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워싱' 논란 디즈니 인어공주, 게·물고기 캐릭터도 도마에
흑연을 주연으로 캐스팅한 디즈니의 실사 영화 '인어공주'가 이번엔 새로 디자인한 게와 물고기 캐릭터를 놓고도 논란을 빚고 있다고 미국 시사주간 뉴스위크가 27일(현지시간) 전했다.

디즈니가 내달 개봉을 앞두고 새로 공개한 포스터를 통해 왕실 오케스트라 지휘자인 붉은색 게 '세바스찬'과 겁 많은 물고기 '플라운더'의 새로운 모습을 선보였는데, 이를 두고 영화팬들 사이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는 것이다.

일부 팬들은 그동안 사랑받아온 만화적인 귀여운 모습과는 전혀 다르게 지나치게 현실적인 묘사라고 지적하며 소셜미디어에서 노골적인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한 디즈니 팬은 트위터에 새로운 세바스찬과 플라운더의 사진을 올리고는 "왜 저렇게 생겼지?"라고 쏘아붙였다.

'블랙워싱' 논란 디즈니 인어공주, 게·물고기 캐릭터도 도마에
다른 팬은 "새로운 세바스찬과 플라운더는 다른 디즈니 캐릭터와는 달리 전혀 기억나지 않을 것 같은 모습"이라며 "마치 유전학적으로 실제 게와 물고기처럼 보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또 좀 더 상상력을 자극하거나 창조적인 모습이었어야 했다는 지적, 심지어 악몽을 부추기는 모습이라는 혹평도 있었다.

한편에서는 이번 인어공주가 실사영화라는 점을 간과한 비난이라며 옹호하는 목소리도 있다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실사영화에 맞춘 사실적인 캐릭터 모습이 보기 좋다면서 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떤 모습을 기대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는 반응도 있다는 것이다.

앞서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PC)을 내세운 디즈니가 주인공인 아리엘 역을 처음으로 흑인 R&B 가수 겸 배우인 핼리 베일리에게 맡긴 것을 놓고도 '블랙워싱'(black washing) 논란이 일었다.

블랙워싱이란 할리우드 등 서양 주류 영화계에서 무조건 백인 배우를 기용하는 관행인 '화이트워싱'(white washing)에 견줘 나온 말로, 인종적 다양성을 추구한다며 작품에 흑인 등 유색인종을 무조건 등장시키는 추세를 비꼬는 표현이다.

'블랙워싱' 논란 디즈니 인어공주, 게·물고기 캐릭터도 도마에
지난해 '흑인 인어공주'를 등장시킨 첫 번째 예고편이 유튜브에 공개된 직후 다양성을 보여주는 시도라는 긍정적인 반응도 나왔지만, 유튜브 예고편 영상에 수백만개의 '싫어요'가 찍혔을 정도로 반대 목소리가 높았다.

보수적인 정치 평론가인 매트 월시는 흑인을 인어공주로 내세우는 것은 과학적으로 정확하지 않은 결정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뉴스위크는 영화 캐릭터 모습에 대한 논란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면서 게임을 기반으로 한 영화 슈퍼소닉(Sonic the hedgehog)도 첫 번째 예고편이 나온 뒤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되자 파란색 고슴도치 소닉의 모습이 바뀐 전례가 있다고 말했다.

'블랙워싱' 논란 디즈니 인어공주, 게·물고기 캐릭터도 도마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