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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피고픈 꽃… 연극 '장수상회'의 '마지막 춤' [연극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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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피고픈 꽃… 연극 '장수상회'의 '마지막 춤' [연극 리뷰]
    '막핀 꽃'이라고 한다. 봄에 꽃을 한번 피웠는데 어쩌다가 가을께 다시 한번 봉오리를 터뜨린 꽃들이다. 개나리 벚나무 꽃잔디 등에서 종종 볼 수 있다.

    연극 '장수상회'는 서글프고 안쓰럽지만 짧은 시간이나마 화려하고도 아름다운 '막핀 꽃' 이야기를 담았다. 해피엔딩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관객들은 눈물을 글썽이면서도 환하게 웃길 반복했다. 원로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생활 연기가 러닝타임 내내 관객들을 웃기고 울렸다.

    얼마 전 서울 두산아트센터에서 마지막 시즌의 막을 연 연극 '장수상회'엔 배우 이순재·신구·박정자·김성녀 등 국내 연극계 '선생님'들이 총출동한다. 동명의 영화를 원작으로 만든 이 연극은 앞서 2016년 초연 후 서울을 비롯해 부산, 대구, 대전, 광주, 제주 등 70여 개 도시에서 약 30만 명의 관객을 모았다. 이번 공연을 마지막으로 막을 내릴 예정이다. 그래서 공연의 부제도 마지막 춤을 뜻하는 '라스트 댄스'로 붙였다.

    작품의 주인공은 70대 남녀. 낡은 재개발 지역에서 '장수상회'를 운영하는 성칠(배우 이순재·신구 분)과 바로 옆에 꽃가게를 개업한 금님(박정자·김성녀 분)이다. 성칠의 무뚝뚝하고 퉁명스러운 태도 때문에 두 사람은 만남 초기에 갈등을 겪지만 어느새 '미운 정'이 들게 된다. 새로 산 스마트폰으로 함께 '셀카'를 찍고, 놀이공원에서 동물 머리띠를 나눠 쓰는 등 두 사람이 보여주는 황혼의 로맨스에 객석에선 귀여운 웃음이 터져나온다.

    원로 배우들의 연기는 굳이 힘을 주지 않아도 깊은 울림을 남긴다. 힘이 잔뜩 들어가서 인위적으로 흉내내는 대사가 아니다. 신구와 박정자는 각각 성칠과 금님 그 자체가 됐다. 호흡과 표정이 모두 자연스럽다.
    다시 피고픈 꽃… 연극 '장수상회'의 '마지막 춤' [연극 리뷰]
    특히 지난해 3월 연극 '라스트세션' 공연 중 건강악화로 입원하기도 했던 신구의 개인적 서사는 연극 속 성칠의 서사와 어우러져 더 큰 감동을 준다. 성칠은 자신의 병으로 가족들에게 짐이 될까봐 걱정하는 캐릭터.

    신구는 과거 다른 작품의 인터뷰에서 "(입원 후 몸 컨디션이) 예전 같지는 않다. 나이도 있고 여러가지로 삐걱거리지만 끝까지 책임을 지고 하려고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반전이 있는 연극이다. 작품 말미에 이르러 장수상회의 사장 장수와 점장 성칠의 진짜 관계가 무엇인지, 금님은 왜 하필 철거를 앞둔 장수상회 옆집에 꽃집을 차렸는지 등에 관한 숨겨진 사연이 밝혀질 때 작품의 분위기가 반전된다.

    편안하고 유쾌한 웃음을 쏟아내던 관객들이 눈물을 훔치기 시작한다. 흘러나오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하고 흐느끼는 관객도 눈에 띈다.

    중장년층이라면 크게 공감하면서 볼 수 있는 연극이다. 혹은 오랜만에 부모님과 공연 데이트하기에도 좋은 작품. 서울 공연은 5월 21일까지. 이후 지방 등 공연을 마치고 막을 내릴 예정이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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