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부부동반 한국전기념비 방문·미군 정세브리핑·하버드대 연설 '주목'
정상회담 '안보·경제' 논의 주목…北확장억제 강화·우크라 지원 방안 관심
'70년 동맹 상징성'에 초점 맞춘 尹 방미 '3대 이례적 행보'
오는 24일부터 5박 7일간 진행되는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미국 방문에서는 역대 대통령 방미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일정들이 진행된다.

한미상호방위조약 체결로 시작된 70년 동맹의 역사를 복기하면서 이번 방미 타이틀인 '미래를 향해 전진하는, 행동하는 한미동맹'을 상징적으로 담아내기 위한 일정들이다.

가장 눈에 띄는 일정은 한미 정상의 부부 동반 '한국전 기념비' 방문이다.

윤 대통령 부부와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부부는 윤 대통령 방미 이틀째인 25일(이하 현지시간) 저녁 워싱턴 D.C의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 공원'을 함께 찾는다.

혈맹에 뿌리를 둔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일정이란 평가다.

첨예한 현안들을 다뤄야 하는 한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양국 정상이 거리감을 좁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윤 대통령에게 미군 수뇌부가 직접 정세 브리핑을 하는 점도 이례적이다.

앞서 2011년 10월 이명박 당시 대통령이 국빈 방미 기간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펜타곤(국방부)을 찾아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 마틴 뎀프시 합참의장, 육·해·공군 참모총장으로부터 브리핑을 받은 바 있다.

윤 대통령의 브리핑 청취는 북한의 '군사용 정찰위성 1호기' 발사가 임박했다는 평가 속에서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한층 높아지는 가운데 진행되는 만큼, 그 자체만으로도 상징적일 수 있다는 평가다.

양국은 이를 통해 한미 연합방위 태세가 여전히 굳건하며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이 변함없다는 점을 대외적으로 부각할 것으로 보인다.

28일 보스턴에서 한국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하버드대 연단에 서는 일정도 주목받고 있다.

'자유를 향한 새로운 여정'을 주제로 한 연설은 새로운 한미동맹 70년을 이어갈 미래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윤 대통령은 27일 미 상·하원 합동의회 연설 못지않게 하버드대 연설 준비에도 상당한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설에 앞서 한국전에 참전했다가 전사한 하버드대 졸업생들을 추모하는 일정도 진행된다.

12년 만의 국빈 방미를 통해 '한미동맹 70주년'의 의미를 최대한 부각하는 일정들이 연달아 이어지는 셈이다.

이런 점에서 취임 1주년을 목전에 두고 이뤄지는 이번 방미가 지지율 반등의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가 대통령실에서는 감지된다.

다만 한미 동맹 우의를 다지는 가운데서도 안보와 경제 분야에서 성과를 얼마나 내느냐가 방미 성패를 가를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이 강조해온 대북 확장억제 강화 방안이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어느 정도 실효적인 수준으로 나올지가 관심이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장은 지난 20일 용산 청사 브리핑에서 이와 관련, "한미가 마련하려고 하는 것은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처럼 한국 땅에 핵무기를 갖다 놓지는 않지만, 협의의 깊이와 폭은 훨씬 더 강력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 시사' 발언을 계기로 수면 위로 부상한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도 한미정상회담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의 자국 우선주의 흐름 속에서 시행 중인 '반도체지원법',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과 관련된 논의가 어느 정도 이뤄질지도 주목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