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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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개발연구원(KDI)이 8일 최근 한국 경제에 대해 "수출이 위축된 가운데 내수도 둔화하면서 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모습"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KDI는 이날 발표한 'KDI 경제동향 3월호'를 통해 "대외 여건 악화에 따른 수출 부진으로 제조업 경기가 위축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KDI는 수출 중에서 반도체 수출 감소에 주목했다. 반도체 수출이 줄어든 탓에 제조업 생산이 전반적으로 감소했고, 이로 인해 제조업 재고 급증, 설비투자 감소, 고용 증가세 둔화 현상이 나타났다는 게 KDI의 설명이다.

KDI에 따르면 지난 1월 반도체 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33.9% 감소해 작년 12월(-25.1%)보다 감소폭이 커졌다. 반도체 생산 감소로 인해 광공업 생산 역시 지난 1월 전년 동월 대비 12.7% 감소했고, 전산업생산은 작년 12월(0.8%)에서 1월(-0.8%) 감소 전환했다. 제조업 재고율은 작년 12월 117.8%에서 올 1월 120%로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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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는 "금리 인상의 영향이 점차 파급되며 소비와 건설투자도 부진한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소비는 소매판매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서비스업 생산의 증가세가 약화되는 등 점차 둔화하고 있고, 고금리 기조에 따른 부동산 경기 하락으로 인해 건설투자도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건설투자 중에서 건설수주액(경상 기준)의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은 작년 12월 -9.6%에서 올해 1월 7.7%로 늘었다. 하지만 이는 1월 기계설치 증가율이 941.4%로 일시적으로 급증한 영향이고, 기계설치를 제외한 건설수주는 작년 12월 -8.7%에서 지난 1월 -40.5%로 감소폭이 확대됐다.

KDI는 중국의 리오프닝 영향이 아직 한국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리오프닝 이후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반영되며 대내외 서비스업 관련 심리지수가 개선됐지만, 대중국 수출이 여전히 위축돼있고 중국 실물지표의 부진이 지속되는 등 중국 리오프닝의 실물경기에 대한 긍정적 영향은 아직 가시화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 관광객 유입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하면서 비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은 지난달 72에서 이달 74로 소폭 상승했으나, 제조업 업황BSI 전망은 지난 1월 71, 2월 66, 3월 65 등으로 꾸준히 하락하는 추세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