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TV 인터뷰서 연금개혁 취지 설명하다 탁자 아래서 풀어
일각서 "서민 사정 모른다" 비판…"부딪히는 소리 나서 푼 것" 해명
생방동 도중 손목시계 슬쩍 푼 마크롱…"명품쓰는 대통령" 의식?
정년 연장을 골자로 한 연금개혁 강행으로 반대 여론에 부딪힌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개혁 취지를 설득하기 위한 생방송 인터뷰 도중 손목시계를 슬쩍 푸는 장면이 포착돼 '명품을 쓰는 부자 대통령'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24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과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22일 오후 TF1, 프랑스2 방송과 진행한 생방송 인터뷰에서 연금개혁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시청자들은 30여분간 진행된 인터뷰 도중 대통령의 손목시계가 사라진 것에 주목했다.

인터뷰 시작 10여분 뒤쯤 마크롱 대통령이 팔뚝을 탁자 위에 놓자 '덜컥'하고 무언가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그는 답변을 이어가면서 탁자 아래로 손을 내렸고, 다시 손을 올렸을 때는 왼쪽 손목에 있던 시계가 사라진 상태였다.

이런 모습은 '대통령의 명품시계'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야당을 비롯한 연금개혁에 반대하는 국민들은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서민 사정을 모르는 부자 대통령"이라는 비판을 쏟아냈다.

극좌 성향의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소속의 클레망스 게테 하원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마크롱 대통령이 인터뷰에서 최저 임금 근로자들이 전례 없이 높은 구매력을 가졌다고 주장했지만 "최종 이미지는 예쁜 명품 시계를 끄르는 것이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문제의 시계 가격이 8만유로(약 1억1천만원)에 달한다는 주장이 나와 더 큰 분노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은 마크롱 대통령이 착용했던 시계가 프랑스 유명 시계 브랜드 벨 앤드 로스(Bell & Ross)의 BR V1-92 모델에 따로 문장을 새겨 주문한 것으로, 8만유로짜리라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BBC는 해당 모델을 별도 옵션 없이 구매할 경우 온라인 가격이 1천660∼3천300유로(230만∼460만원) 정도라고 전했다.

엘리제궁은 또한 마크롱 대통령이 시계를 숨기려던 것이 아니라 시계가 탁자에 계속 부딪혔기 때문에 풀어놓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익명의 한 대통령 수행원은 프랑스 언론에 "마크롱 대통령은 2022년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과 지난해 12월 미국 국빈 방문 등 여러 행사에서 해당 시계를 착용하는 등 1년 반 이상 사용해왔으며 인스타그램 계정과 공식 사진에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