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대표하는 전자기업 도시바가 현지 투자펀드 ‘일본산업파트너즈(JIP)’의 인수 제안을 받아들였다. 매각 금액은 2조엔(약 19조6000억원) 수준이다.

2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12명으로 구성된 도시바 이사회는 이날 JIP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의 매수 제안을 검토하고 수용하기로 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사회는) 도시바 매각이 기업 가치와 주주 이익을 늘린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JIP는 일본 정부의 인가를 받는 대로 주식공개매수(TOB)를 한 뒤 도시바를 상장 폐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 가치를 올려 재상장한다는 구상이다.

JIP는 오는 7월 주식공개매수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인수 금액은 지난해 JIP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지명되면서 제안한 2조엔 수준이다. 주당 인수액은 4260엔이다. 이날 도쿄증시에서 도시바 종가는 4213엔이다.

매수 자금은 컨소시엄에 참여한 기업 출자를 비롯해 미쓰이스미토모은행 등 은행으로부터 빌린 최대 1조2000억엔으로 충당한다. JIP가 주도한 JIP 컨소시엄에는 일본 민간 전력회사인 주부전력, 종합금융그룹인 오릭스 등 20여 개 일본 기업이 참여했다.

도시바는 2015년 대규모 분식회계로 경영난에 빠졌다. 이후 회사 지분 25% 이상을 소유한 외국계 행동주의펀드들이 유입되며 주요 경영 안건에서 갈등을 빚어왔다. 도시바는 분쟁을 마무리하기 위해 2021년부터 회사 분할을 추진했지만 지난해 3월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지지를 얻지 못하자 분할안을 철회하고 공개매각 절차에 들어갔다. 입찰 과정을 거쳐 우선협상권을 갖게 된 JIP는 작년 11월 도시바에 인수를 제안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