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남매 키운 생선가게도 잿더미…주저앉은 인천 시장상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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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복구 지연에 생선·육류 등 폐기…임시매장도 요원
지난 주말 인천 현대시장을 덮친 화마는 수십 년 넘게 자리를 지켜온 상인들의 삶까지 송두리째 태워버렸다.
6일 오전 시장 한복판에서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던 정순복(71)씨는 "의지할 곳 없이 공중에 떠 있는 느낌"이라며 눈물을 훔쳤다.
그는 30여년 전 고무 대야 하나만 들고 길가로 나와 생선을 팔다가 2001년부터 이곳 시장에 정착해 삼 남매를 뒷바라지했다.
20년 넘게 일궈온 삶의 터전은 방화로 하루아침에 새까만 잿더미로 변했다.
가게는 원래 모습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주저앉았다.
정씨는 "현대시장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본 알뜰시장 쪽은 가건물이다 보니 화재 보험을 들지 못한 상인들이 많다"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건너편에서 젓갈을 파는 박순화(65)씨는 지팡이에 의지한 채 힘겹게 불에 탄 가게를 정리하고 있었다.
한쪽 손은 재가 묻어 온통 검게 변한 상태였다.
박씨는 "무릎 수술을 하고도 오래 쉴 수가 없어 최근에 다시 나와 장사를 하고 있었다"며 "30년간 몸담은 반찬 가게가 불에 타 참혹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당장 2천만원 상당의 젓갈류를 모두 폐기 처분해야 한다"며 "주변 재개발로 인구가 감소해 손님도 줄어든 상황에서 엉망이 된 시장을 누가 찾을지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시장 곳곳에서는 전기 공급 재개를 위한 복구 작업이 한창이었으나 워낙 피해가 큰 탓에 어두컴컴한 시장 골목은 좀처럼 빛을 찾지 못했다.
아직 피해 상황이 정확히 집계되지 않은 데다 현장 감식도 계속 진행되고 있어 상인들은 가게 정리 작업에도 애를 먹고 있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전날 시장을 찾아 "임시 영업 공간을 마련하겠다"고 했으나, 당장 정상적인 영업은 어렵다는 상인회 측 판단에 따라 계획을 보류했다.
가까스로 화재 피해를 면한 액세서리·속옷 가게들도 단전 때문에 장사를 재개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메케한 냄새가 배지 않도록 파란색 천으로 매대를 덮어놓았을 뿐이었다.
정육점을 운영하는 노영숙(61)씨는 "겨우 화재를 피해 장사를 하고 있지만, 손님 발길은 뚝 끊겼다"며 "어제는 겨우 고기 2만원어치만 팔고 장사를 접었는데 오늘도 비슷할 것 같다"고 했다.
상인회 사무실에 차려진 임시 피해 접수센터를 찾은 상인들은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한식집 업주 신명숙(59)씨는 "냉장고에 있는 소고기며, 생선이며 모두 못 쓰게 됐다"며 "제대로 된 보상을 받을 수 있을지 걱정스러워 일단 상담을 받으러 왔다"고 했다.
박기현 현대시장 상인연합회장은 이날 인천시와 동구 관계자를 만나 신속한 복구 조치를 요청했다.
박 회장은 "지금으로선 신선 제품 보존 등을 위한 전기 복구가 시급하다"며 "화재로 인한 잔해물도 빠르게 철거해 상인들의 2차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960년대에 형성된 인천 현대시장에서는 지난 4일 오후 11시 38분께 큰불이 나 2시간 50분 만에 진화됐으나 점포 205곳 중 47곳이 불에 탔다.
이번 화재로 피해를 본 현대시장 점포 47곳 중 7곳은 화재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피해 보상을 받기 어려운 실정이다.
또 보험 가입 점포 40곳 중 33곳은 건물 피해만 보상하는 민간보험에 가입해 물품 피해 보상은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경찰은 현대시장 일대 5곳에 불을 지른 혐의(일반건조물방화)로 40대 용의자 A씨를 긴급체포했으며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연합뉴스
6일 오전 시장 한복판에서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던 정순복(71)씨는 "의지할 곳 없이 공중에 떠 있는 느낌"이라며 눈물을 훔쳤다.
그는 30여년 전 고무 대야 하나만 들고 길가로 나와 생선을 팔다가 2001년부터 이곳 시장에 정착해 삼 남매를 뒷바라지했다.
20년 넘게 일궈온 삶의 터전은 방화로 하루아침에 새까만 잿더미로 변했다.
가게는 원래 모습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주저앉았다.
정씨는 "현대시장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본 알뜰시장 쪽은 가건물이다 보니 화재 보험을 들지 못한 상인들이 많다"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건너편에서 젓갈을 파는 박순화(65)씨는 지팡이에 의지한 채 힘겹게 불에 탄 가게를 정리하고 있었다.
한쪽 손은 재가 묻어 온통 검게 변한 상태였다.
박씨는 "무릎 수술을 하고도 오래 쉴 수가 없어 최근에 다시 나와 장사를 하고 있었다"며 "30년간 몸담은 반찬 가게가 불에 타 참혹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당장 2천만원 상당의 젓갈류를 모두 폐기 처분해야 한다"며 "주변 재개발로 인구가 감소해 손님도 줄어든 상황에서 엉망이 된 시장을 누가 찾을지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시장 곳곳에서는 전기 공급 재개를 위한 복구 작업이 한창이었으나 워낙 피해가 큰 탓에 어두컴컴한 시장 골목은 좀처럼 빛을 찾지 못했다.
아직 피해 상황이 정확히 집계되지 않은 데다 현장 감식도 계속 진행되고 있어 상인들은 가게 정리 작업에도 애를 먹고 있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전날 시장을 찾아 "임시 영업 공간을 마련하겠다"고 했으나, 당장 정상적인 영업은 어렵다는 상인회 측 판단에 따라 계획을 보류했다.
가까스로 화재 피해를 면한 액세서리·속옷 가게들도 단전 때문에 장사를 재개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메케한 냄새가 배지 않도록 파란색 천으로 매대를 덮어놓았을 뿐이었다.
정육점을 운영하는 노영숙(61)씨는 "겨우 화재를 피해 장사를 하고 있지만, 손님 발길은 뚝 끊겼다"며 "어제는 겨우 고기 2만원어치만 팔고 장사를 접었는데 오늘도 비슷할 것 같다"고 했다.
상인회 사무실에 차려진 임시 피해 접수센터를 찾은 상인들은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한식집 업주 신명숙(59)씨는 "냉장고에 있는 소고기며, 생선이며 모두 못 쓰게 됐다"며 "제대로 된 보상을 받을 수 있을지 걱정스러워 일단 상담을 받으러 왔다"고 했다.
박기현 현대시장 상인연합회장은 이날 인천시와 동구 관계자를 만나 신속한 복구 조치를 요청했다.
박 회장은 "지금으로선 신선 제품 보존 등을 위한 전기 복구가 시급하다"며 "화재로 인한 잔해물도 빠르게 철거해 상인들의 2차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960년대에 형성된 인천 현대시장에서는 지난 4일 오후 11시 38분께 큰불이 나 2시간 50분 만에 진화됐으나 점포 205곳 중 47곳이 불에 탔다.
이번 화재로 피해를 본 현대시장 점포 47곳 중 7곳은 화재보험에 가입하지 않아 피해 보상을 받기 어려운 실정이다.
또 보험 가입 점포 40곳 중 33곳은 건물 피해만 보상하는 민간보험에 가입해 물품 피해 보상은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경찰은 현대시장 일대 5곳에 불을 지른 혐의(일반건조물방화)로 40대 용의자 A씨를 긴급체포했으며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