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한화가 비슷한 시기에 국내 오피스 빌딩에 투자하는 리츠 상품으로 투자자들을 찾아온다. 두 상품 모두 그룹내 계열사 건물을 보유한 스폰서리츠 형태이고, 오피스 리츠라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먼저 증시에 입성하는 건 한화자산운용의 한화리츠(한화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다.
삼성 vs 한화, 나란히 리츠 출격…승자는?
삼성 vs 한화, 나란히 리츠 출격…승자는?
<좌:한화손해보험 여의도사옥, 우:한화생명보험 노원 사옥>

해당 리츠는 한화손해보험 여의도 사옥과 서울 노원구, 경기 안양·부천·구리 등에 위치한 한화생명보험 사옥 네 곳을 보유한다.

한화리츠는 지난해 9월 국토교통부로부터 영업인가를 승인 받았으며, 지난달 23일 증권신고서의 효력이 발생되었다. 회사는 오는 3월 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목표로 한다.

다음달 증시를 두드리는 삼성SRA자산운용의 삼성FN리츠(삼성에프엔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는 국내 핵심지역의 우량 오피스로 손꼽히는 대치타워와 에스원 빌딩을 기초자산으로 하며, 현재 높은 임대율을 자랑할뿐 아니라 향후 개발 호재를 노릴 수 있는 지역이다.
삼성 vs 한화, 나란히 리츠 출격…승자는?
삼성 vs 한화, 나란히 리츠 출격…승자는?
<좌:대치타워, 우:에스원빌딩>

이 리츠는 지난달 26일부로 증권신고서 효력이 발생했고, 이달 수요예측과 청약을 거쳐 4월중 코스피 상장 예정이다.

이들의 탄생배경에는 새로운 국제보험회계기준인 IFRS17 규제에 맞춰 부동산 자산을 유동화해야 하는 보험사들의 수요가 자리하고 있다. 올해 새로운 회계기준 도입을 앞두고 지난해 하반기 계열 운용사를 통한 리츠 출시를 다소 급히 결정했다는 후문도 들린다.

다행히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부동산 경기도 하강국면을 맞고 있는 속에서도 국내 오피스 시장은 여전히 견조하다. 그렇기에 금리 인상 기조 속에서도 두 회사 모두 예정대로 상장을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비슷한 시기에 상장하는 만큼, 투자를 고려하는 투자자의 입장에선 선택의 기로에 놓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시장의 전문가들은 두 상품의 우열을 어떻게 평가할까?

리츠 편입자산, 일단은 삼성 '승'

먼저 리츠가 편입한 자산만 놓고 가린다면 삼성이 우위에 있다고 볼 여지가 있다.

삼성FN리츠의 대치타워와 에스원빌딩은 서울 중심지의 알짜 우량 오피스로 손꼽히는 곳들인 데 비해 한화의 경우 여의도 63스퀘어 등 알짜는 빠지고, 수도권 부동산에 편중되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서 리츠 업계에서는 한화가 추후 유상증자를 염두에 두고 내린 결정이라고 보고 있다.

리츠 시장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한화자산운용은 향후 유상증자를 통해 추가 자금을 확보, 서초와 서소문 등지의 서울 중심지에 위치한 알짜 사옥을 추가 편입할 계획이다.

그때 유상증자에 성공하기 위해 IPO 때보다 더 매력 있어 보이는 자산을 남겨둔 것이란 해석이다.

실제 리츠들 가운데 유상증자를 통해 추가 자산 편입을 꾀하는 경우가 많은데, 당초 자산에 비해 투자자들 기대에 못 미치는 경우 유증에 실패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배당수익률, 한화 6.8% vs 삼성 5.6%

리츠의 가장 큰 장점은 배당인 만큼 배당수익률은 가장 눈여겨 볼 부분이다.

한화자산운용의 이번 리츠는 연간 두 차례 반기배당을 실시할 예정이며, 연간 배당수익률을 6.85%로 제시한다. 국내시장의 다른 오피스 리츠인 SK리츠나 신한알파리츠 대비 높은 수준일뿐 아니라 4월 상장하는 삼성FN리츠에 비해 월등히 높다.

삼성FN리츠는 5.6% 수준을 제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같은 투자금이라면 한화리츠 투자자가 1%P 이상의 추가 수익이 가능한 것이다.

삼성FN리츠는 한화에 비해 낮은 배당수익률 대신 분기배당을 실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중시하는 투자자들에게 마케팅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리츠, 쟁쟁한 주관사 라인업

마지막으로, 투자자들의 공모 접근성 면에서 삼성FN리츠가 다소 유리하다고 평가된다.

삼성FN리츠가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을 공동 대표주관사로, NH와 KB증권을 공동 주관사로 확보해 일반 개인투자자들의 접근성을 크게 높였다.

이에 비해 한화리츠는 주관사가 한국투자증권을 제외하면 한화투자증권과 SK증권으로, 일반 개인고객수가 적은 편에 속한다.

금리 추가 인상 우려 속 리츠 투자전략은?

그렇다면 현 시점에 리츠 투자, 해도 괜찮은 것일까?

리츠 업계 관계자는 "연초만 해도 금리인하 전망이 나올만큼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는데 여전히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고 있어 현재 금리가 고점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말 대출금 만기를 맞은 한 리츠의 경우 기존 대출금리 대비 두 배 이상 높아진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이 받을 수 있는 배당수익률이 대폭 낮아졌다. 금리가 높은 상황이 유지되는 이상 리츠 투자에 우호적이기 어렵다.

다만,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2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금리가 높은 상황에서 만들어진 리츠이기 때문에 향후 금리 안정화 속도에 따라 수익성이 자연스럽게 증가할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금리인상의 여파로 자산의 가치가 낮아진 상태에서 매수할 수 있었고, 금리 최절정기에 투자재원을 마련했기에 향후 금리가 안정된다면 대출 이자 비용 감소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주안기자 jayou@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