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염둥이의 살인광 변신…영화 '곰돌이 푸: 피와 꿀'
어린 시절 크리스토퍼는 숲속에서 곰돌이 '푸'와 '피글렛' 등 동물 친구들을 만나 신나게 놀았다.

하지만 얼마 못 가 그는 친구들을 떠나야 했고, 숲에 남겨진 '푸'와 '피글렛' 등은 버려졌다는 배신감에 불타며 인간을 향한 복수를 꿈꾼다.

몇 해 뒤 결혼을 앞둔 여자친구와 숲으로 놀러 온 크리스토퍼는 '푸'와 '피글렛' 등 친구들을 찾아 나선다.

숲속 분위기는 음산하기만 하고, 어렵게 만난 '푸'와 '피글렛'은 과거의 다정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위협적이기만 하다.

영화 '곰돌이 푸: 피와 꿀'은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았던 곰돌이 '푸'를 살인마로 내세운 파격 공포영화다.

친숙하게만 느껴졌던 곰돌이 '푸'가 해머를 휘두르고, 칼로 목을 베며 얼굴 위가 피로 물드는 장면은 인상적이다.

'푸'와 함께 2인조가 돼 잔혹한 살인을 저지르는 '피글렛'도 놀랍기는 마찬가지다.

'푸'와 '피글렛'의 무자비한 살인은 극도의 분노와 배신감에서 비롯된 일. 필요할 때만 이용해 먹고 아무렇지 않게 버리는 인간 족속을 향한 심판으로도 볼 수 있다.

피 튀기는 고어물인 작품이 피범벅 살인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인과관계가 맞지 않는 선량한 희생양들도 속출한다.

친구들과 숲속 오두막집에 놀러 간 것이 죄가 될 수 없지만, '푸'와 '피글렛'은 크리스토퍼를 넘어 이들마저 사냥의 대상으로 삼는다.

귀염둥이의 살인광 변신…영화 '곰돌이 푸: 피와 꿀'
오랜만에 스크린에 걸린 유혈 낭자한 공포영화라는 점이 마니아의 눈길을 사로잡을 법도 하지만 배우들의 어색한 연기, 허술함을 지우지 못한 작품 전개 등은 영화적 매력을 반감하는 요인이다.

잔혹한 장면이 이어지는 가운데 '피식' 웃음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곰돌이 푸: 피와 꿀'은 1926년 출간된 영국 작가 A.A. 밀른의 동화 '곰돌이 푸'를 원작으로 삼았다.

이 동화가 2021년 저작권이 만료되며 누구나 콘텐츠로 만들 수 있는 '공공저작물'로 전환되자 단편영화를 연출해온 신예 리스 프레이크-워터필드 감독이 곰돌이 '푸'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바꿔 작품에 가져왔다.

6일 개봉. 84분. 청소년관람불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