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지 출마' 조언에 울산 4선 김기현 "당 위해서라면 어떤 것도 감수"
상임고문단, 지도부에 당부…"연포탕 실천 필요" 지적도
與 원로들 "설화 강력대처하라…영남 다선 수도권 출마해야"(종합2보)
국민의힘 원로들이 28일 당 지도부를 만나 최근 잇따른 설화 논란에 대한 강력한 대처를 주문했다.

김기현 대표가 전당대회 때 강조한 '연포탕(연대·포용·탕평)'의 실천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국회의장을 지낸 정의화 상임고문단 회장은 이날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 국민의힘 상임고문단 회의에서 "(전당대회 후) 지난 50일간 일어난 몇 가지 일을 봤을 때 상임고문으로서 당부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지도부는 각자 당과 나라에, 그리고 내년 총선에 도움이 될지에 대한 충분한 심사숙고 후에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발언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도부 출범 직후 터진 김재원·태영호 최고위원의 설화 논란을 염두에 둔 언급으로 풀이된다.

정 회장은 "제가 보기엔 여론이 윤 대통령과 우리 당에 그렇게 호의적이지 않다"고 진단한 뒤 김 대표를 향해 "심기일전해 민생을 잘 챙기고 어젠다를 야당보다 선점해 나아가길 바라고, 대통령에게 시중 여론을 진언할 것은 꼭 진언하는 그런 대표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 대표는 "새 지도부 출범 초기 여러 현안이 있었고 그 때문에 걱정스러운 상황이 생겼던 것을 잘 유념하고 있다"며 "좀 더 심기일전해 잘하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말씀드린다"고 했다.

오찬을 겸한 회의가 끝난 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상임고문들이 몇몇 분의 설화로 국민들이 눈살을 찌푸린 데 대해 상당히 우려한다는 말씀을 했고, 김 대표가 강력히 대처해주기를 주문했다"고 전했다.

상임고문들은 아울러 "김 대표가 평소 최고위원들과 자주 소통의 시간을 가져 그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노력하라"고도 당부했다고 강 수석대변인은 밝혔다.

與 원로들 "설화 강력대처하라…영남 다선 수도권 출마해야"(종합2보)
이날 자리에서 한 원로는 "민주당은 비명(비이재명)계 호남 출신의 수도권 원내대표를 내놨다"며 "우리는 영남 다선 의원들이 수도권 험지에 출마하는 전략을 구사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이에 울산에서 4선을 한 김 대표는 "당을 위해서라면 어떤 것도 감수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호남은 정치·경제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는 지역이기에 포기해서는 안 된다"며 "다음 개각 때 호남 출신 장관이라도 제대로 하나 반드시 천거하라"는 조언도 나왔다.

'상향식 공천'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원로의 목소리도 있었다.

이 원로는 "상향식으로 공천하고 국민이 포함된 여론조사도 하면 야당에서 공격하는 것처럼 검사 출신을 공천한다고 해도 국민과 당원이 납득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3·8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았던 유흥수 상임고문은 "김 대표가 '연포탕'을 끓인다고 하지 않았느냐"며 "당의 비주류를 끌어안으며 (연포탕을) 실천하라"고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날 회의에서 김재원·태영호 최고위원의 이름이 직접 거론되지는 않았으며, 상임고문에서 해촉된 홍준표 대구시장 관련 언급도 나오지 않았다고 강 수석대변인은 전했다.

한 원로는 "앞으로 시도지사는 가능하면 상임고문단에 위촉하지 않는 방향으로 하자"며 우회적으로 홍 시장 해촉 사태와 관련한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는 정 회장을 비롯해 목요상·신경식·최병국·이상배·정갑윤·유준상·이연숙·이윤성·문희·유흥수·김용갑·김종하·안상수·나오연·이해구 등 상임고문이 참석했다.

지도부에서는 김 대표와 윤 원내대표, 박대출 정책위의장, 강 수석대변인 등이 자리했다.

與 원로들 "설화 강력대처하라…영남 다선 수도권 출마해야"(종합2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