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한편으론 '1급 비밀 접근권자 심사절차' 점검 착수
"사람들 죽이고 싶다" SNS 등 유출병사 과거행적에 책임론 가중된 탓
美국방부, 기밀유출 파장 축소…"한 개인 행동, 체계와해 아냐"
전 세계를 들썩이게 한 미국 정부 기밀문건 유출 사건과 관련해 미 국방부가 군 내부 보안체계 자체의 문제는 아닐 수 있다는 입장을 보여 주목된다.

로이터 통신과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 국방부 대변인인 팻 라이더 준장은 27일(현지시간) 언론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한 개인의 행동을 갖고 꼭 체계가 와해한 듯 묘사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기밀 유출의 주범인 매사추세츠 주방위군 공군 소속 잭 더글러스 테세이라(21) 일병에 대한 수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기 위해 사건 세부 사항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다만, 미 국방부는 현재 기밀정보 접근권자 심사 절차에 대한 점검에 착수한 상황이라고 라이더 준장은 덧붙였다.

앞서 미 검찰은 보스턴 매사추세츠주 연방지방법원에 테세이라 일병의 구속 연장 필요성을 주장하는 보충 의견서를 제출했다.

검찰은 의견서에서 테세이라 일병이 작년 12월부터 소셜미디어를 통해 정부 기밀을 유출했고, 자택에 다량의 총기를 쌓아둔 채 '사람들을 죽이고 싶다'는 취지의 글을 소셜미디어에 올린 적이 있다고 적시했다.

美국방부, 기밀유출 파장 축소…"한 개인 행동, 체계와해 아냐"
작년 7월에는 정부 컴퓨터로 주요 총기난사 사건들과 관련한 정보를 검색했고, 같은해 11월에는 "저능아들을 도태시키기 위해 할 수 있다면 많은 사람을 죽일 것"이라는 글을 썼다는 것이다.

검찰은 정보통신(IT) 지원 전문가라는 본인의 직책과 본질적으로 무관한 문건들에 접근할 수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현지에선 미 국방부가 비밀취급 체계를 허술하게 운용했으며 1급 비밀 접근권을 지닌 인사들에 대한 관리감독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미 중앙정보국(CIA) 출신으로 '대통령 일일 브리핑' 선임 편집자를 맡기도 했던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은 "유출자의 배경에 대한 (사전) 조사가 통상적으로 요구되는 철저한 기준에 부합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그는 테세이라가 고교 재학시절 화염병 등 무기와 인종차별적 위협과 관련한 언급으로 정학 처분을 받은 사실을 예로 들면서 "학창 시절의 부적절한 행동 등은 더 깊은 조사를 필요로 하는 적신호"라고 말했다.

테세이라는 작년부터 수백건의 기밀문서를 채팅 플랫폼 디스코드에서 자신이 운영하는 대화방을 통해 유출했고, 이는 2010년 각종 문서와 영상 및 외교 전문 등 70만여 건이 위키리크스에 유출된 이후 가장 심각한 미국내 보안 사건으로 평가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