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라잉 최고사령관과 협력 논의…"군정에 정당성 부여" 비판도
태국 외교수장, 미얀마 방문 …親군정 밀착 행보 지속
태국 외교 수장이 미얀마를 방문해 군사정권 지도자를 만나는 등 양국이 친밀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23일 미얀마 관영지 글로벌 뉴 라이트 오브 미얀마와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돈 쁘라뭇위나이 태국 부총리 겸 외교부 장관은 21일 오후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서 군정 지도자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을 만났다.

양측은 태국, 미얀마, 라오스 국경을 넘는 대기 오염 완화, 태국과 미얀마 국경 지역의 평화와 안정, 인신매매와 마약 및 무기 밀매 근절을 위한 협력 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최근 치앙마이 등 태국 북부 지역의 공기 오염이 세계 최악 수준으로 악화한 가운데 태국뿐만 아니라 미얀마, 라오스 등 주변국의 논밭 태우기가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치앙마이 주민들이 쁘라윳 짠오차 총리와 정부 기관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할 정도로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해지자 태국 정부는 주변국에 공동 대응을 촉구했다.

지난 7일 쁘라윳 총리는 흘라잉 최고사령관과 화상 연결로 대기 오염 문제를 논의했다.

이를 두고 반대 진영에서는 "태국이 군정에 정당성을 부여한다"고 비판했다.

부총리가 미얀마를 방문해 흘라잉 최고사령관을 만나면서 군정을 인정하는 태국의 외교는 계속되고 있다.

돈 부총리의 미얀마 특별자문관 뽄삐몬 깐차나락은 이번 방문에서 양국의 교통, 관광, 에너지, 농촌 개발, 인적 교류, 인도적 지원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뽄삐몬 자문관은 미얀마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군정과의 관계와 접촉을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그는 지난해 한 포럼에서 "일부 국가들이 선호하는 제재 방식은 더 이상 생산적이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2021년 2월 민 아웅 흘라잉이 이끄는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장악하자 서방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는 군정을 인정하지 않고 제재를 가해왔다.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도 미얀마 군정이 평화 합의를 이행하지 않자 각종 회의에 군정 측 인사 참석을 배제했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는 군정을 적극적으로 지원했고 아세안 회원국이기도 한 태국도 군정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