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원 고액연봉 받는 재벌에 거부감 느껴"
"지역주의로 한국의 민주주의는 여전히 멀다"
"국회의원 면책·불체포 특권은 말이 안된다"

<※ 편집자 주 = 윤여준과의 인터뷰 첫 번째 기사는 지난달 31일 [삶] 윤여준 "김영삼, 노태우 대통령에 '내 손에 죽고 싶으냐' 폭언"라는 제목으로 송고됐고, 주로 인생 스토리를 담았습니다.

이번 윤여준과의 인터뷰 두 번째 기사는 역대 대통령의 업적에 대한 평가와 한국 정치의 문제점 등을 담았습니다>
[삶] 윤여준 "관료 실력없어도 줄대어 출세…YS때부터 공직기강 붕괴"
윤여준(83)은 김영삼 정부 시절부터 정치적 가신 그룹이 청와대를 차지하면서 관료들이 급속히 정치화됐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 공직 생활을 하면서 실력이 없어도 줄을 대서 출세하는 관료들을 봤으며 이제는 그 정도가 심각해져 회복 불능 상태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국회의원 면책·불체포 특권은 권위주의 시대가 아닌 민주화 시대에는 말이 안 되는 제도라고 했다.

재벌총수들이 100억원 등의 고액 연봉을 받는 것에도 거부감이 든다고 했다.

윤여준은 지난달 27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충남 논산에서 태어난 윤여준은 가슴막염(늑막염)으로 경기고등학교 중퇴를 한 뒤 광천 상고를 거쳐 단국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동아일보·경향신문 기자, 김영삼 대통령 공보수석, 환경부 장관, 비례대표 국회의원, 여의도연구소장 등을 지냈다.

[삶] 윤여준 "관료 실력없어도 줄대어 출세…YS때부터 공직기강 붕괴"
-- 이승만 대통령에 대한 아버지의 평가는
▲ 아버지는 이 대통령의 비서이자 총무처 차관이었다가 1955년에 그만두셨다.

아버지는 이 대통령이 국제정세의 흐름에 대해 빠르고 정확하게 판단하는 능력을 갖췄는데, 그 능력은 누구도 따라가기 어려웠다고 했다.

반면에 한국의 전통문화와 가치에 대한 이 대통령의 인식이 약했기에 건국 과정에서 그런 가치들이 소홀히 취급됐다고 했다.

친일 청산 문제에 대해 아버지는 "남의 나라 식민지가 됐다가 독립해서 새로 나라를 세울 때는 건국의 기초를 튼튼히 해야 하는데, 친일 인사를 등용하는 것은 망조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이 대통령 당시의 부정 선거에 대해서는 아버지도 분개해서 젊은이들이 왜 가만히 있느냐고 질책하기도 했다.

-- 이승만 대통령과 김구선생 관계에 대해 아버지는 어떻게 말했나.

▲ 처음에 두 분은 친한 관계였다고 한다.

아버지는 이 대통령이 기거했던 이화장과 김구 선생이 살았던 경교장 사이를 수시로 왔다 갔다 하면서 메신저 역할을 했다고 한다.

그러다 두 분 주변 사람 간에 갈등이 생기면서 두 분 사이도 점점 멀어졌다고 아버지가 과거에 말씀하셨다.

[삶] 윤여준 "관료 실력없어도 줄대어 출세…YS때부터 공직기강 붕괴"
-- 김영삼 대통령에 대해 평가한다면.
▲ 김 대통령은 군인이 정치에 못 들어오도록 한 사람이다.

이것이 한국 민주주의 발전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본다.

금융실명제도 김 대통령의 배짱이 없으면 시행하지 못했을 것이다.

물론 외환위기를 맞은 것은 큰 과오다.

김 대통령은 경제를 잘 몰랐기에 보좌하는 사람들이 잘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 김영삼 대통령이 경제에 대해 많이 몰랐나.

▲ 경제부총리가 보고하면 김 대통령은 다른 생각을 했다.

표정을 보면 금방 그것을 알 수 있다.

경제수석이 "한국 경제가 이미 연착륙했다.

각하의 탁월한 리더십에 경의를 표한다"고 아부성 발언을 해도 좋아하지 않았다.

다른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제부총리나 경제수석의 보고가 끝나도, 보고가 종료됐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김 대통령은 경제 부총리와 경제수석에게 경제를 맡겼는데, 그들의 보고가 제대로 됐는지를 파악하지 못했다.

-- 다른 부처 각료들은 경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나.

▲ 내가 공보수석에서 물러나 환경부 장관으로 일하고 있을 때였다.

한 국무회의에서 경제 전문성을 가진 비경제부처 장관이 경제에 대해 염려하는 발언을 했다.

그랬더니 당시 경제부총리가 언성을 높이면서 면박을 줬다.

펀더멘털(경제 기초)이 좋은데 무슨 소리를 하느냐는 것이었다.

그다음 국무회의 때 또 다른 부처 장관이 비슷한 지적을 했더니 역시 경제부총리가 화를 냈다.

나는 그런 장면을 여러 번 봤다.

[삶] 윤여준 "관료 실력없어도 줄대어 출세…YS때부터 공직기강 붕괴"
-- 대통령이 경제를 모른다면 그 자체가 결정적 하자 아닌가.

▲ 경제부총리가 보고를 제대로 안 하면 경제수석이 바로 잡아야 한다.

그런데 경제수석은 경제부처로 다시 돌아갈 사람이다 보니 적당히 동조해준다.

그래서 대통령은 경제를 조금이라도 알아야 한다.

물가, 환율, 경상수지, 무역수지가 무엇인지는 이해해야 한다.

나는 김영삼 대통령이 경제에 대해 알았다면 외환위기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으로 본다.

-- 본인은 공보수석으로서 경제 문제에 대해 지적했나.

▲ 내가 민간 경제연구소 연구원, 언론인 등을 만나 경제에 대해 걱정하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그래서 경제수석에게 경제가 어렵다고 하는데, 대통령한테 왜 그렇게 낙관적으로 보고하느냐고 두차례 따진 적이 있다.

그 경제수석은 민간 경제연구소가 재벌사 부설이어서 정부로부터 뭔가 얻어내기 위해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면서 나한테 면박을 줬다.

-- 국정에서 경제가 어느 정도 중요한가.

▲ 내가 정부에 들어가 일을 하면서 국정의 기본은 경제라는 것을 깨달았다.

민생이 좋아지려면 경제가 튼튼해야 한다.

안보도 경제력 없이는 안된다.

경제력이 약하면 군사력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경제력과 군사력이 낙후하면 외교력이 생기지 않는다.

[삶] 윤여준 "관료 실력없어도 줄대어 출세…YS때부터 공직기강 붕괴"
-- 김대중 대통령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 민족의 대결 구도를 화해 구도로 바꾼 것이 김대중-김정일 6.15 정상회담이다.

이에 대해서는 좋은 평가를 해줘야 한다.

기초생활보장 제도는 급하게 만드는 바람에 당시에는 허점이 있었으나 서민을 위해 그런 제도를 만들었다는 것 자체는 인정해줘야 한다.

한나라당 국회의원 시절, 이런 이야기를 했더니 중진들은 내가 한나라당에 위장 취업했다고 비난했다.

-- 김대중 대통령의 업무 스타일이 매우 꼼꼼했나.

▲ 김 대통령 시절 사안에 대한 정부 대응이 늦는 경우를 몇 번 봤다.

청와대 수석 중 한 명에게 왜 그런 일이 발생하느냐고 물은 일이 있다.

그는 아침에 하는 수석회의는 사안에 대해 논의하고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의 지침을 기다리는 회의라고 했다.

대통령이 아주 미세한 것까지 지시사항을 내려보내는데, 이를 기다리다 보니 대응이 늦어진다는 것이었다.

[삶] 윤여준 "관료 실력없어도 줄대어 출세…YS때부터 공직기강 붕괴"
--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 탄핵됐으니 평가할 것도 없다.

어느 심리학자가 "박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고 싶어 하기는 했으나 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었다"라고 표현했다.

왜 대통령이 되려고 했을까 의문을 가질 정도로 역할을 거의 안 했다.

-- 본인은 17대 총선 때 한나라당 선거대책본부에서 박근혜 대표와 호흡을 맞추지 않았나.

▲ 그때 나는 선거대책 부본부장을 맡았다.

김형오 사무총장이 당연직 선거본부장인데, 지역구인 부산 상황이 힘들어서 내가 본부장 역할을 했다.

당시 나는 박근혜 대표와 매일 만나서 소통했다.

밤에 박 대표의 자택 근처 커피숍에서 기다리면 그가 귀갓길에 들러서 그날 상황에 대해 함께 리뷰했다.

다음 날 아침에도 만나서 논의했다.

그때 나는 박 대표와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어떤 불편도 느끼지 않았다.

[삶] 윤여준 "관료 실력없어도 줄대어 출세…YS때부터 공직기강 붕괴"
-- 이명박 대통령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 성공한 대통령이라고 보기 어렵다.

당시에는 세계적으로 훌륭한 CEO(최고경영자) 리더십이 이상적인 국가 리더십이라는 논리가 횡행했다.

이는 국내에도 영향을 줬고, 이 대통령이 등장한 배경이 됐다.

그러나 기업을 경영하는 것과 나라를 운영하는 것은 다르다.

CEO 리더십은 사익을 다루는 데 비해 국가 리더십은 공익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당시에도 이를 혼동하면 안 된다고 나는 지적한 바가 있다.

-- 이 대통령이 후보 시절에 본인한테 도와달라고 한 적이 있나.

▲ 당시 이명박 후보가 보자고 해서 그의 선거 사무실에서 만난 적이 있다.

그는 기획단을 만들어서 기획 회의를 해달라고 했다.

그는 기획단에서 결정한 대로 실행하겠다고 했다.

나는 당시 여론으로 봐서는 선거가 이미 끝난 것이니 대통령이 되면 무엇을 할지를 고민하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삶] 윤여준 "관료 실력없어도 줄대어 출세…YS때부터 공직기강 붕괴"
-- 문재인 대통령 업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 특별히 이뤄낸 게 없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에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발표했는데, 총론 부문에서 국민 주권을 강조하는 대목이 나온다.

이후 연설문에서는 "국민은 직접 민주주의를 원하고, 4년마다 한 번씩 투표하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는다"고 했다.

나는 문 대통령이 정치 시스템을 바꿀 생각을 하고 있다고 당시에 판단했다.

-- 문 정부 시절에 민주주의가 촉진됐나.

▲ 국민소환제, 국민발안제 등과 같은 직접민주주의 제도를 만들자는 이야기도 있었으나 실현되지 않았다.

문 정부는 소득주도성장(소주성)이 끌고, 남북 관계 개선이 밀도록 해서 정치제도 개선 등 국정 동력을 확보하려 했던 것 같다.

그러나 소주성은 나오자마자 망가졌고, 남북대화에서도 성과를 내지 못했다.

-- 문 대통령은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것으로 믿었을까.

▲ 그러지 않았을 것이다.

다만, 다른 방법으로 북한의 핵 위협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는지는 모르겠다.

-- 북한이 경제발전을 이루면 그 자체가 핵을 무력화시키는 것이라는 견해도 있는데.
▲ 북한이 핵 사용의 필요성을 못 느끼도록 상황을 만든다면 좋은 것이라고 본다.

-- 문 정부는 처음부터 공정과 정의를 중시했는데.
▲ 문 대통령이 공정과 정의라는 중요한 방향을 제시했으면 이에 대한 구체적인 자기 철학을 내놨어야 했다.

자신이 말하는 공정과 정의에 관해 자세히 설명하면 이에 관해 토론이 벌어지면서 국민의 이해도가 높아졌을 것이다.

그런 과정이 없었다.

[삶] 윤여준 "관료 실력없어도 줄대어 출세…YS때부터 공직기강 붕괴"
--지역주의에 의한 투표는 민주주의가 아니라는 견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지역주의로 선거한다면 민주화는 요원하고 시간이 걸릴 것이다.

유럽이 민주주의를 이루기까지는 300년이 걸렸다.

우리는 아직 몇십년 밖에 안됐다.

우리나라는 지금 대가를 지불하고 성숙한 상태로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경제에서는 압축성장을 했지만, 정치와 문화는 그게 안 된다.

-- 왜 지역주의가 지속되나.

▲ 그곳 주민들을 나무랄 수는 없다.

정치인들이 의도적으로 지역감정을 조장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그쪽에 기반을 둔 정치지도자들이 표를 얻기 위해서 그렇게 했다.

수도권 지역도 향우회들이 움직여 지역감정을 조장한다.

한국 정치의 비극이다.

-- 유권자들이 이제는 자각해야 하는 것 아닌가.

▲ 지역주의가 여전히 남아 있기는 하지만 이제는 많이 묽어진 것으로 본다.

단숨에 성숙한 민주주의로 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 지역감정, 진영논리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면 이런 편견에서 자유로운 인공지능(AI)을 부분적으로 도입해서라도 보완하면 되지 않을까.

▲ 정치는 가치관에 의한 결단이자 선택이다.

정치는 행정 차원이 아니고 인간 자유 영역이다.

따라서 AI로 정치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 정치에 대한 실망으로 민주주의에 대해 근원적 의문을 갖는 사람이 생기고 있는데.
▲ 그래서 중국 모델에 대해 관심을 갖는 사람이 꽤 있다.

물론 시진핑이 3기 연임을 하면서 이런 관심이 줄어들긴 했다.

중국 공산당의 경우, 당원들이 밑에서 위로 올라가는 과정이 상당히 체계화돼 있다.

능력과 품성을 토대로 차근차근 올라가지, 금방 도약하기 힘들다.

이런 점에서 중국 공산당 상층부 사람들은 (인품이나 능력이) 상당히 높은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삶] 윤여준 "관료 실력없어도 줄대어 출세…YS때부터 공직기강 붕괴"
--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 그런 제도는 말이 안 된다.

권위주의 정권 때 권력자를 비판하면 잡아가니 그걸 막기 위해 만든 제도다.

불체포특권 같은 제도는 빨리 없애야 한다.

이미 옛날에 없어져야 했다.

-- 국민의 심부름꾼이라는 국회의원이 연간 1억4천만원의 급여를 받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 국회의원은 봉사직인데, 특권 계급이 됐다.

유럽에서는 자전거를 타고 거의 하숙하다시피 하는 국회의원들도 많다.

한국 국회의원 특권 문제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해결될 것으로 본다.

-- 경제 권력이 정치권력을 압도한다고 했는데.
▲ 대기업들이 정치권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정치인들은 이해관계에 의해 대기업에 봉사하는 경우도 많고, 후원금을 많이 주니 공생하는 측면도 있다.

[삶] 윤여준 "관료 실력없어도 줄대어 출세…YS때부터 공직기강 붕괴"
-- 과거 한국의 관료 사회는 어떠했나.

▲ 국정은 관료들의 힘으로 추진되는 것이다.

관료 사회를 효율적으로 지휘하지 않으면 구체적으로 이뤄지는 게 없다.

산업화 시기에는 박정희 대통령이 수직적으로 관료 사회를 통제했다.

조국 근대화와 산업화를 위해 관료들에게 함께 나서자고 했고, 이것이 동기부여가 됐다.

그 결과, 관료들이 불평 한마디 없이 밤낮으로 일했다.

-- 지금 관료들은 열심히 일하나.

▲ 산업화 시기를 지나 민주화 시기가 왔으면 거기에 맞는 동기부여를 해야 한다.

그러나 김영삼 대통령 시절부터 관료들이 급속히 정치화됐다.

김 대통령이 오랫동안 보스 생활을 했기에 주변 참모나 가신들이 많았고, 이들이 청와대에 들어와 관료 사회를 지휘했다.

이러다 보니 관료 사회의 고위 공무원들 가치가 떨어진 것이다.

그러면서 공무원들이 정치화됐다.

-- 관료들이 정치화됐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 공무원으로서 직무를 충실히 하고 우수한 성과를 내는 것보다 줄을 대는 것이 중요한 일이 됐다는 의미다.

내가 공직 생활을 하면서 업무 능력은 없는데도 연줄을 댄 사람이 승진하는 공무원들을 직접 봤다.

공직기강이 무너진 것이다.

-- 공직기강이 심각한 수준으로 떨어졌나.

▲ 이게 보통 일이 아니다.

고도로 세련된 지도자가 아니면 공직사회의 자발성을 끌어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기강이 무너졌다.

[삶] 윤여준 "관료 실력없어도 줄대어 출세…YS때부터 공직기강 붕괴"
-- 인사원칙이 중요하다는 뜻인가.

▲ 내가 대통령 비서실에서 9년간 일했다.

국민들이 가장 예민하게 생각하는 것은 인사다.

각료나 비서실 인사를 잘하면 인심이 모이고, 잘못하면 흩어진다.

자질이나 경험과 관계없이 친소관계로 인사를 하면 국민도 납득 못 한다.

-- 인사원칙을 지키는 것이 쉽지 않은 듯하다.

▲ 고위 공직은 국민을 대신해서 국가권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이다.

그렇다면 대통령은 적재적소 원칙에 따라 인사를 해야 한다.

대통령 본인과 가깝든 멀든, 개인적으로 알든 모르든 관계 없이 그 분야에서 일을 잘한다고 평판이 난 사람을 골라야 한다.

그렇게 하면 대통령한테 득이 되고, 나라에도 도움이 된다.

[삶] 윤여준 "관료 실력없어도 줄대어 출세…YS때부터 공직기강 붕괴"
-- 한국의 정치경제 시스템이 위험하다는 지적이 있는데.
▲ 양극화가 심해지면 체제가 폭발할 수도 있다.

교육은 계층이동의 사다리였는데, 이제는 그런 역할을 못 하고 있다.

오히려 교육이 신분 세습의 통로가 되고 있다.

사교육비가 많이 들어가다 보니 부잣집 아이들이 좋은 교육을 받아서 좋은 대학에 들어가고 좋은 직장에 가게 된다.

교육을 통해 신분 세습이 되는 것이다.

이는 상당히 심각한 수준이어서 누적되면 폭발할 수도 있다.

-- 소득격차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 재벌총수들이 연봉 100억원을 받는다는 등의 기사를 볼 때마다 나는 거부감을 느낀다.

자기들은 효과적인 결정을 해서 기업을 키웠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보통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그런 고액 연봉이 합리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다보스 포럼에서도 이렇게 가면 자본주의가 폭발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 바람직한 한국의 모습은 무엇인가,
▲ 상식이 지배하는 사회다.

상식이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동안 우리나라에는 상식을 초월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상식대로 하면 국민이 지지해줄 것인데, 그렇게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 앞으로의 포부나 계획이 있다면.
▲ 그냥 사는 날까지 건강하게 살았으면 한다.

다행히 지금 건강에 큰 문제는 없다.

평상시에 무리하지 않고, 욕심 없이 지내고자 한다.

(취재지원 이건희 인턴기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