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모킹 건'·'듣고, 보니, 그럴싸' 등 첫선
시즌제로 자리매김 꾀하는 예능도 여럿
범죄 예능 전성시대…차별화된 스토리텔링으로 승부
범죄심리학자 박지선 교수가 영화 '마더'에서 용의자로 지목된 주인공 원빈의 심리를 분석하고, 배우 김남희가 용산 일가족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변신해 상황을 재연한다.

30일 방송가에 따르면 범죄를 소재로 다룬 예능 프로그램들이 잇따르고 있다.

시즌제로 자리매김한 범죄 스토리텔링 예능 중 현재 방송 중인 것만 해도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채널A '블랙2: 영혼파괴자들', E채널 '용감한 형사들2', 디스커버리 채널 코리아 '풀어파일러2' 등이 있다.

최근에는 익숙한 스토리텔링 형식에 변주를 줘서 차별점을 꾀한 프로그램들이 선보이고 있다.

범죄 예능 전성시대…차별화된 스토리텔링으로 승부
내달 2일 처음 방송되는 SBS '지선씨네마인드2'는 범죄와 영화를 접목했다.

범죄심리학자 박지선 교수가 영화 속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분석하는 프로그램이다.

시즌2에서 다룰 첫 번째 영화는 봉준호 감독이 연출한 '살인의 추억'(2003)이다
박 교수는 제작발표회에서 "범인이 잡히면 보려고 안 보고 있다가 촬영을 준비하면서 영화를 처음 봤다"며 "실제 범인이 잡힌 지금 시점에서 영화 속에 등장하는 세 명의 용의자를 면면히 분석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 밖에도 영화 '마더'에서 고등학생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주인공 도준의 심리를 들여다보고, '케빈에 대하여'에서 교묘한 방법으로 엄마를 괴롭히는 케빈의 심리를 분석한다.

범죄 예능 전성시대…차별화된 스토리텔링으로 승부
지난 15일 첫선을 보인 JTBC 새 예능 '듣고, 보니, 그럴싸'는 라디오 드라마라는 독특한 포맷을 통해 세간에 잘 알려지지 않은 과거 범죄 사건 등을 조명한다.

용인 일가족 살인사건, 65억 금괴 도난 사건 등을 재연했다.

프로그램은 실화를 소리로만 구현한다는 차별점을 내세웠다.

배우들은 일인칭 시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내고, 음향 전문가인 이충규 감독은 배우들의 연기에 소리 효과를 더해 생동감을 높인다.

장항준 영화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지난 29일 처음 방송된 KBS 2TV 새 프로그램 '과학수사대 스모킹 건'(이하 '스모킹 건')은 흥미로운 스토리텔링을 추구하기보다 범죄 예방과 사건 해결에 초점을 맞췄다.

범죄 예능 전성시대…차별화된 스토리텔링으로 승부
범인이 남긴 흔적 속에서 증거를 찾고, 진실을 밝혀내는 과학 수사의 힘을 조명하는 범죄 좌담 프로그램이다.

진행을 맡은 법의학자 유성호는 전날 온라인으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많은 프로그램이 범죄 사건을 극적으로 재미있게 전달하는 경우가 많아서 처음에는 출연을 고사했는데, '스모킹건'은 굉장히 잘 짜인 과학 교양 수업과 같다"고 차별점을 짚었다.

실제로 '스모킹건'은 과학수사, 법의학에 대한 정보를 함께 전달한다.

방송에서 다루는 첫 번째 사건은 2003년 김해에서 발생한 수영장 독극물 살인 사건이다.

0.25초 안에 나타났다 사라지는 미세표정을 포착하기 위해 1초 분량의 뇌파 검사를 30개 프레임으로 쪼개 확인하는 과정 등을 담았다.

황진미 대중문화평론가는 "범죄는 늘 사람들의 관심사였다"며 "최근에는 가볍게 호기심을 유발하면서도 분위기가 지나치게 무겁지 않은 예능 프로그램들이 사람들의 흥미를 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