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위 2차전지주 상승 랠리…일각선 "과열에 대한 경계감 가져야"
'주가 급등' 에코프로비엠, 삼성물산·포스코케미칼 시총 제쳤다
2차전지 소재 기업 에코프로비엠의 주가가 최근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시가총액 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포스코케미칼과 삼성물산 등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 에코프로비엠의 시가총액은 21조2천229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유가증권시장 시총 상위 14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달 21일 SK이노베이션(유가증권시장 21위)을 제친 데 이어 이달 3일엔 포스코케미칼(20위)의 시총 규모도 돌파했다.

이날도 주가가 약 20% 급등하며 LG전자(19위), 신한지주(18위), KB금융(17위), 현대모비스(16위), 삼성물산(15위)을 한꺼번에 넘어섰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에코프로비엠은 코스닥시장에서 4년간 대장주 자리를 지킨 셀트리온헬스케어와 1∼2위를 다퉈왔으나, 최근 들어 '코스닥 대장주'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두 회사의 시총 규모는 올해 1월 2일엔 9조원대로 500억원 차이밖에 나지 않았으나, 에코프로비엠은 최근 주가 상승 영향으로 20조원 수준으로 불어났다.

지난 2개월은 에코프로비엠을 비롯한 코스닥시장 2차전지 관련주들의 약진이 두드러진 시기였다.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연초부터 이달 3일까지 94.97% 올랐으며, 에코프로비엠이 물적 분할되기 전 속해있었던 에코프로는 11만원에서 29만9천500원으로 172.27% 급등했다.

에코프로는 시총 순위도 6위에서 4위로 올랐다.

같은 기간 배터리 양극재 소재 기업 엘앤에프 또한 주가가 39.43% 상승해 코스닥시장 시총 규모로 셀트리온헬스케어를 제치고 2위에 등극했다.

2차전지 종목들의 주가 고공행진은 양호한 지난해 실적을 바탕으로 전기차 시장 성장, 대규모 수주 체결 등 호재가 잇따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1월 포스코케미칼의 40조원 규모의 양극재 수주 계약과 2월 엘앤에프와 테슬라의 3조8천억원 규모 하이니켈 양극재 공급 계약, 이달엔 삼성SDI와 GM의 미국 내 배터리 합작공장 설립 준비 소식 등이 전해졌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삼성SDI와 GM의 합작공장 건립을 통한 낙수효과를 기대하며 산업 내 추가적인 대형 계약 등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달 공개될 유럽연합(EU)의 핵심원자재법(CRMA) 초안과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후속 조치 등이 국내 배터리 업체들에 유리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주가 상승의 요인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단기간에 주가가 급등한 데 따른 반작용으로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도 늘고 있다.

일부 2차전지 종목들은 공매도의 대기자금으로 여겨지는 대차거래(장외에서 주식을 대여·상환하는 거래) 잔고액이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월 1일부터 이달 3일까지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의 대차잔고 증가액은 각각 8천392억원, 5천626억원으로 코스닥시장 전 종목 가운데 1·2위를 차지했다.

최보영 연구원은 "3월 주주총회 이후 본격적인 1분기 실적발표 시즌이 다가옴에 따라 실적 장세가 펼쳐질 것"이라며 "연초부터 과열돼가는 2차전지 섹터 내 이벤트·테마성으로 상승한 종목에 대해서는 점진적인 경계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