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 2사서 몸 던진 피렐라, 허리 부상 의심…"정밀 검진 예정"
삼성 피렐라, 부상과 맞바꾼 승리…슈퍼 캐치 후 병원 이송
삼성 라이온즈의 외국인 선수 호세 피렐라(34)가 한 점 차로 앞선 9회초 수비 2사 1, 2루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몸을 던지는 슈퍼 캐치로 승리를 지킨 뒤 병원으로 이송됐다.

피렐라는 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홈 경기에서 부상과 승리를 맞바꿨다.

상황은 급박했다.

삼성은 7-5로 앞선 9회초 마지막 수비에서 마무리 투수 오승환을 투입했다.

오승환이 노시환에게 우월 솔로홈런을 허용해 삼성은 7-6, 한 점 차로 쫓겼다.

이후 오승환은 채은성을 삼진 처리했고, 승리까지 아웃 카운트 1개가 남았다.

경기는 쉽게 끝나지 않았다.

오승환은 후속 타자 브라이언 오그레디를 땅볼로 유도했지만, 강습타구가 오승환의 왼발을 맞고 휘어져 좌전 안타로 연결됐다.

오승환은 왼발 통증을 느낀 듯 제구 난조에 시달리다가 김인환에게 4구를 내줘 2사 1, 2루 위기에 놓였다.

안타 1개면 동점 혹은 역전이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오승환은 후속 타자 문현빈을 상대로 4구째 직구를 던졌고, 문현빈은 좌측 대형 타구를 날렸다.

안타성 타구였다.

이때 삼성 좌익수 피렐라가 몸을 던졌다.

이날 경기장은 3회부터 내린 빗줄기로 미끄러웠지만, 피렐라는 끝까지 쫓아가 공을 잡아냈다.

피렐라는 무게 중심을 잃고 넘어졌다.

이 과정에서 펜스에 머리를 크게 부딪혔다.

그는 큰 충격을 받은 듯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그러나 글러브에 있는 공은 놓지 않았다.

피렐라는 주심의 경기 종료 선언이 나온 뒤에도 일어나지 못했다.

외야로 뛰어나간 삼성 관계자들은 구급차를 불렀고, 결국 피렐라는 들것에 실려 구급차를 타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삼성 관계자는 "충돌 과정에서 허리에 충격을 받은 것 같다"며 "병원에서 컴퓨터 단층 촬영(CT) 등 정밀 검진을 받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피렐라는 이날 5-5로 맞선 7회말 결승 투런 홈런을 치는 등 타석에서도 맹활약했다.

삼성 선수단은 극적인 승리에도 웃지 못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피렐라가 우려스러운 상황에 놓여서 유감이다"라며 "부상 없이 건강하게 복귀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피렐라는 2021시즌부터 맹활약한 삼성의 핵심 타자다.

지난 시즌엔 타율 0.342(2위), 28홈런(2위), 109타점(2위)으로 맹활약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