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해외사업 킹' 중부발전…스웨덴 법인 청산
스웨덴 풍력 시장에 본격 진출한 한국중부발전이 최근 스웨덴 현지 법인을 청산하기로 결정했다.

7일 한국경제TV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중부발전은 스웨덴에 운영·정비(O&M) 법인을 설립했으나 현지 계좌 개설에 실패해 법인을 청산한다. 중부발전이 스웨덴에 법인을 설립한지 2년여 만이다.

중부발전은 2021년 5월 스웨덴 스타브로 풍력발전단지 수주를 계기로 스웨덴 현지에 O&M 법인 설립을 추진했다.

같은해 8월 스웨덴의 한 페이퍼 컴퍼니를 매입해 법인 등록을 마쳤다.

다만 스웨덴 은행에서 법인 계좌 개설이 막혔다. 유럽 현지에서 외국 법인의 자금 세탁 이슈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O&M 법인에 파견자를 보내려면 비자가 필요하다. 비자 발급 조건은 사업 안정성이다. 법인 계좌의 예금 등으로 이를 증명해야 하는데 계좌 설립이 어려워진 것이다.

중부발전은 향후 유럽 사업을 확장할 때 법인 설립을 다시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스웨덴이 아닌 다른 국가도 고려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부발전이 스웨덴 O&M 법인 설립부터 청산에 쓴 비용은 약 1,700만원이다.

중부발전은 기존 네덜란드 법인 코미포 유럽(KOMIPO EUROPE)을 통해 현재 진행 중인 스웨덴 사업을 관리한다는 내부 방침을 세웠다.

중부발전은 스웨덴 스타브로 풍력발전 사업을 수주했다. 북유럽 스칸디나비아반도 최대 규모로 국내 발전사가 유럽 신재생 시장에 진출한 최초 사례다.

2019년 7월 착공에 들어간 지 30개월여 만인 2021년 준공했다. 현재 풍력 발전기 62기가 상업 운전 중이다.

이후 후속인 스웨덴 구바버겟 사업을 따내 2021년 7월 착공에 들어갔다. 중부발전은 이 두 사업의 건설은 물론 운영·관리까지 맡고 있다.

중부발전 측은 이번 스웨덴 O&M 법인 청산으로 스타브로, 구바버겟 등의 사업에 차질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계좌 개설에 난항을 겪은 데다 초년도 사업 실적까지 저조할 것으로 점쳐지면서 법인을 유지하는 데 부담이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또 스웨덴이 아닌 네덜란드 법인의 파견 인력을 활용해야 하는 만큼 운영에 무리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부발전은 스웨덴 내 추가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정부가 지난해 32조원의 역대 최악 적자를 기록한 한전의 재무 구조를 개선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도 있다.

한전과 중부발전 등 전력 자회사는 2022년부터 2026년까지 5년 간 재정 건전화 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자산 매각 2조 9,000억원 ▲사업 조정 5조 6,000억원 ▲비용 절감 3조원 ▲수익 확대 1조 1,000억원 등이다.

실제로 중부발전은 해당 문서를 통해 "1인 사업장 관리 강화 방침과 유럽 법인 재무 상황 및 유지 인력 등을 고려한 방침이다"고 밝혔다.

지난해 중부발전은 해외 사업 부문에서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발전사 가운데 가장 많은 1,093억의 순이익을 냈다.

중부발전은 이에 대해 "일단 운영 법인 설립을 잠시 중단한 것"이라며 "한전 재무 구조 개선과 별개로 유럽 법인은 유지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단독] '해외사업 킹' 중부발전…스웨덴 법인 청산
이지효기자 jhlee@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