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지방자치] 탈모 막고, 바바리맨 쫓고…가려운 곳 찾는 대구시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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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밀착형 조례안 제정에 시민 호평…"사소한 불편도 살피겠다"
9대 출범 6개월간 시민 아이디어 14건 채택, 안건처리도 2배 늘어
대구시의회가 주민과 소통하며 가려운 곳을 찾아 해결하는 생활밀착형 조례안 제정으로 호평받고 있다.
"뽑는 게 아니라 심는 겁니다.
"
지난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탈모인들이 싫어할 법한 '뽑는'이란 말 대신 '심는'을 써 탈모 유권자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았던 공약, 탈모인 지원책.
화제를 모았던 이 공약은 작년 12월 청년 탈모 치료 지원 조례안으로 거듭나 대구시의회 문턱을 넘었다.
해당 조례안은 의사로부터 '탈모' 치료진단을 받은 19세 이상 39세 이하 시민에게 경구용 치료제 구매 지원금을 주는 내용을 담았다.
조례안을 대표 발의한 김태우 시의원(수성구5)은 "청년이 탈모의 고통에서 벗어나 사회구성원으로서 역량을 발휘하도록 틈새 서비스를 하기 위한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경력 단절 여성 등의 경제활동 촉진에 관한 조례안'도 눈길을 끈다.
통계청의 2021년 경제활동인구 조사를 보면 대구시의 경력 단절 여성 인구 비율은 19.8%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같은 자료에 따르면 경력이 단절된 이유의 43.2%가 '육아'인 만큼 지역의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서라도 경력 단절 여성에 대한 지원은 절실했다.
대구에서는 그동안 경력 단절 여성 등의 취업 지원을 위해 44억원을 투입해 '여성새로일하기센터' 5개소를 운영했으나 아쉬움이 있었다.
특히 지원 대상을 한정해, 실효성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경제활동 촉진 조례안을 새로이 제정해 경제활동 중인 여성도 대상에 포함하는 등 지원 대상을 넓히고 경력 단절을 예방하는 기능도 더했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인기를 끌며 발달 지연 아동에 대한 관심이 커졌을 땐, 같은 어려움을 겪는 지역 주민을 위해서도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해 10월 하중환 시의원(달성군1)은 '대구시 영유아 발달지원 조례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조례안은 발달 지연 영유아가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하도록 치료 연계와 지역사회 협력체계 구축 등 세심한 부분까지 챙겼다는 평을 받았다.
하 시의원은 당시 "정부 차원의 발달 지연 영유아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 근거가 미비해 일선 어린이집 교사와 부모들이 보육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적절한 치료 등을 위한 지원 체계를 마련해 보육 사각지대가 없게 하겠다"며 취지를 밝혔다.
여자고등학교 인근에 "바바리맨이 자주 출몰한다"는 민원을 해결한 '자율 방범연합회 지원조례'와 대구를 처음 찾는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해 만든 '개방화장실 지원 조례안'도 실생활에 직접적인 도움이 됐다는 평을 듣는다.
실생활의 도움에 더해 '공정'과 '정의'라는 주민 여론에도 귀 기울였다.
대구시의회는 지난달 현직 시의원이 구속되면 월정수당 지급을 제한하는 '의정 활동비 등 지급에 관한 조례 개정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이에 따라 대구 시의원은 의정활동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구속상태에 이르면 의정 자료 수집 및 연구 활동 비용인 의정 활동비와 직무 활동에 대한 대가인 월정수당을 모두 지급받지 못한다.
조례 개정 전에는 구속 상태 때 의정 활동비만 지급을 제한하고 월정수당은 지급해 문제점이 지적됐다.
대구시의회가 처음부터 톡톡 튀는 성과를 보이지는 않았다.
전국 19개 시민단체가 지난 2018년 7월 1일부터 2019년 6월 30일까지 243개 지방의회를 대상으로 의정활동을 평가 조사한 '우리 동네 의원들은 얼마나 일하고 있을까'에 따르면 대구시의원의 1인당 입법 건수는 2.97건으로 8개 특·광역 시의회 평균(3.06건)보다 적었다.
시정질의 건수는 끝에서 두 번째에 그쳤다.
내세우기 민망한 기록들은 오히려 자극제가 됐다.
9대 대구시의회는 출범 뒤 6개월간 시민 대상 정책 아이디어 공모전을 신설해 14건의 아이디어를 채택하고 36건의 시민제보를, 111건의 민원을 접수·처리하며 시민 고충 해결에 힘썼다.
아울러 안건 처리 건수도 같은 기간 8대 시의회(118건)보다 두배가량 늘어난 228건을 처리하며 지역 현안의 신속한 해결을 위해 노력했다.
이런 노력의 결실들이 최근 빛을 발한 것이다.
민생을 듣고자 최근에 택시 기사로도 변신했던 이만규 대구시의회 의장은 17일 연합뉴스에 "9대 의회 슬로건인 '함께하는 민생의회, 행동하는 정책의회'라는 슬로건이 말에만 그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 체감형 입법과 정책을 펼치고자 사소하지만 해결해야 할 시민들의 불편을 살피고 시민 곁에서 사랑받고 믿음 가는 지방의회가 되겠다"라고 했다.
/연합뉴스
9대 출범 6개월간 시민 아이디어 14건 채택, 안건처리도 2배 늘어
대구시의회가 주민과 소통하며 가려운 곳을 찾아 해결하는 생활밀착형 조례안 제정으로 호평받고 있다.
"뽑는 게 아니라 심는 겁니다.
"
지난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탈모인들이 싫어할 법한 '뽑는'이란 말 대신 '심는'을 써 탈모 유권자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았던 공약, 탈모인 지원책.
화제를 모았던 이 공약은 작년 12월 청년 탈모 치료 지원 조례안으로 거듭나 대구시의회 문턱을 넘었다.
해당 조례안은 의사로부터 '탈모' 치료진단을 받은 19세 이상 39세 이하 시민에게 경구용 치료제 구매 지원금을 주는 내용을 담았다.
조례안을 대표 발의한 김태우 시의원(수성구5)은 "청년이 탈모의 고통에서 벗어나 사회구성원으로서 역량을 발휘하도록 틈새 서비스를 하기 위한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경력 단절 여성 등의 경제활동 촉진에 관한 조례안'도 눈길을 끈다.
통계청의 2021년 경제활동인구 조사를 보면 대구시의 경력 단절 여성 인구 비율은 19.8%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같은 자료에 따르면 경력이 단절된 이유의 43.2%가 '육아'인 만큼 지역의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서라도 경력 단절 여성에 대한 지원은 절실했다.
대구에서는 그동안 경력 단절 여성 등의 취업 지원을 위해 44억원을 투입해 '여성새로일하기센터' 5개소를 운영했으나 아쉬움이 있었다.
특히 지원 대상을 한정해, 실효성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경제활동 촉진 조례안을 새로이 제정해 경제활동 중인 여성도 대상에 포함하는 등 지원 대상을 넓히고 경력 단절을 예방하는 기능도 더했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인기를 끌며 발달 지연 아동에 대한 관심이 커졌을 땐, 같은 어려움을 겪는 지역 주민을 위해서도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해 10월 하중환 시의원(달성군1)은 '대구시 영유아 발달지원 조례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조례안은 발달 지연 영유아가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하도록 치료 연계와 지역사회 협력체계 구축 등 세심한 부분까지 챙겼다는 평을 받았다.
하 시의원은 당시 "정부 차원의 발달 지연 영유아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 근거가 미비해 일선 어린이집 교사와 부모들이 보육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적절한 치료 등을 위한 지원 체계를 마련해 보육 사각지대가 없게 하겠다"며 취지를 밝혔다.
여자고등학교 인근에 "바바리맨이 자주 출몰한다"는 민원을 해결한 '자율 방범연합회 지원조례'와 대구를 처음 찾는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해 만든 '개방화장실 지원 조례안'도 실생활에 직접적인 도움이 됐다는 평을 듣는다.
실생활의 도움에 더해 '공정'과 '정의'라는 주민 여론에도 귀 기울였다.
대구시의회는 지난달 현직 시의원이 구속되면 월정수당 지급을 제한하는 '의정 활동비 등 지급에 관한 조례 개정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이에 따라 대구 시의원은 의정활동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구속상태에 이르면 의정 자료 수집 및 연구 활동 비용인 의정 활동비와 직무 활동에 대한 대가인 월정수당을 모두 지급받지 못한다.
조례 개정 전에는 구속 상태 때 의정 활동비만 지급을 제한하고 월정수당은 지급해 문제점이 지적됐다.
대구시의회가 처음부터 톡톡 튀는 성과를 보이지는 않았다.
전국 19개 시민단체가 지난 2018년 7월 1일부터 2019년 6월 30일까지 243개 지방의회를 대상으로 의정활동을 평가 조사한 '우리 동네 의원들은 얼마나 일하고 있을까'에 따르면 대구시의원의 1인당 입법 건수는 2.97건으로 8개 특·광역 시의회 평균(3.06건)보다 적었다.
시정질의 건수는 끝에서 두 번째에 그쳤다.
내세우기 민망한 기록들은 오히려 자극제가 됐다.
9대 대구시의회는 출범 뒤 6개월간 시민 대상 정책 아이디어 공모전을 신설해 14건의 아이디어를 채택하고 36건의 시민제보를, 111건의 민원을 접수·처리하며 시민 고충 해결에 힘썼다.
아울러 안건 처리 건수도 같은 기간 8대 시의회(118건)보다 두배가량 늘어난 228건을 처리하며 지역 현안의 신속한 해결을 위해 노력했다.
이런 노력의 결실들이 최근 빛을 발한 것이다.
민생을 듣고자 최근에 택시 기사로도 변신했던 이만규 대구시의회 의장은 17일 연합뉴스에 "9대 의회 슬로건인 '함께하는 민생의회, 행동하는 정책의회'라는 슬로건이 말에만 그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 체감형 입법과 정책을 펼치고자 사소하지만 해결해야 할 시민들의 불편을 살피고 시민 곁에서 사랑받고 믿음 가는 지방의회가 되겠다"라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