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침공 규탄…"우리는 세계 3차 대전 아닌 평화 위해 전념"
유럽 찾은 룰라 "우크라 전쟁? 제정신 아닌 무력 다툼"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서방과 다른 목소리를 내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유럽 순방 중 연일 러시아를 규탄하는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룰라 브라질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브라질-스페인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해 "우리는 매일 밤 세계 3차 대전 발발이라는 악몽을 꾸지 않도록 평화를 가져오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G1과 CNN 브라질 등이 이날 보도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을 '제 정신 아닌' 무력 다툼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한 국가가 다른 국가의 영토를 침해하는 건 용납할 수 없다"며 "그런 점에서 전쟁은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고 CNN은 보도했다.

룰라 대통령은 또 종전과 평화라는 공통 분모를 찾으려는 이들의 지혜를 모으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호소했다.

그는 스페인 방문 전 찾은 포르투갈에서도 러시아를 규탄하는 취지의 행보를 보였다.

룰라는 이날 오전 리스본 상벤투 궁 의회에서 한 연설에서 다소 강경한 어조로 "갈등 상황에 대한 군사적 해결 방안을 믿는 사람은 역사의 바람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말해 의원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22일 마르셀루 헤벨루 드소자 포르투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마친 뒤 연 기자회견에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어느 쪽에도 듣기 좋은 말을 하기는 싫다고 피력했다.

앞서 룰라는 지난 18일 브라질을 찾은 클라우스 요하니스 루마니아 대통령과의 오찬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을 규탄한다"고도 했다.

유럽연합(EU) 국가와 보조를 맞추는 듯한 일련의 외교적 언사는 불과 2주 전 중국과 아랍에미리트 방문 당시 '우크라이나도 전쟁에 책임이 있다'며 러시아 쪽 논리를 대변하는 듯하던 것과 상당히 거리가 있는 내용이다.

열강의 각축전 속에 어느 한 쪽에 속하는 듯한 인상을 주지 않으려는 룰라의 '제3의 길' 모색은 과거 1·2기 정부(2003∼2010년)에서도 드러난 바 있다.

특히 주요 7개국(G7)에 브라질을 가입시켜 '8개국'(G8)으로 국제사회 주도권 지도를 재편하려는 룰라 입장에서는 미국 또는 중국의 입장을 고려하며 실리적 외교 정책을 견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