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연속지진 원인은 아직 '미상'…큰 지진 가능성은 상존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해저 짧은 단층'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여 원인 규명 어려울듯
동해에 큰 단층들 존재…"최대 규모 6~7 지진 발생 가능" 강원 동해시 북동쪽 바다에서 잇따라 발생한 지진이 26일에도 이어지면서 동해 해저지진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3일 0시 52분 규모 1.7 지진을 시작으로 전날까지 17회 지진이 발생했는데, 나흘째인 26일 현재 2건이 추가로 더 발생했다.
지진이 발생한 곳도 동해시에서 북동쪽으로 약 50km 안팎 떨어진 해역으로, 비슷한 지점에서 연속적으로 진동이 일고 있다.
학계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동해 주요 단층으로는 해안과 평행한 후포단층과 대보단층(울릉단층), 일본 고토열도에서 대마도 서쪽 해안을 지나 동해로 이어지며 부산과 울산 해안 쪽과 마주한 쓰시마단층 등이 있다.
이 단층들은 신생대 3기 지각운동으로 한반도에서 일본이 떨어져 나가며 동해가 확장될 때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16년 9월 규모 5.8 경주 지진을 계기로 이뤄진 조사에서는 이 지진을 일으킨 양산단층이 거제-부산 간 대륙붕으로 연장된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다만 이번에 연속지진이 발생한 곳은 후포단층보다는 북쪽이고 대보단층보다는 서쪽이다.
지진 규모를 고려하면 이번 연속지진을 일으킨 별도 단층이 존재한다더라도 길이가 1㎞ 내외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해저의 이런 짧은 단층을 찾아내기는 쉽지 않아 연속지진 발생 원인은 끝내 미제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
한반도 일원에서 발생하는 지진의 원인은 대체로 인도대륙과 유라시아대륙의 충돌로부터 전파된 응력과 태평양판이 유라시아판 밑으로 섭입(攝入)되며 발생하는 응력이 동해를 중심으로 누적되는 것이다.
지진은 응력이 집중되는 곳에서 발생한다.
단층이 비틀리거나 깨지면서 발생한 응력이 누적됐다가 순간적으로 방출되는 것이 바로 지진이다.
지진은 응력이 모두 해소될 때까지 발생하는데 한 번의 큰 지진으로도 응력이 모두 해소되지 않아 지진이 이어지면 이를 '여진'이라고 부른다.
응력이 주로 모이는 곳이 판의 경계기 때문에 판 경계에서 지진이 자주 난다.
다만 판 경계에서 발생하는 응력이 판 내부로 전달돼 내부에서도 지진이 발생할 수 있는데 한반도에서 발생하는 지진 대부분이 '판 내부 지진'에 해당한다.
지난 2016년 9월 경북 경주에서 규모 5.8 지진, 2017년 11월 경북 포항에서 규모 5.4 지진, 2004년 5월 경북 울진과 1978년 9월 속리산에서 규모 5.2 지진 등 한반도에서도 제법 규모가 있는 지진이 이어졌기 때문에 완전한 지진 안전지대는 아니라는 것은 이제 상식에 해당한다.
2020년 발간된 대한민국 국가지도집에 따르면 학자 간 이견은 있을 수 있지만 한반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지진 최대 규모는 6.9~7.5, 발생 주기는 '수백년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큰 지진이 발생할 수 있는 곳 중 하나가 후포단층과 대보단층 등 큰 단층이 존재하는 동해의 해저다.
해저지진이면 규모에 견줘 피해가 덜할 것이라고 기대할 수도 있지만 동해에서 발생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동해안에 원자력발전소가 몰렸기 때문이다.
동해에서 큰 규모 해저지진이 발생하면 지진해일이 해안을 덮칠 수 있다.
2011년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도 동일본대지진과 이어진 지진해일이 원인이었다.
1990년 이후 동해안에 지진해일이 닥친 적은 4차례이다.
일본 서쪽 해역에서 큰 지진이 발생한 경우 지진해일이 동해안에 도달하기까지 1시간 30분 정도 여유가 있어 그나마 다행이지만 동해안과 가까운 동해에서 발생한다면 대피할 새도 없이 해일을 맞아야 할 수도 있다.
김영석 부경대 지구환경공학과 교수는 후포단층이나 대보단층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지진 최대 규모를 '6~7 정도'로 추정하면서 "두 단층이 크기 때문에 규모 6~7의 지진은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최근 연속지진에 대해서는 "큰 지진 전 전진(前震)으로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라면서 "태평양판이 (유라시아판 밑으로) 섭입하면서 작은 지진들이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며칠 더 지켜보며 조심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최근 동해가 다시 닫히는 상황이 펼쳐지며 '역단층성 지진'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큰 규모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지진 대비를 위한 첫발은 단층 조사지만 우리나라는 2016년 경주 지진을 계기로 이제 막 내륙을 중심으로 조사를 시작한 상황이다.
2009년 당시 소방방재청에서 국가활성단층지도 제작사업을 진행했으나 '다수 전문가 동의를 받고 국민에게 공개할 수준'까지는 이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7년부터 한반도 단층구조선 조사가 새로 시작해 진행 중이다.
최근 공개된 1단계 보고서에 따르면 한반도 동남부(영남권)에는 양산단층 유계분절 등 최소 14개 활성단층이 존재했다.
활성단층은 '현재 지진이 발생하고 있는 단층'이 아닌 '현재부터 258만년 전 사이(신생대 제4기) 한 번이라도 지진으로 지표파열이나 지표변형을 유발한 단층'을 말한다.
한반도 단층구조선 조사는 2036년까지 4단계에 걸쳐 진행될 예정으로 한반도 동남부 조사가 1단계였고 2단계는 2026년까지 충청·수도권, 3단계는 2036년까지 강원과 호남 조사다.
/연합뉴스
동해에 큰 단층들 존재…"최대 규모 6~7 지진 발생 가능" 강원 동해시 북동쪽 바다에서 잇따라 발생한 지진이 26일에도 이어지면서 동해 해저지진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3일 0시 52분 규모 1.7 지진을 시작으로 전날까지 17회 지진이 발생했는데, 나흘째인 26일 현재 2건이 추가로 더 발생했다.
지진이 발생한 곳도 동해시에서 북동쪽으로 약 50km 안팎 떨어진 해역으로, 비슷한 지점에서 연속적으로 진동이 일고 있다.
학계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동해 주요 단층으로는 해안과 평행한 후포단층과 대보단층(울릉단층), 일본 고토열도에서 대마도 서쪽 해안을 지나 동해로 이어지며 부산과 울산 해안 쪽과 마주한 쓰시마단층 등이 있다.
이 단층들은 신생대 3기 지각운동으로 한반도에서 일본이 떨어져 나가며 동해가 확장될 때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16년 9월 규모 5.8 경주 지진을 계기로 이뤄진 조사에서는 이 지진을 일으킨 양산단층이 거제-부산 간 대륙붕으로 연장된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다만 이번에 연속지진이 발생한 곳은 후포단층보다는 북쪽이고 대보단층보다는 서쪽이다.
지진 규모를 고려하면 이번 연속지진을 일으킨 별도 단층이 존재한다더라도 길이가 1㎞ 내외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해저의 이런 짧은 단층을 찾아내기는 쉽지 않아 연속지진 발생 원인은 끝내 미제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
한반도 일원에서 발생하는 지진의 원인은 대체로 인도대륙과 유라시아대륙의 충돌로부터 전파된 응력과 태평양판이 유라시아판 밑으로 섭입(攝入)되며 발생하는 응력이 동해를 중심으로 누적되는 것이다.
지진은 응력이 집중되는 곳에서 발생한다.
단층이 비틀리거나 깨지면서 발생한 응력이 누적됐다가 순간적으로 방출되는 것이 바로 지진이다.
지진은 응력이 모두 해소될 때까지 발생하는데 한 번의 큰 지진으로도 응력이 모두 해소되지 않아 지진이 이어지면 이를 '여진'이라고 부른다.
응력이 주로 모이는 곳이 판의 경계기 때문에 판 경계에서 지진이 자주 난다.
다만 판 경계에서 발생하는 응력이 판 내부로 전달돼 내부에서도 지진이 발생할 수 있는데 한반도에서 발생하는 지진 대부분이 '판 내부 지진'에 해당한다.
지난 2016년 9월 경북 경주에서 규모 5.8 지진, 2017년 11월 경북 포항에서 규모 5.4 지진, 2004년 5월 경북 울진과 1978년 9월 속리산에서 규모 5.2 지진 등 한반도에서도 제법 규모가 있는 지진이 이어졌기 때문에 완전한 지진 안전지대는 아니라는 것은 이제 상식에 해당한다.
2020년 발간된 대한민국 국가지도집에 따르면 학자 간 이견은 있을 수 있지만 한반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지진 최대 규모는 6.9~7.5, 발생 주기는 '수백년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큰 지진이 발생할 수 있는 곳 중 하나가 후포단층과 대보단층 등 큰 단층이 존재하는 동해의 해저다.
해저지진이면 규모에 견줘 피해가 덜할 것이라고 기대할 수도 있지만 동해에서 발생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동해안에 원자력발전소가 몰렸기 때문이다.
동해에서 큰 규모 해저지진이 발생하면 지진해일이 해안을 덮칠 수 있다.
2011년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도 동일본대지진과 이어진 지진해일이 원인이었다.
1990년 이후 동해안에 지진해일이 닥친 적은 4차례이다.
일본 서쪽 해역에서 큰 지진이 발생한 경우 지진해일이 동해안에 도달하기까지 1시간 30분 정도 여유가 있어 그나마 다행이지만 동해안과 가까운 동해에서 발생한다면 대피할 새도 없이 해일을 맞아야 할 수도 있다.
김영석 부경대 지구환경공학과 교수는 후포단층이나 대보단층에서 발생할 수 있는 지진 최대 규모를 '6~7 정도'로 추정하면서 "두 단층이 크기 때문에 규모 6~7의 지진은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최근 연속지진에 대해서는 "큰 지진 전 전진(前震)으로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라면서 "태평양판이 (유라시아판 밑으로) 섭입하면서 작은 지진들이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며칠 더 지켜보며 조심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최근 동해가 다시 닫히는 상황이 펼쳐지며 '역단층성 지진'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큰 규모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지진 대비를 위한 첫발은 단층 조사지만 우리나라는 2016년 경주 지진을 계기로 이제 막 내륙을 중심으로 조사를 시작한 상황이다.
2009년 당시 소방방재청에서 국가활성단층지도 제작사업을 진행했으나 '다수 전문가 동의를 받고 국민에게 공개할 수준'까지는 이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7년부터 한반도 단층구조선 조사가 새로 시작해 진행 중이다.
최근 공개된 1단계 보고서에 따르면 한반도 동남부(영남권)에는 양산단층 유계분절 등 최소 14개 활성단층이 존재했다.
활성단층은 '현재 지진이 발생하고 있는 단층'이 아닌 '현재부터 258만년 전 사이(신생대 제4기) 한 번이라도 지진으로 지표파열이나 지표변형을 유발한 단층'을 말한다.
한반도 단층구조선 조사는 2036년까지 4단계에 걸쳐 진행될 예정으로 한반도 동남부 조사가 1단계였고 2단계는 2026년까지 충청·수도권, 3단계는 2036년까지 강원과 호남 조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