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대체 유격수' 로하스,팀 위해 WBC 베네수엘라 대표 포기
미국프로야구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소속의 내야수 미겔 로하스(34)가 팀 사정으로 인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베네수엘라 국가대표팀 출전을 포기했다.

로하스는 3일(이하 한국시간) "베네수엘라 대표로 WBC에 나설 수 없게 돼 매우 가슴 아프다"라며 "올 시즌 내가 팀의 주전으로 매일 경기에 나가야 하는 상황이 생겼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2014년 다저스에서 데뷔한 로하스는 이듬해 마이애미 말린스로 트레이드된 뒤 지난 시즌까지 뛰었다.

메이저리그 9시즌 통산 성적은 955경기에서 타율 0.260, 39홈런, 26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672다.

공격보다는 수비가 안정적인 선수다.

다저스는 지난 시즌 주전 유격수였던 트레이 터너가 올겨울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초대형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맺고 떠났다.

터너를 붙잡지 않은 다저스는 올 시즌 주전 유격수로 개빈 럭스를 내정하고 뒤를 받칠 백업 유격수로 활용하기 위해 로하스를 다시 데려왔다.

다저스 '대체 유격수' 로하스,팀 위해 WBC 베네수엘라 대표 포기
그런데 럭스가 지난달 28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시범경기에서 오른쪽 무릎 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입었다.

병원 검진 결과 럭스는 올 시즌 뛸 수 없다는 판정이 내려지면서 다저스 내야는 초비상이 걸렸다.

졸지에 백업에서 주전으로 승격한 로하스는 올 시즌 다저스 내야를 책임져야 한다는 중책까지 떠안았다.

결국 로하스는 소속 팀 다저스를 위해 불과 열흘도 남지 않은 WBC 출전을 포기했다.

남미의 강호 베네수엘라는 미겔 카브레라(디트로이트 타이거스), 호세 알투베(휴스턴),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 살바도르 페레스(캔자스시티 로열스) 등 메이저리그의 슈퍼스타들이 포진해 우승 후보 중 한 팀으로 꼽힌다.

하지만 베네수엘라가 속한 D조에는 도미니카공화국, 푸에르토리코, 이스라엘, 니카라과 등이 포함해 '죽음의 조'로 불리며 가장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유격수 로하스가 국가대표보다 소속 팀 다저스를 선택함에 따라 베네수엘라는 내야 수비에 적지 않은 부담을 안게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