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최대 격전지' 가산면 주민 제안에 모든 읍·면 동참

경북 칠곡군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은 구호 물품 5t을 지진피해를 겪는 6·25 전쟁 참전국 튀르키예로 보낸다.

[튀르키예 강진] 칠곡군 주민들 구호물품 5t 전달…"결초보은 마음"
26일 칠곡군에 따르면 주민들은 지난 열흘간 모은 생리대, 기저귀, 보온병, 양말, 목도리, 핫팩, 겨울용 의류 등을 27일 주한 튀르키예 대사관에 전달한다.

구호품 모집과 전달에는 주민 2천여 명이 함께했으며 공무원들도 성금 980만 원을 보탰다.

이번 구호품 전달은 참전국 튀르키예를 도와야 한다는 공감대와 지역에서 케밥 가게를 운영하는 튀르키예 출신 하칸 씨와 무스타파 씨의 사연이 알려지면서다.

하칸 씨와 무스타파 씨는 지진피해가 가장 컸던 튀르키예 카라만마라슈 출신으로 가족이 죽거나 다쳤고, 살던 집도 흔적 없이 사라졌다.

이에 참전용사의 후손인 하칸 씨는 주변 지인들에게 "지진으로 고향 마을이 통째로 사라졌다.

가족들은 매일 지진의 공포와 추위로 떨고 있다"며 도움을 호소했다
사연이 알려지자 6·25 최대 전투인 다부동 전투가 벌어졌던 가산면의 주민이 튀르키예에 구호 물품을 보내자며 목소리를 냈고 모든 읍면이 흔쾌히 동참했다.

지난 24일 칠곡군민과 함께 고향에 보낼 구호 물품을 포장하던 무스타파 씨는 "가족 생각에 가슴이 아프다.

우리를 도와준 칠곡군민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물품 하나하나에 칠곡군민의 결초보은 정신이 담겨있다.

튀르키예 국민이 지진피해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튀르키예는 6·25 전쟁이 발발하자 미국, 영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1만4천936명의 전투병을 파병해 721명이 전사하고 2천147명이 다쳤다.

부산의 유엔묘지에는 영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462명이 잠들어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