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삭한 식감·높은 당도, 지역 대표 농산물…재배면적 경남서 1위
재배부터 유통까지 체계적 관리…다축형 재배 기법 첫 도입 새 도전

[※ 편집자 주 = 우리나라 농업은 농업인구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부족 등에 직면하면서 지역을 불문하고 녹록지 않은 실정입니다.

경남에서도 농업인력과 경지면적이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지만, 신선 농산물의 수출 실적은 국내 최상위권에 속하는 등 농업을 육성하기 위한 지자체와 농협, 농가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농가를 살리고 지역을 대표하는 주요 작물을 소개하고, 재도약을 준비하는 농업 현장의 모습을 매주 한 차례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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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뛰는 경남농업] ⑦ 자연과 사람이 빚어낸 청량한 맛 '거창 사과'
경남 거창 사과는 아삭한 식감과 높은 당도로 유명한 지역 대표 농산물이다.

현재 거창에서는 농가 1천850곳이 1천725㏊ 면적에서 연간 4만t에 달하는 사과를 생산해 196억원가량 소득을 올리고 있다.

도내 전체 재배면적은 48%로 1위로 경남을 대표하는 사과 주산지이다.

사과의 원산지는 발칸반도로 알려졌으며 로마 시대에 'Malus' 또는 'Malum'이란 명칭으로 재배가 성행했다.

이후 16~17세기에 걸쳐 유럽 각지에 전파됐으며 19세기 초까지 영국이 세계 최대 생산국이었다.

20세기에 칠레 등 남미 각국에 전파됐으며 현재는 러시아가 세계 최대 생산국이다.

일본은 1864년 미국에서 사과를 도입해 재배를 시도했으며 우리나라는 1906년 일본으로부터 들여와 본격적으로 기르기 시작했다.

최초의 거창 사과 재배는 193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농업에 종사하던 신경재 씨가 거창읍 대동리에 실생묘를 가져와 재배하기 시작했다.

1966년부터 정부 지원으로 거창의 사과 산업도 본격적으로 성장했다.

1970년대에 재배면적이 늘어나며 지역의 제1 농특산물로이자 주요 소득작목으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1995년 '제1회 거창 사과 축제'가 성황리에 개최되는 등 오늘날에 이르러 2029년 재배 100주년을 앞두고 있다.

[다시 뛰는 경남농업] ⑦ 자연과 사람이 빚어낸 청량한 맛 '거창 사과'
거창은 사방이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일교차가 큰 청정 산골로 사과 재배 최적지이다.

동쪽은 두리봉(1천135m), 서쪽은 기백산(1천311m), 남쪽은 보록산(796m), 북쪽은 덕유산(1,594m)으로 둘러싸인 남부지방 유일의 산간 고원지대다.

자연적 장벽인 해발 1천m 이상 산들이 겨울철 북서풍과 여름철 남서풍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연평균 기온 12℃, 강우량이 811.6㎜, 여름철 6~9월 사이 연간 강우량 47% 집중 등 유리한 조건으로 품질 좋은 사과를 생산한다.

거창 사과는 과피의 색깔이 좋고 당도가 높으며 백두대간 줄기의 게르마늄 성분이 많은 지하수를 공급받아 더욱 진한 향을 자랑한다.

또 사질토양에서 재배돼 육질이 단단하고 과즙이 많다.

거창 사과와 타지역 재배 사과를 비교해보면 거창 사과가 일반 사과보다 무기질과 비타민이 월등하게 많은 것으로 나타난다.

수분 함량은 86∼87%로 주성분은 탄수화물, 단백질이며 지방은 비교적 적은 편이다.

고혈압 예방과 폐암 발생률 감소 효과가 뛰어나며 비타민A·C, 칼륨, 칼슘, 나트륨 등 무기물 함량이 높다.

이밖에 껍질째 먹으면 치아를 보호하는 효과도 있다.

생과 외에도 즙, 퓌레, 잼부터 국수, 식초, 아이스크림까지 다양한 가공품으로 소비자들과 만나고 있다.

신제품 개발에도 꾸준히 노력을 기울여 젤리, 요거트바 등 제품이 조만간 출시될 예정이다.

[다시 뛰는 경남농업] ⑦ 자연과 사람이 빚어낸 청량한 맛 '거창 사과'
거창은 2013년 사과 딸기 산업 특구로 지정됐으며 지속적인 과원 시설 보완과 전방위 재배 기술 컨설팅, 수출·유통 지원을 통해 사과 재배부터 유통까지 체계적인 관리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다축형 사과(하나의 밑동에서 원줄기가 여섯 갈래 등으로 벌어져 자라는 사과) 재배 신기술을 국내 최초로 도입·보급하는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고령화·기후변화 등 사과 재배가 한계에 직면해 다축형 기술을 도입, 새로운 도약을 위한 혁신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다축형 사과는 가지가 짧고 굵지 않아 자르고 다듬는 시간이 단축되며 햇빛을 잘 받고 통풍이 잘되는 이점이 있다.

나무 상·하단 품질이 균일하고 양분 대부분을 과일이 흡수한다.

또 병해충을 손쉽게 방제할 수 있고 수확 등에 기계화 도입이 수월하고 비료나 농약과 같은 농자재도 적게 필요한 등 생산성을 향상하고 노동력은 절감할 수 있는 미래형 과원 체계로 평가받는다.

군은 재배 100주년인 2029년까지 400㏊ 면적에 다축형 사과 재배 기법을 도입할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오늘날 고품질의 명품 사과라는 결실을 볼 수 있었다"며 "자연과 기술, 농부가 함께 빚어낸 거창 사과에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져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다시 뛰는 경남농업] ⑦ 자연과 사람이 빚어낸 청량한 맛 '거창 사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