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왜 이럴까·공감의 비극
[신간] 프리즌 서클
▲ 프리즌 서클 = 사카가미 가오리 지음. 김영현 옮김.
일본 최초로 교도소 내부를 10년간 장기 취재한 다큐멘터리 감독이자 사회운동가 사카가미 가오리가 쓴 르포르타주.
저자는 일본 시마네현에 있는 시마네 아사히 사회복귀촉진센터를 찾아간다.

수용자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회복 공동체 프로그램'을 취재하기 위해서다.

프로그램의 핵심은 수용자 간에 이뤄지는 대화. 원을 그리며 둘러앉은 수용자들은 대화를 통해 지난 삶을 되돌아보고 당시 감정을 되살리며 마침내 자신의 죄와 대면하는 것이 프로그램의 뼈대다.

저자는 이 프로그램에서 눈에 띄었던 네 명의 수용자를 주인공으로 삼아 다큐멘터리를 제작한다.

늘 가벼운 태도로 일관한 다쿠야, 상습 절도에 대해 전혀 죄의식이 없는 마사토, 어두운 생각에만 사로잡혀 사는 쇼, 감정조차 잘 표현하지 못해 '철가면'이란 별명이 붙은 겐타로가 그 주인공이다.

각각 다른 특징을 보이는 죄수지만, 이들을 관통하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어린 시절 겪은 폭력이다.

이들은 유년기에 지속적인 폭력과 학대, 돌봄 부재를 경험했다.

오랫동안 폭력에 노출된 이들은 자신의 고통에 둔감해졌고, 나아가 타인의 고통에도 공감하지 못하게 됐다.

네 명의 죄수는 대화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조금씩 변화를 보인다.

이들은 시행착오 끝에 과거 피해와 가해의 기억을 떠올리고, 외면했던 감정을 이야기하며 자신의 책임을 깨닫고 반성에 이른다.

출소 후에도 이들은 꾸준히 관계를 이어가며 서로의 새 출발을 응원한다.

저자는 진정한 갱생을 할 수 있게 돕는 것은 대화라고 말한다.

이어 대화를 통한 공감은 출소자들을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격려한다고 덧붙인다.

다다서재. 372쪽.
[신간] 프리즌 서클
▲ 북한 왜 이럴까 = 안희창 지음
독특한 서술 방식으로 북한의 체제와 정책을 정리한 연구서다.

신문사에서 20여년간 북한 문제를 다루어온 저자가 1945년 분단 이후 북한과 관련된 이슈 90개를 추출, 그 연혁과 특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저자가 북한 문제를 취재하면서, 박사 학위를 받는 과정에서, 대학교에서 강의하면서 겪은 경험을 토대로, 독자들이 북한 문제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90개의 이슈를 도표로 만들고, 그 핵심을 압축적으로 서술했다.

북한 핵 문제와 남북한의 통일방안 등 남북, 북미 관계에서의 이슈들과 북한의 노동당, 통치이념, 군대, 국가기구, 경제정책이 어떤 과정을 통해 현재에 이르렀는지 역사적 시각과 비교론적 관점에서 분석했다.

남북관계 개선이나 안보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선 남한의 대북 정책, 북한의 대남 정책, 북한 체제의 실상을 역사적 관점에서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게 저자의 지론이다.

저자는 지도자에 대한 극심한 우상화, 3대 권력 세습 등으로 북한 체제를 '기이함'의 차원에서 봐왔으나, 이제는 북한이 왜 핵을 포함한 군사력 강화에 매진하는지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나남출판. 440쪽.
[신간] 프리즌 서클
▲ 공감의 비극 = 강준만 지음.
공감은 일종의 인지 및 감정을 소비하는 자원이므로 무한정 끌어다 쓸 수 없다.

따라서 자기가 속한 집단에 대해 공감을 과하게 쓰면 다른 집단에 쓸 공감이 부족해진다.

전북대 명예교수인 저자는 현재 대한민국이 두 쪽으로 갈라져 있다면서 이는 "우리 대부분이 선택적 과잉 공감을 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우리 편에 대해선 무한대의 공감을 하지만 반대편에 대해선 공감은커녕 최소한의 이해조차 하지 않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는 "선택적 과잉 공감은 아예 그 어떤 공감도 하지 않는 것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이 시대에 '화이부동(和而不同)이나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인물과사상사. 256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