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국방장관·김승겸 합창의장 맹비난…"주제넘은 대결광기"
北신문 "물리적 힘 증강 자위권 문제…핵무력 중대사명 임할것"
북한은 한미연합훈련이 '평양 점령'을 노린 선제타격 연습이라면서 이에 맞선 자신들의 핵무력 강화 조치가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8일 '미국과 그 주구들의 군사연습소동의 엄중성을 평함'이란 논평원의 글을 2면에 게재했다.

형식은 논평원의 글이지만 사실상 북한 당국 입장을 대변한 것이다.

신문은 "국가의 자주권과 안전이 위협당하고 있는 엄중한 사태에 대처하여 우리의 핵무력이 자기의 중대한 사명에 임하는 것은 너무도 응당하다"며 "오늘의 첨예한 정세는 전적으로 우리를 힘으로 기어이 압살해 보려는 미국과 그 추종세력들이 빚어낸 결과이며, 이것을 억제할 수 있는 물리적 힘을 키우는 것은 우리의 자위권에 관한 문제로서 누구도 시비할 수 없다"고 강변했다.

신문은 "3월에 들어와 가증되고 있는 미국의 전쟁 광기와 대조선(대북) 압살 소동은 더이상 용납할 수 없는 엄중한 단계로 치닫고 있다"며 "괴뢰 지역에서 위험천만한 불장난질에 광분하는 미국이야말로 조선반도(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장본인이며 정세 격화의 주범"이라고 맹폭했다.

특히 지난 20일부터 내달 3일까지 이어지는 한미 연합상륙훈련 '쌍룡훈련'을 겨냥해 "평양 점령을 노린 것"이라며 "적들의 이 모든 과시성 군사연습들은 그 행동 성격에 있어서 우리를 반대하는 침략전쟁을 기정사실화하고 감행되는 더는 수수방관할 수 없는 선제공격성의 군사 행동임을 명백히 시사해주고 있다"고 성토했다.

북한은 또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지난 15일 수도방위사령부 벙커와 한미연합군사령부 전시지휘소를 찾아 '이런 때일수록 오히려 연습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한 것과, 김승겸 합참의장이 전날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 니미츠호(CVN-68)를 방문해 '유사시 처절한 응징'을 강조한 것을 콕 집어 경계심을 드러냈다.

이를 두고 신문은 "천박스럽고 주제넘은 수사적 표현과 어투로 대결 광기를 드러낸 것"이라며 "미국의 대결소동 속에 남조선 괴뢰들이 부리는 광기 또한 가소롭기 그지없다"고 비아냥댔다.

북한 선전매체가 한국 외교안보 당국을 비난하는 것은 늘 있는 일이지만 관영매체인 노동신문이 직접 비난에 나선 것은 무게감이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