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쉴 때 아니야…작은 목표 하나씩 이뤄갈 것"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새로운 간판 박지원(서울시청)이 '안방'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 2관왕에 오른 기쁨을 전했다.
박지원은 12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3 KB금융 ISU 세계 쇼트트랙 선수권대회 마지막 날 남자 1,000m 결승전에서 1분27초741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전날 남자 1,500m에서 정상에 오른 박지원은 이로써 이번 대회 개인전에서 두 개의 금메달을 획득했다.
여기에 남자 5,000m 계주에선 동메달을 추가했다.
이번 시즌 ISU 월드컵 시리즈에서 금메달 14개를 휩쓸며 세계랭킹 1위에 오른 그는 '홈'에서 열린 시즌 마지막 국제대회에서도 기세를 이어갔다.
박지원은 2016년 국내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경험이 있지만, 당시에는 계주 멤버로만 경기를 치렀다.
세계선수권 개인전에 출전한 것도, 개인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박지원은 1,000m 우승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나 "어제 속으로 다짐을 많이 했다.
오늘 메달을 딸 수 있고, 그게 금메달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다짐을 지킬 수 있어 정말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2관왕에 오른 게 한국이라서 정말 좋고, 첫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딸 수 있었던 것도 한국이라 정말 좋다.
이 영광스러운 자리에 있는 지금, 이곳이 한국이라서 정말 좋다"며 감격을 드러냈다.
모든 경기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 나선 박지원은 더 길게 소감을 전했다.
그는 "개인전에선 만족스러웠다.
계주에서 아무래도 아쉬움이 남지만, 그 부분은 다음 시즌에 어떻게 보완할지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 이날 1,000m 결승전을 꼽은 그는 "월드컵 금메달은 있지만, 세계선수권에선 어제 1,500m에서 개인전 첫 금메달을 땄다.
오늘 1,000m는 1,500m에서 내가 금메달을 딴 게 운이 아니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에 더 신경을 썼다"며 "1,000m 금메달을 통해 내 힘을 증명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지원은 그간 올림픽과는 연이 없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하며 다른 선수들의 활약을 지켜봐야 했다.
올 시즌에는 국제무대에서 존재감을 제대로 입증했지만, 박지원은 당장 다음 올림픽보단 '작은 목표'에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평창과 베이징 올림픽에서 두 번의 실패를 겪었다"는 그는 "멀리 있는 것을 바라본다고 해서 무조건 이뤄지지 않는다는 걸 느꼈다.
지금은 당장 앞에 있는 하나하나의 작은 목표들을 이루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더 큰 목표를 이룰 날이 올 거로 생각하고 작은 목표를 하나씩 이뤄가겠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아직 쉴 때가 아니고 계속 가야 한다.
내년에는 한국, 외국 선수들의 기량이 더 올라올 수 있는데, 함께 경쟁하려면 나도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더 많은 준비와 보완을 해야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