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연합회는 한국은행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금융현안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기 위해 24일 한국은행 총재 초청 은행장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18개 은행장들은 최근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은행산업 현안에 대하여 격의 없는 논의를 진행했다.김광수 은행연합회장은 한국은행이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크레디트스위스(CS) 유동성 위기 사태 이후 금융안정 차원에서 대출 적격담보증권 확대조치를 3개월 연장하는 한편 중소기업대출비율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등 금융시장 상황에 발빠르게 대처해준 점에 대해 감사의 뜻을 표했다. 김 회장은 이어 은행이 경쟁력을 제고하고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은행산업 현안과 관련하여 한국은행이 함께 고민해주길 요청했다.이 총재는 최근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이 상충되는 상황에서 통화정책을 어떻게 운용해야 하는지가 국제적으로 중요한 이슈로 부각됐다고 설명했다.지난 주 주요 20개국(G20) 회의와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그룹(WBG) 회의에서 이와 관련한 심도있는 논의가 있었다고 소개했다.이 총재는 "SVB 사태가 국내 금융시장에 미친 영향이 아직까지는 제한적"이라면서도 "향후 유사 이벤트의 국내 발생 가능성에 대비해 한국은행 등 관계 당국과 금융기관이 함께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이어 은행권 현안을 포함한 주요 금융·경제 이슈에 대해 계속 관심을 가지고 살펴볼 것이며 앞으로도 시장과의 소통을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했다.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영문 에디터는 긴장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챗GPT 활용법을 묻는 질문에 "영문 스피치(연설문) 에디팅(편집)을 맡긴다"고 답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종로구 한국은행 별관 기자실에서 통합별관 준공식을 앞두고 기자들과 약식으로 간담회를 열었다. 이 총재는 '챗GPT 사용하느냐'는 질문에 "많이 사용하고 있다"며 자신의 활용법을 소개했다. 이 총재의 챗GPT 활용법은 '문장을 쉬운 영단어로 써놓은 후 필요에 따라 변환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이 총재는 "네이티브 스피커가 아니기 때문에 옛날 같으면 영어 단어를 어떻게 선택할지 굉장히 오래 걸렸다"며 "지금은 문맥만 통하게 써놓고 (챗GPT에게) '프로페셔널처럼 바꿔줘', '30% 짧게 해줘', '문어법으로 바꿔줘' 등으로 입력하면 팍팍 나온다"고 말했다. 다만 민감한 자료는 주의하고 있다고도 했다. "센서티브한 자료는 나가기 곤란하니 안 쓴다"는 것이다.이 총재는 그 전에도 챗GPT에 대해 발언한 적이 있다. 지난달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다. 이 총재는 "영어로 얘기하면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라고 생각한다"며 "챗 GPT 능력에 놀랐고, 앞으로 더 빨리 발전할 것이기 때문에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챗 GPT의 소스 코드가 공개돼 있으니 이걸 한은 내부망에서 보안 문제없이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연구해보라고 지시했다"고 덧붙였다.챗GPT 시대에 맞춰 영문 문서를 더 빨리 올려야한다는 발언도 있었다. 영어로된 잘못된 내용이 진실인 것처럼 돌아다닐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한글이 영어로 덜 번역이 되면 외교적 문제나 정치적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우리와 반대되는 생각이 더 우세해질 수 있다"며 "(한글 문서를) 영어로 올려야 하고, 영어를 쓰는 게 시대적 과제가 될 것 같다"고 했다.한편 한국은행은 이날 새로운 본부 건물 준공식을 개최했다. 한은 건물은 1963년에 건축된 1별관, 1987년에 건축된 기존 본관, 1965년 건축돼 2005년 매입한 소공별관 등 본부 부서가 3곳으로 분산돼 있어 업무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김중수 전 총재 시절 건축 기본 계획을 수립했고, 이주열 전 총재가 기존 1별관을 철거해 지상 16층 지하 4층 규모의 건물을 신축하는 한편 본관과 2별관을 전면 리모델링하는 대규모 건축사업을 진행했다. 이번 준공식은 이같은 작업이 모두 완료된 후 개최된 것이다.이 총재는 기념사에서 "한은의 위상이 대내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제고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한은은 국내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경쟁력 있는 지적 리더로서 한국 경제를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1층 중앙로비는 '건물의 특징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이 총재는 "한은의 각 출입문과 건물로부터 오는 동선이 모이는 곳에 2층까지 계단으로 이어져 넓게 열린 이 공간은 고대 그리스의 아고라처럼 사람과 사람이 만나 소통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적합한 공간이 아닐 수 없다"고 강조했다.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은 국제감독기구 주관하에 4월부터 회원국이 공동으로 실시하는 글로벌 스트레스 테스트(GST)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24일 밝혔다.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 회원인 양 기관은 국내 은행의 건전성을 국제적 감독 기준에 맞춰 점검하는데 협력하기로 합의하고 공동으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수행할 예정이다.BCBS·금융안정위원회(FSB)는 GST에 필요한 향후 3년간 국가별 거시경제변수 시나리오(경제성장률 등) 및 테스트 실시기준을 제공한다.각 참여국가는 BCBS·FSB가 제공한 시나리오를 각국이 보유한 스트레스 테스트 모형에 적용하여 은행의 자본적정성 영향을 분석할 계획이다.이번 GST에서는 국내 금융회사가 보유한 해외 익스포저에 대한 손실을 추정하고 금융회사간 부실 전염효과를 해외 금융회사까지 확대하여 분석하게 될 것이라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GST는 국내은행의 건전성을 해외은행과 비교해 잠재리스크 요인을 식별하고 글로벌 상호연계성에 의한 전염효과를 파악하는 등 정교한 금융안정성 평가가 가능하다.금감원은 "한국은행과 GST 참여를 통해 금융감독 분야의 주요 선진국과 상호교류・협력 증진을 도모하고 글로벌 은행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와의 비교 평가를 통해 스트레스 테스트 모형의 고도화 및 금융안정성 평가 방법의 발전 계기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