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윤리국 "디자이너 드레스·메이크업 등 650만원 넘겨…윤리규정 위반"
美개혁파 정치인이 자랑한 맞춤드레스, '부적절한 선물'로 결론
미국에서 '개혁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스타 정치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민주·뉴욕) 의원이 디자이너 등으로부터 부적절한 선물을 받았다는 중간 결론이 공개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3일(현지시간) 하원 윤리위가 전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의회윤리국(OCE)의 보고서를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OCE은 지난 2021년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이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열린 패션행사인 메트 갈라에 참석할 당시 착용한 드레스가 의회 윤리규정을 위반한 선물인지 여부를 조사했다.

당시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이 착용한 드레스는 뉴욕에 위치한 흑인 디자이너 브랜드 '브라더 베일리스'의 특별 맞춤으로 확인됐다.

이 드레스에는 '부자들에게 과세하라'는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의 구호가 적혀 적혀 당시 화제가 됐다.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은 이 드레스를 대여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시민단체들은 맞춤 드레스를 대여했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지난해 의회에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윤리위 산하에 초당적으로 구성된 OCE은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이 드레스 외에도 화장과 미용 서비스, 미디어 재벌 콘데나스트가 제공하는 차량 서비스를 제공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당일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이 받은 선물의 가치는 5천 달러(약 650만 원) 이상으로, 의회 윤리규정을 훌쩍 넘긴다는 것이 OCE의 설명이다.

OCE은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이 용인될 수 없는 선물들을 받았다고 믿을만한 실질적인 이유가 있다"고 윤리위에 보고했다.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은 OCE이 지난해 2월 자신의 드레스 등에 대해 조사에 착수하자 뒤늦게 드레스 비용 등을 정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OCE은 의회의 조사에 협조하지 않은 드레스 디자이너에 대해 윤리위가 소환장을 발부할 것을 권고했다.

윤리위는 OCE의 보고서를 근거로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이 실제로 윤리규정을 위반했는지 조사할 계획이다.

1989년생인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은 2018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거물 정치인을 누르고 공천을 받은 뒤 역대 최연소 여성 연방 하원의원이 된 인물이다.

바텐더로 일한 경력도 있는 그는 부자증세를 포함해 학자금 대출 완전 탕감 등 민주당에서도 가장 급진적인 주장을 펼쳐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