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아모레퍼시픽 투자의견·목표가↓…"중국·면세 부진"
증권가는 3일 아모레퍼시픽이 면세점 및 중국 판매 부진으로 1분기 시장 기대치를 한참 밑도는 실적을 냈다며 '매수' 투자의견을 철회하거나 목표주가를 낮췄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전날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이익이 81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52.3%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이는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1천62억원을 23.1% 밑도는 수준이다.

DB투자증권은 이날 아모레퍼시픽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낮추고 목표주가도 기존 16만원에서 14만원으로 내렸다.

허제나 연구원은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했던 이유는 면세와 중국에서의 '설화수' 관련 매출 때문"이었다며 "면세 매출이 50% 이상 하락해 면세 채널의 손익이 부진했고, 중국 설화수 매출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59%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2분기에도 설화수 리브랜딩 관련 마케팅 비용이 다시 확대되면서 중국 법인의 적자 전환이 예상된다"며 "주가 모멘텀은 다시 약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1분기 홍콩·북미 등 다른 지역에서의 성장세는 인상적이었지만 아모레퍼시픽의 주가에 주된 영향을 미치는 중국법인 수익성이 2분기에 재차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업종 내 상대적 주가 매력도는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교보증권도 이날 아모레퍼시픽의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지만, 목표주가는 기존보다 3% 낮춘 17만5천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다른 증권사들은 투자의견 및 목표주가를 낮추지는 않았으나 보고서를 통해 아모레퍼시픽의 수익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이 수익성 개선을 위해 중국 '부녀절'(3월 8일) 쇼핑 행사에서 적극적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하지 않은 탓에, 올해 1분기 중국 화장품 시장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5.9% 성장했음에도 아모레퍼시픽의 중국 매출은 40% 이상 하락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아모레퍼시픽의 실적은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라며 "중국 내 본격적인 마케팅과 예상보다 더딘 면세 매출 회복으로 2분기까지는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한중 관계 악화 우려가 부각되며 화장품 업종의 투자심리가 급작스럽게 악화한 가운데 실적 불확실성이 커진 면세 채널 매출액이 2분기 이후 시장 기대치를 충족할지 여부가 주가에 중요할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면서 "2분기부터는 중국 화장품 시장의 업황 회복도 예상되기 때문에 중국 매출 회복을 통한 브랜드 경쟁력 입증도 주가 반등에 필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