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 터널 끝나면 침체 터널"…하반기 美증시 '적신호' [GO W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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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글로벌 경제와 증시, 기업에 대해 깊이 있게 분석하는 'GO WEST' 시간입니다.
글로벌콘텐츠부 박찬휘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전날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예상치를 하회했습니다.
이에 대해 월가에서는 어떻게 평가했나요?
<기자>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5% 상승한 것으로 나오면서 나스닥 선물 지수가 1% 급등하는 등 미국 증시는 개장 전에 축제 분위기였는데요.
그도 그럴것이 미국 CPI가 5%대로 하락한 것은 지난 2021년 9월 이후 18개월 만에 처음이었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월가에서는 연준(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종료 시점이 임박했다고 분석했습니다.
LPL 파이낸셜의 제프리 로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3월 CPI 결과에 대해 "5월 FOMC는 연준이 금리를 올리는 마지막 회의가 될 것"이라고 강하게 주장했습니다.
캐피탈이코노믹스 역시 연준이 5월 25bp 인상을 끝으로 긴축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요.
글로벌 회계법인 KPMG의 다이앤 스웡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지만 작년에 비해서 대폭 낮아졌다"며 희소식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런데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미국 증시는 장중 상승분을 반납하고 낙폭을 키웠습니다.
이유가 무엇인가요?
<기자>
네. 경제 거물들과 월가 인사들이 향후 미국 경기에 대해 어두운 전망을 내놨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3월 CPI 결과를 통해서 길었던 '긴축터널'의 출구가 보이기 시작한 것은 맞지만 출구 밖에는 '경기침체'라는 새로운 터널이 기다리고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기타 고피나스 IMF(국제통화기금) 수석부총재는 "미국 경제가 불한정한 위치에 있다"며 "경착륙 위험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또한 미국의 경제 성장률을 매우 낮게 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렌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은행 실패가 끝나지 않았다"고 경고하면서 이러한 우려에 무게를 더했는데요.
버핏 회장은 "미국은 예금 보호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예금자들은 돈이 사라질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지만, 이와 별개로 아직 많은 은행이 파산할 위기에 놓여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전날 공개된 3월 FOMC 의사록에 따르면 일부 연준 위원들이 하반기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한 것으로 나왔습니다.
이들은 "계속된 연준의 긴축과 은행 파산 사태로 인해 금융리스크가 더 높아졌다"며 "올해 말부터 완만한 경기침체가 발생할 수 있고, 회복에는 2년이 소요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미 경기 침체에 접어들었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투자자문사 에버코어ISI의 에드 하이먼 회장은 "미국 경제가 이미 경기침체 국면에 접어들었다"며 "연준은 5월 FOMC 회의부터 금리인상을 중단하고 현재 상황을 명확히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증시에 반영되면서 3대 지수가 하락한 거군요.
<기자>
네. 전날 미국 증시 11개 섹터 중 대부분의 섹터가 약세를 보인 가운데, 대표 경기민감주로 꼽히는 '임의소비재' 섹터가 홀로 1%대로 크게 하락했는데요.
이 밖에도 커뮤니케이션, 기술주 등 경기순환주가 포함된 섹터가 대체로 부진했습니다.
월가 전문가들은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가격에 반영된 채권시장과 달리 주식시장은 아직 하락을 겪지 않았다"며 "머지않아 기업들 주가에 경기침체 우려가 반영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한편 외환시장도 하방 압력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UBS "향후 몇 달간 미국 성장률·금리 프리미엄 떨어져…달러화도 약세 전망"
투자은행 UBS는 "향후 몇 달간 미국 성장률과 금리 프리미엄이 떨어질 것"이라며 이에 따라 달러화 가치도 약세가 전망된다고 분석했습니다.
반면 달러화 약세로 국제유가와 금값은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는데요.
실제로 달러화와 반대로 움직이는 WTI(서부텍사스산원유)와 금, 비트코인 가격 모두 연내 최고치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앵커>
끝으로 오늘 밤 미국 증시 전망은 어떤가요?
<기자>
네. 오늘도 증시에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경제지표가 발표됩니다.
미국의 3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발표되는데요.
시장에서는 3월 PPI가 전년 대비 3.1% 올라 지난달 4.4% 상승에서 둔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다만 전날 CPI 발표 이후 증시가 변동성을 겪었던 만큼 3월 PPI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인데요.
이보다 주간 실업보험청구건수 결과가 중요하다고 조언합니다.
주간 실업보험청구건수 예상치는 23만2천 건으로 지난주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고용시장 불안이 지속될 전망입니다.
이 밖에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미국 기업 1분기 어닝 시즌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월가에서 제시한 미국 기업 연간 주당순이익(EPS) 추정치는 220달러로 전년 대비 1% 하향 조정됐습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글로벌콘텐츠부 박찬휘 기자였습니다.
박찬휘기자 pch8477@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