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투어가 내년부터 커트 탈락 없이 상위권 선수 70~80명만 출전하는 대회 8개를 신설한다. LIV 골프 시리즈 진출에 관심을 두고 있는 ‘톱랭커’의 이탈을 막기 위한 조치다.

미국 골프채널은 2일(한국시간) 이런 내용이 담긴 제이 모너핸 PGA투어 커미셔너의 서한을 공개하며 “PGA투어가 내년부터 8개의 지정 대회를 신설한다”고 밝혔다. 로리 매킬로이(34·북아일랜드) 등 선수 위원이 포함된 PGA투어 정책위원회의 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선수들도 이번 방침에 동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PGA투어가 신설하는 대회들은 LIV 골프와 진행 방식이 비슷하다. LIV 골프는 48명의 선수가 커트 없이 54홀 경기를 치러 순위를 가린다. 다만 PGA투어는 LIV 골프와 달리 72홀로 대회를 구성할 것으로 보인다. 54홀 대회는 세계랭킹 포인트를 받기 힘들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커트 대회’는 PGA투어가 올해부터 최정상급 선수들에게 더 많은 상금이 돌아가도록 메이저 대회를 포함해 17개 ‘특급 대회’를 지정, 총상금을 2000만달러 이상으로 올린 것의 후속 조치다. 출전 선수 자격은 전년 페덱스컵 랭킹 50위, 세계랭킹 30위, 투어 대회 우승자 등으로 제한할 예정이다.

미국 언론들은 PGA투어의 커트 없이 진행되는 대회가 톱랭커들의 LIV행을 확실히 억제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PGA투어는 노커트 대회가 생기면 올해 특급 대회로 지정한 17개 대회의 의무 출전 규정은 없앨 방침이다.

정상급 선수들은 즉각 환영한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매킬로이는 “커트 없는 대회에는 누구나 자격을 갖추면 출전할 수 있어 공정하다”며 “(부진하던 선수도) 2~3개 대회에서 잘 치면 커트 없는 대회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코티 셰플러(27·미국)도 ESPN을 통해 신규 대회를 개최하는 것에 환영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