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7천억원 투입해 연간 탄약 생산량 100만발 늘릴 계획"
'우크라 약점' 방공망 노리는 러시아…젤렌스키 "추가 조치"
봄철 대반격을 채비하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로부터 잇따라 미사일 공격을 당하자 대공 방어망 강화에 나섰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야간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영공을 보호하기 위한 추가 조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쏜 미사일을 모두 요격하지는 못했다며 "우리는 하늘을 더 안정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가능한 한 적극적으로 파트너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주 두 차례에 걸친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에 대응해 대공 시스템을 가동, 미사일 41발 중 5발을 제외하고 모두 요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우크라이나 중부 도시 우만에서는 아파트가 미사일 공격을 받아 어린이 4명을 포함해 23명이 목숨을 잃는 등 인명 피해가 잇따랐다.

유럽연합(EU)은 우크라이나 방공망 강화 등을 위해 앞으로 12개월에 걸쳐 포탄 100만발을 지원하기로 약속한 것과 별도로 이번 주부터 회원국들의 탄약 생산량을 연간 100만발 늘리는 계획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EU 관리들이 전했다.

EU와 회원국들은 향후 5억유로(약 7천380억원)를 투입, 탄약 생산량을 늘리는 방위 산업체에 대출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EU 관리들은 유럽투자은행(EIB)의 지원에 참여를 희망하고 있으며 나머지 자금은 회원국들이 부담하되, 방산업체가 생산한 포탄 물량을 우크라이나에 우선 공급하기로 동의하면 해당 회원국이 투입해야 하는 비용이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티에리 브르통 EU 내부시장 담당 집행위원은 무기 생산을 직접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EU 예산 자금이 투입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EU 자금으로 우크라이나의 방위 산업과 우리 자신의 안보 강화를 직접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겨울 우크라이나는 서방 동맹국들이 제공한 대공 방어 시스템으로 러시아의 공격을 버텨냈고,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 빈도도 감소했다.

지난달에는 미국의 지대공 방공 체계 패트리엇 미사일이 우크라이나에 처음 배치됐다.

하지만 방공망은 여전히 우크라이나의 약점으로 꼽히며, 이는 최근 유출된 미국 당국의 기밀문서에도 언급돼 있다.

이들 문서에는 미국 등 서방이 제공한 나삼스, 이리스-T 등 지대공 미사일이 소진되고 있으며, 러시아가 이르면 이달 내로 우크라이나에서 제공권을 장악할 수 있다는 전망이 담겼다.

WSJ은 최근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이 이러한 내용을 담은 기밀문서가 공개된 뒤 이뤄진 점에 주목했다.

지난 몇주간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은 우크라이나 군사 산업 시설들을 표적으로 삼았으며, 러시아 로켓과 포병의 사정권 안에 있는 지역들도 매일 공격받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우크라이나 현지 당국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의 드니프로강 동쪽 기슭 땅과 우크라이나군이 최근 진지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진 섬 등을 포격했다.

2일에는 헤르손 지역 마을 두 곳에서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3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