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작년 70발 발사' 거론하며 관심 촉구
정부, 국제무대서 北미사일 경종…IAEA서도 "전례없어" 강조
우리 정부가 갈수록 빈도와 강도를 더해가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핵 위협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를 국제무대에서 연이어 내고 있다.

9일(현지시간) 한국 주빈(Vienna) 국제기구 대표부에 따르면 함상욱 주 오스트리아 대사는 전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국제원자력기구(IAEA) 정기 이사회 회의에 참석해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 규모는 전례 없는 수준으로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176개 회원국이 속한 IAEA는 정기 이사회를 통해 핵 검증·사찰, 원자력 안전, 핵안보,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등 분야별 주요 현안을 논의하고 의사결정을 한다.

현재 이사국은 우리나라를 포함한 35개 이사국이다.

북핵 문제는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핵 안전과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 문제 등과 더불어 IAEA 정기 이사회에서 다뤄지는 주요 현안으로 꼽힌다.

이번 이사회에서도 우리 정부는 북핵 문제를 회의 테이블에 올렸다.

함 대사는 7차 핵실험 준비를 비롯한 북한의 핵 프로그램 가동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 및 IAEA의 안전조치 이행에 복귀할 것을 촉구했다.

우리 정부가 IAEA 회원국들 앞에서 북핵 문제를 다루면서 북한의 '전례 없는' 미사일 발사 규모를 함께 거론한 것은 도발의 심각성을 국제사회에 주지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원전 안전 문제 등에 국제사회의 시선이 쏠려 있는 상황에서 중대한 안보 위협 요인인 북한의 도발을 막는 데에도 지혜를 모으자고 촉구했다는 것이다.

실제 최근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은 예전 규모를 훨씬 뛰어넘은 상태다.

지난해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횟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8발을 포함해 70발가량으로, 이전 연간 최다 기록인 2019년의 27발을 크게 웃돈다.

올해도 추세는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이날 북한이 남포 일대에서 서해 방향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발사하면서 미사일 도발은 올해 들어서만 확인된 횟수가 4차례에 이른다.

우리 정부는 이런 상황을 국제회의에서 지속해서 공론화하고 있다.

지난 1월 말 윤성미 주제네바 한국대표부 차석대사는 유엔 군축회의에서 "북한이 작년에만 70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사실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북한의 불법적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은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노골적으로 어긴 것이며 한반도와 주변의 평화·안보에 대한 중대한 위협"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말에는 박진 외교부 장관이 유엔 인권이사회 회의에서 화상연설을 통해 "북한은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 등에 자원이 전용되면서 극심한 경제난과 영양실조 등이 이어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달 2일 열린 유엔 군축회의에서도 김일훈 주 제네바 한국대표부 참사관은 북한이 미사일 발사 등을 '자위권 행사'라고 주장하자 "불법적 도발을 남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무책임한 구실에 지나지 않는다"며 도발 중단과 대화 복귀를 촉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