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8일 협정만료 앞두고 제네바서 유엔·러시아 연장 협상 타결
흑해 곡물협정 60일 연장…러 "비료수출 성과 나와야 추가 연장"
오는 18일까지 유효한 우크라이나·러시아산 곡물 및 비료 수출 협정이 60일 연장됐다.

주 제네바 러시아대표부는 13일(현지시간) 오후 성명을 내고 "러시아 대표단과 유엔이 오늘 진행한 협상이 마무리됐으며 우리는 흑해 곡물 협정을 추가 연장하는 데 반대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표부는 "다만 추가 연장은 60일간만 지속한다"면서 "그 이후에 우리가 어떤 입장을 정할지는 러시아산 농산물·비료 수출에 가시적 진전이 있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유엔과 러시아 대표단은 흑해 곡물 협정의 재연장 문제를 두고 제네바에서 협상을 벌였다.

이 협정은 작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산 곡물 수출이 봉쇄되면서 혼란에 빠진 세계 식량 시장을 정상화하기 위한 것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작년 7월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 하에 협정을 맺으면서 우크라이나 곡물을 흑해 3개 항구를 통해 수출할 수 있게 됐다.

120일이 기한이었던 당시 협정은 지난해 11월 17일 한 차례 연장됐다.

협정 재연장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이날 협상에는 레베카 그린스판 유엔개발회의(UNCTAD) 사무총장과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사무차장이 참석했고, 러시아 측에서는 세르게이 베르시닌 외무차관이 이끄는 대표단이 나왔다.

이날 협상은 러시아의 요구 사항을 듣고 해법을 논의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전해졌다.

곡물 협정이 타결될 당시 우크라이나산 농산물뿐 아니라 러시아산 곡물과 비료 수출도 활성화한다는 데 당사국들이 합의했지만 서방 국가들의 복잡한 대러시아 제재 구조 속에서 러시아산 비료 수출이 여전히 제약받고 있다는 게 러시아의 입장이다.

이날 러시아 대표단은 농산물 및 비료 수출 대금의 지급 절차나 물류, 수출보험 등이 제재로 인해 차질을 빚는 상황을 해결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우크라이나 오데사항으로 연결되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비료 성분인 러시아산 암모니아를 운송하는 방안을 성사시켜줄 것을 요청했다고 주 제네바 러시아 대표부는 전했다.

유엔 대표단은 러시아 측의 비료 수출 사업에 현실적 제약이 있다는 점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런 제약 사항을 해소하는 일이 단시간에 이뤄지지 않는 점을 고려해 러시아 대표단은 협정 재연장 기간을 60일로 잡고 구체적 성과를 기다리겠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