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최대 실적을 달성한 한화솔루션이 3년 연속 무배당을 결정하자 주주들이 실망했다는 반응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회사 측은 투자를 위해 배당을 포기했다며 성장을 통해 주가를 끌어올리겠다는 입장입니다.

한편 같은 업종인 태광산업에 투자한 행동주의 펀드는 투자와 배당 둘 다 늘리라고 회사 측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이지효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한화솔루션의 지금 주가는 4만 1,600원. 지난해 11월 전고점 대비 22% 넘게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내고도 무배당을 결정한 것이 원인 중 하나로 꼽힙니다.

한화솔루션은 "최대 실적과는 별개로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배당 여력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사업을 통해 번 현금에서 각종 비용과 세금, 설비 투자 등을 빼면 남은 게 없다는 말입니다.

지난해 1조 6,000억원의 현금이 들어왔지만 유입 금액의 거의 2배인 3조 1,000억원이 유출돼,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 1조 5,000억원에 달한다는 설명입니다.

배당을 기대했던 주주들 사이에선 불만이 나옵니다. "돈 벌면 뭐하냐" "무배당 회사에 누가 투자하나"는 반응입니다.

한화솔루션 주주는 최대 주주인 한화, 국민연금을 제외하면 절반이 소액 투자자입니다.

전문가들은 배당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나쁜 기업'으로 매도할 수는 없다고 말합니다.

[장현구 / 흥국증권 연구원: 요즘은 배당을 주는 곳 보다 신사업 등에 투자하는 데가 반응이 더 좋거든요. 금리가 높아서 배당 매력이 떨어지잖아요. 이제 흑자가 나면서 정상 궤도에 올랐다고 보면 될 거 같습니다.]

한화솔루션의 지난해 설비투자(CAPEX) 규모는 1조 814억원.

올해도 2조 7,000억원의 투자가 예정돼 있는 만큼, 내년 이맘 때에도 배당에 대한 기대는 접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화솔루션은 과감한 투자와 이에 따른 기업 성장으로 주주 가치를 끌어 올린다는 방침입니다.

특히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으로 미래 먹거리로 육성한 태양광 성장세에 시동이 걸렸다는 평가입니다.

지난해 초까지 적자를 면치 못했던 태양광 사업은 2분기부터 흑자로 전환, 올해 영업이익은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됩니다.

같은 화학 업종인 태광산업은 오히려 투자를 안해 2대 주주인 트러스톤과 기싸움을 벌이는 상황.

회사 측은 10년에 걸쳐 12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 않아 진정성을 의심받고 있습니다.

트러스톤은 "미래 투자 계획에 진정성이 없다"며 "이럴 거면 배당 성향을 높이라"고 요구합니다

태광산업은 이호진 전 회장이 '오너 리스크'에 휘말린 이후 신규 투자가 거의 없었고, 2012년 3조원을 넘었던 매출은 2조원 대로 떨어져 역성장했습니다.

주가 역시 2019년 3월 174만 9,000원에서 이듬해 3분의 1 수준으로 뚝 떨어졌고, 현재 70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반면 2019년 2만원 대였던 한화솔루션 주가는 현재 4만원 대로, 3년 만에 두 배 이상 뛰었습니다.

한국경제TV 이지효입니다.

영상편집: 이가인, CG: 이다은


이지효기자 jhlee@wowtv.co.kr
1조 벌어도 무배당…한화솔루션을 위한 변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