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동행] "한두 마리 데려오다 보니…" 유기묘 카페 만든 윤진상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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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급식소 설치 위해 지자체 지원도 받아내
'구조부터 입양까지' 유기묘 지원센터 설립 포부도
"버려진 아이들이 불쌍해서 한 마리씩 거둬들이다 보니 여기까지 왔네요" 8일 충북 청주시 운천동에서 특별한 고양이 카페를 운영하는 윤진상(30)씨가 멋쩍은 듯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이곳에는 번식장에서 구조된 고양이나 주인에게 버려져 오갈 데 없는 유기묘 20여마리가 머물고 있다.
15평 정도 되는 카페 내부는 고양이를 생각하는 윤씨의 세심한 배려가 곳곳에서 묻어난다.
공간을 두 곳으로 분리해 한쪽은 고양이들이 홀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방으로 만들고 다른 쪽은 천장과 벽면에 캣타워 등을 설치한 놀이공간으로 꾸몄다.
윤씨가 유기묘를 돌보게 된 것은 대학생 때 학대당하는 길고양이를 구조하면서부터다.
그는 "길고양이 밥에 담뱃재를 섞여 먹이는 행인으로부터 고양이를 구조한 적이 있다"며 "그 일을 계기로 위험한 상황에 부닥친 고양이를 지나치지 못하고 하나둘 데려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유기묘와의 인연은 대학교를 졸업하고 목공예 공방을 차린 이후에도 이어졌다.
윤씨가 버려진 고양이를 보살핀다는 소문이 동네에 퍼지면서 주민들이 병든 고양이를 몰래 공방 앞에 갖다 놓거나 추위에 떨고 있는 고양이를 무작정 데려와 맡기기 시작했다.
돌봐야 할 식구가 1년도 안 돼 수십마리까지 늘어나면서 공방의 절반 가까이를 유기묘들에게 내어주기에 이르렀다.
나날이 건강해지는 유기묘의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꼈지만 한 마리 한 마리에 들어가는 비용은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윤씨는 "공예품을 팔아 버는 돈으로는 한 달 평균 300만원 정도 되는 사룟값과 병원비 등을 감당하기 어려웠다"며 "부족한 돈은 대리운전, 배달 아르바이트와 같은 부업으로 메우며 근근이 생계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던 중 유기묘 보호 활동을 활발히 하는 지인으로부터 고양이 카페를 운영해 보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동물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한다는 부정적인 시선이 걱정됐지만, 유기묘 문제를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고양이와 입양 희망자 간의 만남의 장을 마련하고 싶다는 생각에 카페를 차리게 됐다.
윤씨는 "카페 이용객 중 유기묘가 눈에 밟혀 입양을 결정한 경우가 제법 있었다"며 "공예품을 만들다 보면 시간이 없어 고양이에게 신경을 못 쓸 때가 많은데, 그때마다 손님들이 대신 이뻐해 줘 감사했다"고 말했다.
유기묘와의 공존을 위한 윤씨의 고민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청주시 도시재생사업 일환인 운천동 주민 제안 공모사업에 길고양이 급식소 설치를 건의해 사업비 100만원을 지원받았다.
급식소 설치는 길고양이 울음소리 등으로 주민들이 반대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사람과 동물은 어울려 살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주민들 사이에 형성돼 많은 공감을 얻어낼 수 있었다.
윤씨는 "내달까지 우선 10개를 만들어 설치할 계획인데 필요하면 사비를 들여 확충할 계획"이라며 "지자체가 공인하고 주민들 스스로가 관리주체가 된다는 점에서 길고양이 보호 효과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마음 맞는 지인들과 유기묘 입양지원센터를 설립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구조·치료·입양이 체계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센터를 짓기 위해 동물보호단체, 전문가 등과 논의를 하고 있다"며 "금전적인 도움은 줄 수 없더라도 할 수 있는 데까지 부지런히 움직이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구조부터 입양까지' 유기묘 지원센터 설립 포부도
"버려진 아이들이 불쌍해서 한 마리씩 거둬들이다 보니 여기까지 왔네요" 8일 충북 청주시 운천동에서 특별한 고양이 카페를 운영하는 윤진상(30)씨가 멋쩍은 듯 미소를 지으며 이렇게 말했다.
이곳에는 번식장에서 구조된 고양이나 주인에게 버려져 오갈 데 없는 유기묘 20여마리가 머물고 있다.
15평 정도 되는 카페 내부는 고양이를 생각하는 윤씨의 세심한 배려가 곳곳에서 묻어난다.
공간을 두 곳으로 분리해 한쪽은 고양이들이 홀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방으로 만들고 다른 쪽은 천장과 벽면에 캣타워 등을 설치한 놀이공간으로 꾸몄다.
윤씨가 유기묘를 돌보게 된 것은 대학생 때 학대당하는 길고양이를 구조하면서부터다.
그는 "길고양이 밥에 담뱃재를 섞여 먹이는 행인으로부터 고양이를 구조한 적이 있다"며 "그 일을 계기로 위험한 상황에 부닥친 고양이를 지나치지 못하고 하나둘 데려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유기묘와의 인연은 대학교를 졸업하고 목공예 공방을 차린 이후에도 이어졌다.
윤씨가 버려진 고양이를 보살핀다는 소문이 동네에 퍼지면서 주민들이 병든 고양이를 몰래 공방 앞에 갖다 놓거나 추위에 떨고 있는 고양이를 무작정 데려와 맡기기 시작했다.
돌봐야 할 식구가 1년도 안 돼 수십마리까지 늘어나면서 공방의 절반 가까이를 유기묘들에게 내어주기에 이르렀다.
나날이 건강해지는 유기묘의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꼈지만 한 마리 한 마리에 들어가는 비용은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윤씨는 "공예품을 팔아 버는 돈으로는 한 달 평균 300만원 정도 되는 사룟값과 병원비 등을 감당하기 어려웠다"며 "부족한 돈은 대리운전, 배달 아르바이트와 같은 부업으로 메우며 근근이 생계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던 중 유기묘 보호 활동을 활발히 하는 지인으로부터 고양이 카페를 운영해 보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동물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한다는 부정적인 시선이 걱정됐지만, 유기묘 문제를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고양이와 입양 희망자 간의 만남의 장을 마련하고 싶다는 생각에 카페를 차리게 됐다.
윤씨는 "카페 이용객 중 유기묘가 눈에 밟혀 입양을 결정한 경우가 제법 있었다"며 "공예품을 만들다 보면 시간이 없어 고양이에게 신경을 못 쓸 때가 많은데, 그때마다 손님들이 대신 이뻐해 줘 감사했다"고 말했다.
유기묘와의 공존을 위한 윤씨의 고민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청주시 도시재생사업 일환인 운천동 주민 제안 공모사업에 길고양이 급식소 설치를 건의해 사업비 100만원을 지원받았다.
급식소 설치는 길고양이 울음소리 등으로 주민들이 반대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사람과 동물은 어울려 살아야 한다는 분위기가 주민들 사이에 형성돼 많은 공감을 얻어낼 수 있었다.
윤씨는 "내달까지 우선 10개를 만들어 설치할 계획인데 필요하면 사비를 들여 확충할 계획"이라며 "지자체가 공인하고 주민들 스스로가 관리주체가 된다는 점에서 길고양이 보호 효과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마음 맞는 지인들과 유기묘 입양지원센터를 설립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구조·치료·입양이 체계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센터를 짓기 위해 동물보호단체, 전문가 등과 논의를 하고 있다"며 "금전적인 도움은 줄 수 없더라도 할 수 있는 데까지 부지런히 움직이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