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4월 13일 오전 10시52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올 하반기부터 공모주의 상장 첫날 주가 상승폭이 공모가의 최대 2.6배에서 최대 4배로 확대된다. 가격 변동폭을 넓혀 이른 시일 내 주가가 균형점을 찾도록 하기 위해 한국거래소가 제도를 변경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장일 주가가 널뛰기할 가능성이 커 공모주 투자 난이도가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따상’보다 센 ‘쿼드상’도 가능

새내기株 상장 첫날, 4배까지 오를 수 있다
13일 거래소는 이런 내용을 담은 업무규정 시행 세칙 개정안을 발표했다. 지난해 말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허수성 청약 방지 등 기업공개(IPO) 시장 건전성 제고 방안’의 후속 조치다. 거래소는 다음달까지 관련 시스템을 개발한 뒤 사전 테스트를 통해 오는 6월 26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현재 신규 상장 종목은 개장 전 30분 동안 공모가의 90~200%에서 호가를 접수해 결정되는 시초가를 개장 직후 거래 가격으로 사용하고 있다. 앞으로는 이런 과정 없이 공모가를 기준가격으로 사용한다. 주문 의사가 없는 투자자들이 신규 상장 종목을 대상으로 허수 주문을 넣었다가 개장 직전 취소하는 방식으로 시초가를 교란하는 행위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상장 후 가격제한폭도 확대된다. 지금은 신규 상장 종목도 이미 상장된 종목과 동일하게 ±30%의 가격제한폭이 적용된다. 그러나 세칙이 개정된 뒤에는 공모가의 60~400%로 확대된다.

이렇게 되면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손실률은 기존 -37%에서 -40%로 커지고 수익률은 160%에서 300%로 확대된다. 예를 들어 지금은 공모가 1만원인 상장 주식은 상장일 9000원부터 2만원까지 호가를 접수해 시초가가 결정되고 장중 6300~2만6000원에서 거래될 수 있다.

앞으로는 상장일 오전 8시30분부터 최저 6000원에서 최고 4만원 사이에서 주문을 넣을 수 있게 된다. 개장 직후 주가가 4만원에 결정되더라도 이날 장 마감 때까지 4만원을 벗어날 수 없다.

○눈치싸움 치열해질 듯

이번 세칙 개정은 일본 등 아시아 증시의 IPO 제도를 반영한 것이라고 거래소는 설명했다. 일본은 상장 당일 공모가의 최대 400%까지 가격제한폭을 두고 있다. 중국은 상장 당일, 대만은 상장일부터 4거래일 동안 가격제한폭을 적용하지 않는다.

금융투자업계는 이번 개정으로 공모주 투자 관행에 큰 변화가 올 것으로 예상했다. 우선 상장일 동시 호가로 대량 주문을 넣어 특정 투자자가 공모주를 싹쓸이하는 사례가 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교보증권 창구를 이용한 큰손 투자자는 카카오게임즈와 SK바이오사이언스를 상장 첫날 쓸어 담아 수십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주가 변동성이 심해지는 만큼 공모주 투자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