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맞는 시련"…英 BBC, 한중 뒤덮은 황사 조명

"매년 봄 고비사막서 발원해 한반도 강타…건강 위협"

뿌예진 서울의 스카이라인, 마스크와 후드를 쓰고 먼지바람을 견디는 사람들….
이는 영국 방송 BBC 기자의 눈에 비친 중국발 미세먼지와 황사로 고통받고 있는 서울의 모습이다.

BBC는 14일 '황사-중국에서 한국으로 고통을 주는 모래바람' 제하 기사에서 매년 봄 한국과 중국을 덮쳐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황사를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BBC는 "황사는 수백만 명의 북아시아인들이 겪는 계절적 시련"이라며 중국과 몽골 국경에 있는 고비 사막에서 발원해 봄바람을 타고 한반도에 도달하는 황사가 올해는 바다 건너 일본까지 덮쳤다고 설명했다.

또 중국 당국자들을 인용해 기온 상승과 고비사막의 강수량 감소로 1960년대 이후 황사가 더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에 거주하는 미국인 얼링 톰프슨(34)은 "날씨가 너무 더러우면 우울해지고 안에만 있고 싶어진다"며 황사 때문에 행복하지 않은 날을 보내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밖에도 BBC는 "황사를 피할 마땅한 방법이 없어 어쩔 수 없이 딸을 계속 학교에 보낸다", "하늘이 계속 흐려져서 야외 운동을 피하고 있다"는 한국 시민들의 말을 전했다.

지난달 중국 일부 지역에서 시작한 올해 황사는 이달 들어서만 4차례 먼지바람을 일으켰다.

최근 발생한 황사로 야외에 주차된 자동차와 자전거 등이 온통 먼지투성이가 됐다고 BBC는 전했다.

베이징에 사는 한 30대 여성은 "차에 떨어진 나뭇가지를 치우려고 잠깐 밖에 나갔다가 병마용처럼 먼지를 뒤집어썼다"며 "매년 봄 일어나는 모래바람에 꽤 익숙해졌지만, 이번은 바람이 너무 강해 침실에서도 먼지 냄새가 날 정도"라며 혀를 내둘렀다.

상하이에 사는 30대 여성은 "코로나19 제재로 2년 이상의 시간을 벌었는데도 매년 발생하는 황사를 완화할 방법을 왜 찾지 못했을까"라며 불평했다.

황사는 대기질을 악화할 뿐 아니라 호흡기 질환을 유발하는 등 건강을 위협하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더욱 큰 고통을 준다.

BBC는 미세먼지(PM10) 입자는 사람 머리카락보다 지름이 더 작아 호흡으로 체내에 쉽게 들어오기에 건강을 위협한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