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무부 "4자간 협력의향서 체결…1조3천억원 규모 사업"
러 "이란·파키스탄과 아프간 인프라 사업 공동 추진"
러시아가 이란, 파키스탄 등과 함께 아프가니스탄의 사회기반시설 건설 및 개보수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러시아 외무부가 3일(현지시간) 밝혔다.

2년 전 극단주의 무장세력 탈레반이 집권한 아프가니스탄에선 정치·사회적 혼란과 함께 경제난이 이어지고 있는데, 이곳의 재건 사업에 러시아와 이란 등이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는 것이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자국 관영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아프가니스탄 산업통상부와 러시아 기업 대표, 이란 투자자들, 파키스탄 전문가들이 지난달 5일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인프라 프로젝트와 관련한 협력의향서(MOI)를 체결했다"고 전했다.

전체 사업비는 10억 달러(약 1조3천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외무부는 이 4자 MOI에 따라 러시아의 에너지 관련 기업 연합체인 '케르 홀딩'(KR Group)이 아프가니스탄 북부 사망간주에 200 메가와트(MW) 용량의 석탄 화력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공동 프로젝트에는 또 수도 카불(동부)과 서남부 림루즈주 밀락을 잇는 자동차 도로 건설, 동부 힌두쿠시 산맥의 살랑고개 터널 개보수, 동부 판지시르주와 카불 간 수로 건설 등도 포함된다고 외무부는 설명했다.

이밖에 아프가니스탄 내 광물 자원 채굴, 석탄 탄광 개발, 서부 헤라트 지역 가스관 현대화, 정수장 건설 사업 등도 공동 프로젝트에 들어간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탈레반은 지난 2021년 8월 미군의 지원을 받는 정부군을 몰아내고 카불에 입성하며 정권을 장악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근 20년 동안 대테러 작전을 벌여온 미군은 탈레반의 진격에 허둥지둥 카불에서 철수했다.

러시아는 이후 경제난 극복에 안간힘을 쓰는 탈레반 정권과의 관계를 강화하며 현지에서 각종 이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다른 서방 국가들과는 달리 러시아는 중국과 함께 카불 주재 대사관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탈레반 집권 이전 러시아는 이 조직을 테러단체로 지정하면서도 카타르에 있던 탈레반 정치사무소와는 계속 접촉하며 관리해 왔다.

러 "이란·파키스탄과 아프간 인프라 사업 공동 추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