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지위 게임·그들의 생각을 바꾸는 방법
▲ 지위 게임 = 윌 스토 지음. 문희경 옮김.
세상은 계단으로 이뤄졌다.

회사에 들어가면 사원 → 대리 → 과장 → 부장 → 임원으로 이어지는 상향식 계단 논리에 함몰되기 쉽다.

올라갈수록 자리는 한정돼 있기에 직원들 사이에 경쟁은 치열해진다.

더불어 삶도 피곤해진다.

영국의 소설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우리는 본능적으로 관계를 맺고 지위를 얻으려 한다"며 "이것이 인간의 본성이고, 인생의 게임"이라고 말한다.

살짝 미끄러지면 공포에 휩싸이고, 조금 올라가면 희열을 맛보는 삶. 이렇게 매일 매 순간 오르내리며 요람에서 무덤으로 향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인생은 완벽한 목적지로 가는 여정이 아니라 끝나지 않는 게임"이라는 것이다.

이는 상당 부분 뇌의 책임이다.

뇌는 지위를 좇게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

뇌는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의 입장과 '저들'의 입장을 저울질하고 서열을 매긴다.

또한 복잡다단한 현실을 선과 악이라는 이분법적 구도로 축소해 각종 편향과 오판을 부른다.

지위는 또한 '필수 영양소'이기도 하다.

각종 연구에 따르면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은 아래 지위의 사람보다 상대적으로 건강 상태가 좋고, 기대 수명도 길다.

반면, 지위를 잃은 사람은 마음이 적대적으로 바뀌어 자기를 파괴할 수도 있다.

인간이 원하는 권력, 섹스, 부는 모두 지위라는 "황금 열쇠"로 수렴한다.

이 때문에 인간은 지위를 공략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그렇다고 지위만 좇다가는 괴물이 되기 쉽다.

예컨대 40대에 청년들과 '젊음'을 두고 경쟁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을뿐더러 지루한 일이다.

오히려 인생 전반전보다는 인생의 후반전에 가치 있는 걸 탐험하는 게 올바른 태도라고 저자는 말한다.

"인생은 이야기가 아니라 결승선이 없는 게임이라는 진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은 최후의 승리가 아니라 단순하고 소박하는 과정이다.

끝없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며 즐거움을 얻는 것이다.

"
흐름출판. 448쪽.
[신간] 지위 게임·그들의 생각을 바꾸는 방법
▲ 그들의 생각을 바꾸는 방법 = 데이비드 맥레이니 지음. 이수경 옮김.
소셜미디어(SNS)와 유튜브 등 매체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가짜뉴스는 전성시대를 맞았다.

전통 있는 언론들은 너도나도 '팩트체크팀'을 가동하며 가짜뉴스에 맞서고 있으나 쏟아지는 '가짜 콘텐츠'에 대항하기는 역부족한 상황이다.

그렇게 가짜뉴스가 계속 퍼지고, 독자의 확증편향이 가중되면서 상대를 설득하기란 더욱더 어려워졌다.

그 상대가 부모, 친구 등 가까운 이들이라면 삶의 피로도는 더한층 올라간다.

과학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책에서 '사람이 변하지 않는다'는 통념을 깨부수며 타인의 강경한 신념이나 확신도 충분히 변화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정치적 극단주의자, 사이비교 광신도 등 입장이 요지부동인 이들을 만나 가치관이 뒤집히는 순간을 포착한다.

그리고 그 순간에는 여지없이 감정의 태동이 나타났다는 사실을 밝힌다.

인간의 확신이 흔들리는 결정적 순간에는 이성이 아닌 감정이 작동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성은 감정의 노예"라는 철학자 데이비드 흄의 말을 재확인하며 누군가를 설득하려면 관념적 설명보다는 생생한 경험을 파고드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구체적으로 내가 아니라 '스스로' 바꾸게 해야 하고, 구체적인 경험으로 대화를 이어가며, 스토리텔링을 활용하라고 주문한다.

아울러 논쟁할 때 상대의 결론에 집중하기보다는 '어떻게', '왜' 그런 견해를 갖게 되었는지 물으라고 조언한다.

"논쟁은 승자와 패자를 만드는데, 패자가 되고 싶어 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양쪽 모두 충분히 존중받는다고 느끼면서 서로의 추론 과정을 살펴보고, 자기 자신의 생각에 대해 생각해보며, 서로의 동기를 깊이 들여다본다면, 논쟁에서 이기는 것만을 목표로 삼는 어리석음을 피할 수 있다.

대신 우리는 진실에 도달한다는 공동의 목표를 추구할 수 있다.

"
웅진지식하우스. 444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