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교인 이화여대의 교수가 된 이지선씨. /사진=이지선 교수 페이스북 갈무리
모교인 이화여대의 교수가 된 이지선씨. /사진=이지선 교수 페이스북 갈무리
꽃다운 스물세살의 나이에 교통사고로 중화상을 입고 40번이 넘는 수술을 이겨 낸 이지선 교수(46)가 모교인 이화여대의 교수가 됐다.

이 교수는 24일 본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오는 3월 1일(신학기)부터 이화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로 일하게 됐다"고 밝혔다. 지난 14일 이화여대에서 열린 2022학년도 동계 전체교수회의에 참석한 사진도 함께 올렸다.

이 교수는 "기나긴 면접 채용 과정을 지나며 다리도 억세지 못하고 목소리도 작은 자라는 것을 또 한 번 깨달았다"면서 "스물셋에 사고를 만나고 떠나게 된 이화에 23년 만에 교수로 돌아왔다. 모교에서 가르치는 기쁨을 누리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 교수가 이화여대 교수가 됐다는 소식에 학생들은 반기는 분위기다. 한 학생은 이화여대 온라인 커뮤니티에 "인생의 적지 않은 좌절의 순간에서 위로가 돼주셨던 분"이라며 "이제는 모교의 교수로 오셔서 같은 땅을 밟으며 학문을 이어갈 수 있다는 게 감회가 새롭다"고 밝히기도 했다.

앞서 2000년 이화여대 4학년에 재학 중이던 이 교수는 학교 도서관에서 공부를 마치고 오빠의 차를 타고 귀가하던 중 음주 운전자가 낸 7중 추돌사고로 전신 55%에 3도의 중화상을 입었다. 그는 죽음의 문턱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나 40번이 넘는 수술과 재활치료를 받으며 견뎠다.

이후 그는 보스턴대 재활 상담학 석사, 컬럼비아대 사회복지학 석사 학위를 받고, UCLA에서 사회복지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2년간의 미국 유학 끝에 귀국한 이 교수는 2017년부터 한동대학교 상담심리사회복지학부 교수로 지내왔다.

한편 이 교수는 힘겨웠던 재활 과정을 극복한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책인 '지선아 사랑해'를 출간해 많은 사람에게 울림을 전달하기도 했다. 2010년에는 제8회 한국여성지도자상 젊은 지도자상을 받았으며, 2007년에는 세상을 밝게 만든 100인에 선정된 바 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