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걸쳐 법망 피했지만…끝내 기소된 '미꾸라지' 트럼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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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3년 흑인에 아파트 임대 거부해 첫 조사 후 각종 수사 받아
WP "혐의 중요성보다 검사들의 사건 접근방식 차이가 기소로 이어져"
측근 "트럼프, 자신이 법 위에 있다 생각…유죄 입증 어려울 것" 50년간 다양한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르면서도 법망을 요리저리 피하면서 기소되지 않았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성추문 입막음 돈 지급 의혹'으로 역대 미국 대통령 중 첫 기소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30일(현지시간) 법 위에 군림하는 모습을 보여온 트럼프에 대한 첫 기소가 1·6 의혹 폭동 등이 아니라 성추문 입막음 의혹에 대해 이뤄진 것은 혐의의 상대적 중요성이나 타당성보다는 검사들의 사건 접근 방식 차이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또 이 기소는 수많은 수사에서 유죄를 피해 온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론적으로 감옥에 보낼 수 있는 형사 혐의를 적용한 것이라며 기소가 정치적 파문을 불러오고 법적으로 새로운 지평을 열 수도 있다고 전했다.
성추문 입막음 의혹은 '스토미 대니얼스'라는 전직 포르노 배우가 2016년 대선 전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2006년 혼외정사를 언론에 폭로할 가능성을 우려해 침묵을 지키는 대가로 그에게 13만달러(약 1억7천만원)를 지급했다는 내용이다.
대니얼스 사건은 트럼프가 바람을 피웠는지 여부가 아니라 그의 입을 막기 위해 지급한 돈과 이 돈이 불법 선거 자금에 해당하는지에 초점이 맞춰진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를 예상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와 오래 일해온 측근 등은 그가 1973년 인종차별 혐의로 처음 수사선상에 오른 이후 지금까지 항상 법률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고 전했다.
20여년간 트럼프 그룹에서 최고 경영진으로 일해온 엔지니어이자 변호사인 바버라 레스는 "도널드는 자신이 법 위에 있다고 절대적으로 믿었다"며 "그는 항상 두려움이 없었고 지름길을 좋아했고 사람들을 고소하는 것을 좋아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항상 자신을 유능한 '거래 전문가'이자 뛰어난 '탈출 예술가' 등으로 묘사해왔다.
그는 성인이 된 후 대략 10년마다 연방기관이나 주 기관, 은행가, 카지노 규제 당국, 검찰 등의 조사를 받았지만 모두 큰 처벌을 피해 왔다.
그가 조사받고 처벌 없이 빠져나온 혐의는 인종차별에서부터 뉴욕주 로비법 위반, 2016년 미국 대선을 방해하려는 러시아 시도에 관여한 혐의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대통령 취임 후에도 유일하게 두 번이나 탄핵당했지만 모두 벗어났다.
WP는 법과 변호사, 법적 위험에 대한 트럼프의 태도는 사업과 정치, 개인적 관계에 대한 그의 접근 방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문지식과 규칙보다는 본능과 직감을 믿고,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홍보는 모두 좋은 것이며 미국인 대부분은 성공한 사람들이 규칙을 어기더라도 그들을 존경한다고 말해왔다.
법적 절차를 잘 처리할 수 있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신감은 그의 아버지와 사기·허위 진술로 변호사 자격을 박탈당한 뉴욕 권력 브로커 로이 콘으로부터 온 것이라고 WP는 분석했다.
1973년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아버지가 아파트 임대에서 흑인 입주를 거부해 인종차별 혐의로 첫 조사를 받을 때, 변호를 맡은 로이 콘은 끝까지 정부와 싸울 것을 조언하고 '공격받으면 압도적인 힘으로 반격하라'는 전략을 제시했다.
트럼프는 당시 처음에는 인종차별 혐의 모두를 부인하다가 자기 행동이 불법인지 몰랐다고 말을 바꿨고, 그다음엔 변호사를 통해 정부가 가짜 '게슈타포 같은 수사'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콘은 이어 정부를 상대로 1억 달러 규모의 반소를 제기, 소송을 2년간 끌다가 트럼프가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내용의 합의를 끌어냈다.
트럼프는 소송에서 자신이 주택 차별법을 "잘 알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검찰을 우롱했고 이를 이용해 자신과 자신의 사업을 마음껏 홍보하는 효과를 얻었다.
이후 '공격받으면 압도적인 힘으로 반격하라'는 전략은 트럼프가 사업은 물론 정치에서도 지금까지 일관되게 사용하는 대응 전략이 됐다.
대니얼스 사건에서도 트럼프는 콘의 전략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그는 대니얼스와 불륜이 있었다는 것을 전면 부인하다가 나중에 대니얼스가 '불륜에 대한 허위 및 강탈적 주장을 하는 것을 중단시키기 위해' 코언이 대니얼스에게 지급한 돈을 개인적으로 변상해줬다고 시인했다.
앨빈 브래그 맨해튼 지검장은 지난해 기소 결정 여부는 수사관들의 사건 입증 능력에 대한 자신감에 근거해 내릴 것이라며 "검찰은 문서를 검토하고 증인을 심문하고 이전에 조사하지 않은 증거를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레스 변호사는 수십년간 법을 피해 온 트럼프 전 대통령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고 싶다면서도 "검찰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잡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그들은 트럼프를 끝까지 쫓을 용기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WP "혐의 중요성보다 검사들의 사건 접근방식 차이가 기소로 이어져"
측근 "트럼프, 자신이 법 위에 있다 생각…유죄 입증 어려울 것" 50년간 다양한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르면서도 법망을 요리저리 피하면서 기소되지 않았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성추문 입막음 돈 지급 의혹'으로 역대 미국 대통령 중 첫 기소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30일(현지시간) 법 위에 군림하는 모습을 보여온 트럼프에 대한 첫 기소가 1·6 의혹 폭동 등이 아니라 성추문 입막음 의혹에 대해 이뤄진 것은 혐의의 상대적 중요성이나 타당성보다는 검사들의 사건 접근 방식 차이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또 이 기소는 수많은 수사에서 유죄를 피해 온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론적으로 감옥에 보낼 수 있는 형사 혐의를 적용한 것이라며 기소가 정치적 파문을 불러오고 법적으로 새로운 지평을 열 수도 있다고 전했다.
성추문 입막음 의혹은 '스토미 대니얼스'라는 전직 포르노 배우가 2016년 대선 전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2006년 혼외정사를 언론에 폭로할 가능성을 우려해 침묵을 지키는 대가로 그에게 13만달러(약 1억7천만원)를 지급했다는 내용이다.
대니얼스 사건은 트럼프가 바람을 피웠는지 여부가 아니라 그의 입을 막기 위해 지급한 돈과 이 돈이 불법 선거 자금에 해당하는지에 초점이 맞춰진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기소를 예상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와 오래 일해온 측근 등은 그가 1973년 인종차별 혐의로 처음 수사선상에 오른 이후 지금까지 항상 법률문제는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고 전했다.
20여년간 트럼프 그룹에서 최고 경영진으로 일해온 엔지니어이자 변호사인 바버라 레스는 "도널드는 자신이 법 위에 있다고 절대적으로 믿었다"며 "그는 항상 두려움이 없었고 지름길을 좋아했고 사람들을 고소하는 것을 좋아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항상 자신을 유능한 '거래 전문가'이자 뛰어난 '탈출 예술가' 등으로 묘사해왔다.
그는 성인이 된 후 대략 10년마다 연방기관이나 주 기관, 은행가, 카지노 규제 당국, 검찰 등의 조사를 받았지만 모두 큰 처벌을 피해 왔다.
그가 조사받고 처벌 없이 빠져나온 혐의는 인종차별에서부터 뉴욕주 로비법 위반, 2016년 미국 대선을 방해하려는 러시아 시도에 관여한 혐의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대통령 취임 후에도 유일하게 두 번이나 탄핵당했지만 모두 벗어났다.
WP는 법과 변호사, 법적 위험에 대한 트럼프의 태도는 사업과 정치, 개인적 관계에 대한 그의 접근 방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전문지식과 규칙보다는 본능과 직감을 믿고,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홍보는 모두 좋은 것이며 미국인 대부분은 성공한 사람들이 규칙을 어기더라도 그들을 존경한다고 말해왔다.
법적 절차를 잘 처리할 수 있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신감은 그의 아버지와 사기·허위 진술로 변호사 자격을 박탈당한 뉴욕 권력 브로커 로이 콘으로부터 온 것이라고 WP는 분석했다.
1973년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아버지가 아파트 임대에서 흑인 입주를 거부해 인종차별 혐의로 첫 조사를 받을 때, 변호를 맡은 로이 콘은 끝까지 정부와 싸울 것을 조언하고 '공격받으면 압도적인 힘으로 반격하라'는 전략을 제시했다.
트럼프는 당시 처음에는 인종차별 혐의 모두를 부인하다가 자기 행동이 불법인지 몰랐다고 말을 바꿨고, 그다음엔 변호사를 통해 정부가 가짜 '게슈타포 같은 수사'를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콘은 이어 정부를 상대로 1억 달러 규모의 반소를 제기, 소송을 2년간 끌다가 트럼프가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내용의 합의를 끌어냈다.
트럼프는 소송에서 자신이 주택 차별법을 "잘 알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검찰을 우롱했고 이를 이용해 자신과 자신의 사업을 마음껏 홍보하는 효과를 얻었다.
이후 '공격받으면 압도적인 힘으로 반격하라'는 전략은 트럼프가 사업은 물론 정치에서도 지금까지 일관되게 사용하는 대응 전략이 됐다.
대니얼스 사건에서도 트럼프는 콘의 전략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
그는 대니얼스와 불륜이 있었다는 것을 전면 부인하다가 나중에 대니얼스가 '불륜에 대한 허위 및 강탈적 주장을 하는 것을 중단시키기 위해' 코언이 대니얼스에게 지급한 돈을 개인적으로 변상해줬다고 시인했다.
앨빈 브래그 맨해튼 지검장은 지난해 기소 결정 여부는 수사관들의 사건 입증 능력에 대한 자신감에 근거해 내릴 것이라며 "검찰은 문서를 검토하고 증인을 심문하고 이전에 조사하지 않은 증거를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레스 변호사는 수십년간 법을 피해 온 트럼프 전 대통령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고 싶다면서도 "검찰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잡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그들은 트럼프를 끝까지 쫓을 용기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