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골목에 협의 없이 벽화"…인천 배다리마을 주민 반발
헌책방 거리로 유명한 인천 배다리마을의 경관 개선 사업을 두고 일부 주민이 반발하고 나섰다.

배다리위원회와 배다리책방연합은 2일 배다리 책방거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구는 골목 내 '아트스테이 1930'의 지리적 접근성을 높인다는 이유로 인근에 다른 주민과 협의 없이 벽화 작업을 했다"며 "이 골목길만이 지닌 정체성을 훼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조성된 아트스테이 1930은 동구가 매입한 옛 여인숙 3곳 부지에 카페, 체험형 스테이, 작은미술관을 꾸민 복합문화공간이다.

공모로 선정된 민간 사업자가 사용료를 내고 이곳을 운영한다.

구는 지난 2∼3월 이 공간으로 이어지는 골목길 3개 구간에 진입로 경관 개선을 위한 벽화·그래픽·타일 작업을 했다.

이 사업에는 국비인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비 잔액 4천만원이 쓰였다.

배다리위원회는 이에 "동구는 아트스테이 1930을 문화체험 공간으로써 공공적으로 운영하기로 했지만 애초 취지와 달리 이곳은 카페를 주된 수익원으로 삼고 있다"며 "상생이 필요한 동종 업체들과 경쟁 관계에 놓이는 등 마을 생태계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골목길이 지녔던 본래의 공공적·공유적 성격을 복원시켜달라"며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배다리 관광지 조성 사업 전반에 대한 감사 청구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동구 관계자는 "사업에 찬성하는 주민도 있고 배다리마을 내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있는 만큼 주민 간 논의 테이블을 만들어 협의에 나서겠다"며 "복합문화공간의 공공성을 더 강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