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 2021년 2월 유원홀딩스서 쇼핑백 가져가…428억 중 일부라 들어"
남욱 "유동규, 이재명 경선자금 20억 요구하며 대가 약속"(종합)
대장동 일당 남욱 씨가 2021년 초 성남도시개발공사 전 기획본부장 유동규 씨로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선 경선 자금 명목으로 20억원을 요구받았다고 진술했다.

남씨는 2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조병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민주연구원 전 부원장 김용 씨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렇게 증언하면서 자신이 "15억원까지는 해보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남씨는 유씨가 자신에게서 경선자금을 받아 김씨에게 전달하기로 했다면서 유씨가 김씨를 이 대표의 '조직부장'이라고 소개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남씨의 증언은 김씨에 대한 검찰의 공소장 내용과 같다.

남씨는 특히 유씨가 자금을 요구하면서 당시 자신이 염두에 둔 안양시 박달동 탄약고 이전과 부동산 신탁회사 설립 관련 도움을 약속했다고도 진술했다.

이에 대해 검찰이 "유씨가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도와줄 수 있다'고 한 것인가"라고 묻자 남씨는 "그렇다.

제가 물어보니 도와줄 수 있다고 했다"고 답했다.

남씨는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되시면 도와주실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이런 대가로 20억, 15억을 해드리겠다고 (직접적으로) 얘기한 사실은 없지만, 내심 도와주시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남씨는 같은 해 5월께 유씨가 변호사 출신인 정민용 씨를 통해 경선자금으로 최소 5억원을 급하게 요청했다고도 진술했다.

이후 유씨가 유원홀딩스 사무실로 자신을 불러 김씨와 '스피커폰'으로 통화하는 것을 들려줬다고도 했다.

남씨는 유씨가 돈 마련을 재촉하기 위해 스피커폰 통화를 했을 거라고 주장했다.

남씨는 실제로 6월 초 5억원을 마련해 전달하고, 이후에도 경선자금이 필요하다는 유씨 요구에 따라 1억4천700만원을 전달하는 등 그해 4∼8월 총 8억4천700만원을 건넸다고 진술했다.

남씨는 김씨가 그해 2월께에도 유원홀딩스 사무실에서 유씨로부터 돈으로 의심되는 쇼핑백을 들고 나가는 걸 봤다고 증언했다.

그는 "(김씨가) 들어갈 때 빈손으로 들어가고, 나갈 때 회색 꽃무늬가 있는 쇼핑백을 들고 가는 것을 봤다.

백화점 쇼핑백으로 기억한다"며 "그래서 '돈인가보다'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남씨는 이 쇼핑백 내용물에 대해선 "제가 드린 경선자금과는 별개 자금"이라며 "2021년 김만배가 유동규에게 줬다는 현금 1억원 중 일부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남씨는 "나중에 유씨에게서 그 돈이 (김씨가 이 대표 측에 주기로 한) 428억원 중 일부라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김씨가) 그 돈을 갖고 나가는 장면을 본 게 제가 경선자금 드리게 되는 데 상당히 영향을 미쳤다"면서 "'다 저렇게 실제로 돈이 오가고 있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남씨는 이후 '대장동 사건'으로 구속 수사를 받게 되자 구명을 기대하며 자신의 상황을 김씨에게 전달했다고도 말했다.

그는 "솔직히 말하면 이재명 당시 후보 쪽에서 알고 있었으면 하는, 신경 써줬으면 하는 바람에 전달을 부탁했다"면서 "도와줄 거라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남씨는 2014년 6월 김만배 씨를 통해 김씨를 처음 소개받은 상황도 설명했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선에 성공한 당일 저녁 김씨를 만났고, 김씨가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했다는 게 남씨 증언이다.

이에 대해 검찰이 "당시 김씨도 증인의 선거 지원 사실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나"라고 묻자 남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