 국가에서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분기에 눈부신 실적을 거둔 곳은 신흥시장으로, 그곳에서 이보다 자랑스러운 성적을 거둔 적이 없었다"고 평가했다.

파워온은 팀 쿡 CEO가 최근 첫 소매점을 개장한 인도를 방문해 인도를 '제2의 중국'이라고 말하기도 했던 만큼 그가 신흥시장 진출을 강조한 것이 매우 놀랄 일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인도에서 본 것은 많은 사람이 중산층에 편입되고 있다는 것으로, 이들에게 아이폰을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인도가 티핑포인트(호조로 전환되는 급격한 변화 시점)에 있다고 느낀다"고 덧붙였다.

팀 쿡은 콘퍼런스콜에서 인도를 20여차례나 언급했다.

루카 마에스트리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이번 분기 아이폰 부활을 이끈 것도 동남아시아와 중동, 남미였다면서 이들 시장이 1분기 아이폰 매출이 사상 최대 판매를 기록하는 데 기여했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미국과 일본, 가장 중요한 시장으로 부상했던 중국 등 기존 시장에서는 매출이 감소해 총매출이 약 3% 줄어드는 데 기여했다고 파워온은 지적했다.

팀쿡 CEO 등 애플 고위 경영자들의 언급은 일부 애널리스트가 지난주 긍정적인 실적을 거뒀지만 향후 성장둔화 우려를 걱정한 것에 대해 애플이 새로운 시장에서 아직 확장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파워온은 분석했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신흥시장 매출을 확대하기 위해 제품 가격을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지만 애플은 브랜드와 이익 훼손 등을 이유로 그러한 접근방식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파워온은 전했다.

파워온은 애플이 300달러(약 40만 원)를 넘지 않는 아이폰 신제품을 출시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보급형인 SE모델 구형 제품을 최저가 모델의 대안으로 내놓을 수는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애플, 미·중 시장 매출 둔화에 신흥시장으로 눈 돌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