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형 200m서 황선우·이호준·김우민 국제연맹 A기록 통과…'사상 처음'

한 번에 3명 A기록 통과…한국수영 AG 단체전 金 '꿈이 아니다'
한국 수영의 아시안게임 사상 첫 단체전 금메달 꿈이 영글고 있다.

한국 수영은 29일 오후 경북 김천실내수영장에서 열린 KB금융 코리아 스위밍 챔피언십(2023 경영 국가대표 선발대회) 닷새째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또 한 번 희망을 키웠다.

이미 세계 정상급 선수로 자리매김한 이 종목 한국 기록(1분44초47) 보유자 황선우(강원도청)가 1분45초36에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은 것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니었다.

황선우의 뒤를 이어 터치패드를 찍은 선수들의 기록이 한국 수영을 설레게 했다.

마지막까지 황선우와 접전을 펼친 이호준(대구광역시청)이 황선우에 불과 0.34초 뒤진 1분45초70으로 2위를 차지했다.

김우민(강원도청)은 1분46초10으로 3위에 자리했다.

한 번에 3명 A기록 통과…한국수영 AG 단체전 金 '꿈이 아니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황선우와 이호준은 2020 도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톰 딘(영국)이 이달 작성한 기록(1분46초07)을 넘어서며 올 시즌 세계랭킹 1, 2위에도 올랐다.

이번 대회는 오는 7월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와 9월 중국 항저우에서 개최될 아시안게임 등의 국가대표 선발전을 겸해 치러진다.

황선우, 이호준, 김우민은 후쿠오카 세계선수권대회에 나설 수 있는 국제수영연맹 A기록(1분47초06)도 모두 통과했다.

한 종목에서 3명이나 국제연맹 A기록을 넘어선 적은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이다.

다만, 한 나라에서 종목당 최대 2명만 출전할 수 있어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와 아시안게임 자유형 200m에는 황선우와 이호준이 나서게 된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아시안게임 단체전 금메달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이번 대회 자유형 200m 결승 1∼4위 선수는 단체전인 계영 800m의 국가대표가 된다.

이날 4위는 양재훈(강원도청·1분48초13), 5위는 이유연(고양시청·1분48초85)이었다.

남자 계영 800m는 대한수영연맹이 올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이 대회 단체전 사상 첫 금메달 획득을 목표로 집중적으로 관심을 둬 온 종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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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전 성적은 특정 선수 개인이 아니라 한국 수영 전반의 성장이 밑바탕 돼야 낼 수 있는 것이라 의미가 있다.

한국 수영의 역대 아시안게임 단체전 최고 성적은 1994년 일본 히로시마 대회에서 지상준, 우철, 우원기, 방승훈이 합작한 남자 계영 800m 은메달이다.

연맹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을 목표로 지난해 황선우, 이호준, 김우민, 이유연으로 특별전략 육성 선수단을 꾸려 호주 멜버른에서 호주 대표팀 감독 출신인 이언 포프의 지도 아래 6주간 전지훈련을 진행했다.

당시 훈련에 참여했던 멤버들은 지난해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이 대회 단체전 사상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해 7분06초93의 한국 신기록으로 당당히 6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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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연 대신 양재훈으로 멤버를 바꿔 지난해 12월 멜버른에서 열린 쇼트코스(25m) 세계선수권대회에 참가해서는 롱코스(50m)와 쇼트코스를 통틀어 세계선수권 단체전 사상 최고 성적인 4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번 대표 선발전에 앞서 연맹은 황선우, 이호준, 김우민, 양재훈으로 다시 팀을 꾸려 호주 퀸즐랜드주 골드코스트에서 호주 경영 대표팀 코치 출신 리처드 스칼스와 약 6주간 전지훈련을 실시했다.

일련의 투자 효과는 이번 선발전에서 그대로 나타났다.

자유형 200m에서 황선우가 1분44초대 기록을 가진 상황에서 이호준이 1분45초대, 김우민이 1분46초대로 모두 개인 최고 기록을 경신하면서 아시안게임 계영 800m 금메달 꿈은 점점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한 번에 3명 A기록 통과…한국수영 AG 단체전 金 '꿈이 아니다'
남자 계영 800m 아시아 기록은 수영복의 모양과 재질 등에 대한 규제가 이뤄지기 전인 2009년 로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일본 대표팀이 작성한 7분02초26이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일본이 7분05초17의 대회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땄다.

이날 자유형 200m 1∼4위, 네 명의 기록을 단순히 합쳐도 7분5초대 초반이다.

2번 영자부터 이어받아 뛰고, 김천실내수영장(1.8m)보다 깊은 수심 3m의 수영장에서 레이스를 펼치면 기록은 단축될 여지가 크다.

이호준, 김우민 등의 성장으로 매번 첫 번째 영자로 내세웠던 황선우를 마지막 영자로 배치하는 등 전술적 운용의 폭도 넓어질 수 있다.

마지막 퍼즐을 채울 한 자리의 선수가 얼마만큼 기록을 끌어올려 줄지가 관건이지만 우리나라로서는 올해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물론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입상을 노려볼만한 상황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