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00선을 넘보던 코스피지수가 다시 2410선으로 주저앉았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으로 인한 고금리 기조 장기화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면서다. 22일 코스피지수는 1.68% 하락한 2417.68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2416.16까지 떨어졌다. 코스닥지수도 1.88% 내린 778.51에 거래를 마감했다.

긴축 공포에…반도체·2차전지주 급락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2441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기관투자가도 6875억원어치 매도 물량을 쏟아내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박스권을 맴돌던 코스피지수가 이날 주저앉은 것은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종료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 탓이다. 주택자재 판매업체 홈디포까지 암울한 올해 실적 전망치를 내놓으며 경기 둔화 우려에 불을 붙였다. 이 영향으로 미 10년물 국채 금리가 3.945%까지 치솟으면서 뉴욕증시는 2% 이상 하락세를 보였다.

안전 자산 선호 현상으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9원 오른 1304원90전에 거래를 마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연초 이후 지속적으로 매수한 외국인 투자자들에게도 원·달러 환율이 부담되는 수준까지 올라왔다”며 “차익실현 압력이 커지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경기침체 우려에 반도체, 2차전지 등 주요 시가총액 상위주가 일제히 급락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1.61% 하락한 6만1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도 2.30% 급락해 다시 ‘8만닉스’로 주저앉았다.

‘CATL발 가격 인하 치킨게임’ 우려에 차익 실현 매물까지 겹친 2차전지주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에코프로(-4.43%), LG화학(-3.06%), LG에너지솔루션(-2.31%), 삼성SDI(-1.16%) 등이 일제히 급락했다.

시선은 23일 공개되는 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으로 쏠리고 있다. 이 연구원은 “지금까지 통화정책 완화 기대감에 증시가 상승세를 나타냈지만 매파적일 가능성이 높은 FOMC 의사록 내용이 공개되면 국내 증시에 대한 압박도 더 커질 것”이라고 했다.

반면 시장이 ‘매파적 회의록’에 대한 실망감을 이미 반영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FOMC 회의록은 매파적일 테지만 시장은 이 같은 내용을 선반영해 하락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